“플랫폼교회“ , 노회 헌신으로 미래자립 목회터전 마련

개척 목회의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등장

2023-01-07 23:44:21  인쇄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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갓 신대원을 갓 졸업한 목회자에게 교회개척은 넘어야 할 큰 산이다. 더구나 코로나 19 펜데믹 시대에 신자가 줄어드는 상황에서 교회개척은 엄두조차 내기 쉽지 않다. 또 개척했다하더라도 자립을 향한 길은 멀고 험하다.

이런 어려움을 해소하고자 한 노회가 교회개척을 위한 모델을 제시해 눈길을 끈다. 합동 서울동노회(노회장:김영우 목사)플랫폼교회가 바로 그것이다. 단순 공유교회 개념을 넘어서 자립을 준비하는 교회라는 점에서 관심을 끈다.

예장 합동 서울동노회는 교회를 개척한 목회자들이 예배당을 공유하며 목회를 하는 플랫폼교회를 설립하고, 1213일 문을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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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동노회장 김영우 목사(가운데), 플랫폼교회 사역을 제시하고 운영위원장을 맡은 방성일 목사와 위원들이 플랫폼교회 예배당 리모델링을 마친 후 기도를 하고 있다. 

플랫폼교회는 하나의 예배 공간을 여러 목회자가 공유하여 목회하는 공유교회를 말한다. 국내에선 플랫폼교회가 아직 생소한 개념이지만, 미국 내 이민자 교회 사이에선 이미 정착돼 있는 목회형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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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랫폼교회 예배당은 경기도 하남시 풍산캐슬빌딩 5층에 마련했다. 

서울동노회에 플랫폼교회 설립을 제안한 인물 또한 미국에서의 목회 경험을 지닌 하남교회 방성일 목사다. 방 목사는 미래자립교회 목회자들이 예배당 월세를 감당하지 못하는 모습을 목격하며 국내에도 플랫폼교회가 자리를 잡아야 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었다. 그러다 코로나19 여파로 많은 교회가 문을 닫는 것을 보고, 그간 고민했던 일을 실천하기로 결심했다. 

방성일 목사는 미국 내 이민자 교회들은 예배 공간을 공동으로 사용하는 경우가 많다. 반면 우리는 성도가 거의 없는 교회조차도 일단 단독 예배당이 있어야 한다는 고정관념이 뿌리내린 상태다. 그러나 문제는 미래자립교회 목회자 대부분이 임대료 압박을 받고 있고, 특히 코로나19로 인해 많은 목회자들이 목회를 접는 사태가 발생했다는 것이다. 그런 안타까운 상황을 보며 국내에도 플랫폼교회가 확산되어야 한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먼저 노회 내 플랫폼교회에 대한 공감대 형성이 필요했다. 이에 따라 방성일 목사는 노회원 대상 세미나를 제안했고, 서울동노회는 202110월에 교단 내 처음으로 플랫폼교회 세미나를 개최했다. 이어 이듬해 서울동노회 봄 정기노회에서 플랫폼교회준비위원회를 설치했다. 

서울동노회 플랫폼교회준비위원회는 170공간을 예배실과 교제실, 사무실 등으로 리모델링했다. 서울동노회는 플랫폼교회운영위원회를 구성하고, 이 예배당에서 공동체를 일굴 개척 교회 3곳을 선정하고 있다. 

상가 매입가격은 51000만원에 달했고, 리모델링 비용도 1억원 이상이 들어갔다. 그밖에 추가지출까지 합하면 플랫폼교회 설립을 위해 62800여 만원의 거액을 투입했다. 이를 위해 서울동노회는 은행대출을 받았을 뿐 아니라 교통비를 70% 줄였고, 20개 교회가 상회비 10% 인상을 수락했다. 여기에 은퇴하면서 교회개척자금 2억원을 기탁한 김철해 목사(벧엘교회)를 비롯해 긴급 충당금을 낸 하남교회와 혜림교회 등 소속 교회와 노회원들의 헌신이 더해졌다. 

무엇보다 높이 살 점은 한국교회 미래를 위한 투자와 헌신이라는 것이다. 플랫폼교회 설립으로 혜택을 받을 수 있는 노회원이 거의 없음에도 불구하고, 서울동노회는 후배들에게 목회 터전을 마련해주겠다는 일념으로 합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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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동노회가 예배실 만큼 공을 들인 교제실의 모습. 플랫폼교회 목회자와 성도들이 화합을 다질 공간이다.

 

지난 1213, 리모델링을 마친 플랫폼교회의 문이 활짝 열렸다. 흰색 벽과 은은한 조명, 원목의자가 조화를 이룬 예배당에는 강대상, 냉난방기, 음향기기, 영상기기, 그 외 성구 등이 제 자리를 잡고 있었다. 이른바 빌트인 예배당으로 몸만 들어가면 지금이라도 바로 예배를 드릴 수 있다. 한번에 20명 이상이 식사를 하거나 다과를 즐길 수 있는 교제실도 부족할 게 없었다. 

플랫폼교회에 입주하는 교회는 총 세 개다. 세 개 교회가 각각 주일 오전 10, 12, 오후 2시에 주일예배를 드리고, 그 외 예배와 내부 활동은 협의 하에 진행한다. 현재 입주 교회 선정이 마무리 단계에 있어 1월 말이면 플랫폼교회가 가동될 예정이다. 

서울동노회장 김영우 목사는 플랫폼교회에 처음으로 입주할 목회자를 향한 격려와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김 목사는 플랫폼교회는 예배당 공유라는 취지를 갖고 있지만, 이곳에서 사역할 목회자는 특히 더 중요하다. 복음전파와 성도들을 위해 모든 것을 쏟을 수 있는 목회자가 오길 기대한다면서, “진정한 개척자가 입주한다면 예배당을 함께 사용하는 다른 목회자와 시너지효과를 낼 것이고, 국내 플랫폼교회 정착에도 큰 힘이 될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플랫폼교회에 입주하는 교회가 부담할 건 관리비 밖에 없다. 그조차도 세 개 교회가 3등분으로 나눈 금액이다. 보증금 3000만원과 임대료 월 50만원을 내야 하지만, 계약 만료 시 보증금과 임대료를 되돌려준다. 즉 자립을 위한 적금을 붓는 것과 마찬가지인 셈이다. 아울러 서울동노회는 계약 만료 후 자립하는 목회에 자립기금을 지원할 계획도 갖고 있다. 

이와 같이 플랫폼교회는 교회 자립의 발판이자, 위기에 빠진 한국교회에 새로운 물꼬를 틀 목회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윤광식 기자(kidokilbo@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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