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덕성 교수의 ‘이단 바로 보기‘(3) 현대교회의 이단

“교회에 의해 이단자로 정죄되었어도 천국 갈 자들이 있다.”

2022-08-28 17:19:04  인쇄하기


교회에 의해 이단자로 정죄되었어도 천국 갈 자들이 있다첫째, 다수 판단 오류의 희생자들이다. 왈도, 위클리프, 후스의 경우처럼 교회가 힘의 논리, 세력, 기득권을 가진 다수의 판단을 이단정죄의 기준으로 삼은 경우이다. 둘째, 교권의 희생자이다.교회가 기득권 보호나 교인을 빼앗기지 않으려는 의도로 주목받는 기독인을 이단자로 정죄한 경우이다. 셋째, 정치폭력의 희생자들이다. 기존 세력을 유지하려는 자들은 정치력을 동원하여 성경적 신앙운동을 희생시킨다넷째, ‘괘씸죄의 희생자들이다.복음과 진리에 목마른 자들이 교회를 옮기면 기존 교회는 이를 막으려는 의도로 정통적이고 열성적인 사람들을 이단자로 정죄한다.“ -본문중에서 

현대교회 주변의 이단들은 다양한 특징을 지니고 있다. 고대교회의 이단사상들이 옷을 바꾸어 입고 나타나기도 한다. 삼위일체론, 기독론, 교회론, 성령론, 종말론 형태의 이단들이 있다. 자신을 메시아로 내세우는 이단자들도 있다. 교주를 신격화하고, 극심한 논리 비약으로 그릇된 교리를 절대화 하며, 성경을 은유적으로 해석하기도 한다.

명백한 이단자이면서도 교회 안에 둥지를 틀고 있고 있는 경우도 있다. 기독교의 핵심 교리를 부정하는 자유주의 신학자들이다.학문적 자유를 보장하는 대학교나 신학교 그리고 세계교회협의회(WCC)를 아성 삼아 활동한다. WCC는 모든 기독교 교파와 전통(traditions)은 하나의 복음전통(Tradition)에서 파생되었으므로 서로를 인정하고 거룩한 단일교회(Unam Sanctam)로 거듭나고 싶어 한다. “교리는 나뉘게 하고, 봉사는 하나 되게 한다는 구호를 외친다. 교리보다 실천을 우선시한다. 포용주의, 다원주의, 신앙무차별주의 태도를 지니고서 다양한 신학을 수용하고, 타종교와 기독교를 대등한 관계로 본다.

WCC 교회일치운동의 중심에는 예수 그리스도의 구원 유일성을 부정하는 종교다원주의와 만인보편구원주의가 자리 잡고 있다.창조주는 모든 인류를 사랑하며 따라서 하나님의 구원의 은총과 활동에 제한을 둘 수 없다고 한다. 기독교만이 구원의 종교라고 말할 수 없다고 본다. 타종교에도 하나님의 구원의 은총이 베풀어진다. 성령의 아홉 가지 열매가 불교 승려 등 다른 종교인들에게도 맺혀지는 것이 그 증거이다. 타종교에도 성령의 구원하는 역사가 현존한다는 증거이다. 다양한 그리스도가 존재한다. 예수 그리스도, 무하메드 그리고, 석가모니 그리스도, 공자 그리스도, 김일성 그리스도, 박근혜 그리스도가 구원하는 사역을 해 왔고, 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한국교회 안의 이단연구가들은 종교다원주의자, 만인보편주의자들을 이단자로 단정하지 않는 기이한 현상을 보이고 있다. 대어(大漁)는 놓아주고 피라미만 문제 삼는다. 무지 탓인지, 힘의 논리에 함몰된 때문인지, 보신주의의 결과인지 궁금하다. 한국교회 안에는 종교다원주의와 만인보편구원주의를 공공연하게 표방하고 예수 밖에도 구원의 길이 있다고 주장하는 이단자들을 제재하지 않는 교회들이 있다. 이 교회들은 이단자들이 목사후보생을 양성하는 신학교의 교수 사역을 하고 있어도 중단시키지 않는다. 영혼들을 저주의 자리로 끌고 가고 있어도 이를 방치한다. 자파의 이단자에게는 관용적이면서도 다른 그룹의 두드러진 인물의 사소한 허물을 문제 삼아 이단정죄에 열성을 보인다.

교회에 의해 이단자로 정죄되었어도 천국 갈 자들이 있다.

첫째, 다수 판단 오류의 희생자들이다.왈도, 위클리프, 후스의 경우처럼 교회가 힘의 논리, 세력, 기득권을 가진 다수의 판단을 이단정죄의 기준으로 삼은 경우이다. 영국교회는 윌리엄 틴데일이 성경을 영어로 번역하고 국내에 반입했다는 이유로 이단자로 정죄하고 처형했다. 틴테일은 교회의 오류와 미신이 성경 말씀에 대한 무지 때문이라고 생각했다. 틴데일 당시의 교회의 이단판별 기준을 오늘날에 적용하면 영어성경, 한글성경, 중국어성경을 읽는 기독인들은 모두 이단자다. 성경읽기를 권장하고 성경번역을 후원하는 교회들은 모조리 이단 집단이다.

교회는 정치적 동기로 이단정죄를 하면서도 항상 그럴듯한 구실을 댔다. 어린 아이에게 칼을 장난감으로 줄 수 없는 것처럼 평신도가 성경을 읽고 해석하면 위험하다고 했다. 성경을 읽고 해석하는 것은 성직자의 사역이고, 교황만이 성경을 바르게 해석할 수 있다면서, 평신도로 하여금 성경을 읽지 못하게 했다. 교회는 대중이 성경을 읽고 진리를 깨달으면 자신의 입지가 좁아질 수밖에 없었다. ‘오직 성경을 외친 16세기 종교개혁자들은 기존 교회의 정치적 이단 판별 기준에 도전한 이단자들이다.

오늘날에는 이러한 종류의 이단자들이 없는가? 그렇지 않은 듯하다.

둘째, 교권의 희생자이다.

교회가 기득권 보호나 교인을 빼앗기지 않으려는 의도로 주목받는 기독인을 이단자로 정죄한 경우이다. 다수파의 기득권 방어 의지와 교인 확보에 우위를 선점하려는 소수파 사이의 갈등의 결과인 경우가 흔하다. 정통과 이단의 구분은 세력 싸움에서 이긴 자와 패배한 자로 나뉜다. 정치적 승자와 패자로 구분된다. 성경이나 진리성의 기준을 따라 이단을 판별하지 않는다. 이단 여부는 교회 권력이 어느 편의 손을 들어주는가에 따라 결정된다. 이단성을 가진 다수파가 교회를 등에 업고 하나님의 말씀을 따라 진실 되게 살려고 몸부림친 소수파를 핍박한다.

셋째, 정치폭력의 희생자들이다.

기존 세력을 유지하려는 자들은 정치력을 동원하여 성경적 신앙운동을 희생시킨다. 칼빈의 영향을 받은 프랑스 지식인들과 고위 간부들 중심의 프로테스탄트 운동은 프랑스신앙고백(1559)을 채택하고, 위그노라는 이름으로 활발한 개혁신앙운동을 전개했다. 로마가톨릭교회 국가 체제에 기반을 둔 프랑스는 한 국가 한 종교정책에 따라 위그노 무리를 이단으로 간주하여 학살했다. 1572824일 바돌로매 축제일 심야에 파리 시내의 교회당에 종소리가 울리는 것을 신호로 위그노파 신앙인 숙청을 자행했다. 1만 명의 프랑스 프로테스탄트들을 학살했다. 나바르 왕국의 위그노파 왕자 헨리와 프랑스 로마가톨릭계 캐더린 황후의 딸 마아가레트의 결혼을 축하하려고 위그노파 지도자들이 전국 각지에서 파리로 모였을 때였다.

넷째, ‘괘씸죄의 희생자들이다. 복음과 진리에 목마른 자들이 교회를 옮기면 기존 교회는 이를 막으려는 의도로 정통적이고 열성적인 사람들을 이단자로 정죄한다.묵은 나무둥지에서 새로운 순이 나는 것을 시기, 질투, 증오하여 그 싹을 잘라버리려고 이단정죄를 한다. 사소한 결함을 침소봉대하고, 맥락이 각각 다른 상황에서 한 말들을 엮어 이를 이단정죄의 구실로 삼는다. 교인들의 수평이동을 막으려고 이단이라고 정죄함은 가당찮다. 어느 교회는 한 해 동안에 1천 명의 새 교인이 증가했다고 자랑한다. 오늘날의 대형교회들은 거의 다 수평이동으로 성장하지 않았는가?

괘씸죄를 이단판별의 기준으로 삼으면 이단시비에서 자유로울 수 있는 한국의 대형교회들은 많지 않을 것이다. 수평이동은 교회를 각성시키는 기능을 가지고 있다. 복음능력이 결핍되어 있는 교회, 신도들의 진리에 대한 욕구와 영적인 갈증을 채워주지 못하는 교회, 세상의 어둠을 밝히는 등불의 심지가 아주 낮은 교회를 일깨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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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덕성 교수

학력·경력 : 예일대학교 (S.T.M.) 에모리대학교 (Ph.D.) 하버드대학교 객원교수 (1997-1998) 고려신학대학원 고신대학교 교수 (1989-2009) 기독교사상연구원 원장 (2010-현재) 브니엘신학교 총장 (2013-현재)

저서·역서

교황신드롬: 로마가톨릭교회와 세계교회협의회』 『신학충돌 II: 한국교회와 세계교회협의회』 『신학충돌: 기독교와 세계교회협의회KOREAN CHRISTIANITY 쌍두마차시대』 『종교개혁전야』 『에큐메니칼운동과 다원주의』 『정통신학과 경건』 『한국교회 친일파 전통』 『바르멘신학선언과 장로교인 일본』 『일본기독교의 양심선언』 『양심선언과 역사의식』 『개혁주의 신학의 활력』 『개혁신학과 창의적 목회』 『빛나는 논지 신나는 논문쓰기』 『개혁주의 전통() 개혁주의 전통의 정신() 신학적 해석학() 소교리문답강해()

수상

한국복음주의신학회 신학자대상 수상 (2001)

[다음호 : 동물의 왕국] / 윤광식 기자(kidokilbo@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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