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도인은 신앙 여정에서 다양한 갈등을 겪는다. 지상의 교회 역시 완전하지 않기에 교회 안팎에서 발생한 문제들로 여러 갈등과 혼란에 직면할 때가 있기 마련이다.
이럴 때 우리의 선택과 결단의 기준은 무엇이어야 하는가?
구약성서 민수기 13장-14장에 12명의 정탐꾼 이야기가 나온다. 40년간 시나이 사막을 정처 없이 떠돌던 이스라엘 자손들은 모세가 약속한 “젖과 꿀이 흐르는 약속의 땅” 가나안으로 들어가기 직전이었다.
모세는 가나안 근처 바란 광야로 이스라엘 민족을 이끌고 가 가나안 진격을 위한 정탐에 나서게 된다. 모세는 12개 지파의 지도자 1명씩 뽑아 정탐대를 구성했다. 12명의 정탐꾼은 40일 동안 가나안 지역 곳곳을 누비며 정탐활동을 벌였다.
그들은 40일간의 정탐 결과를 보고했다.
열두 명의 정탐꾼이 모세와 이스라엘 온 회중 앞에서 가나안 땅에 대해 보고한다. 그들은 탐스런 포도송이, 석류와 무화과를 증거로 보이며 가나안을 "젖과 꿀이 흐르는 땅"으로 공통적으로 평가했다.
그런데 10명의 정탐꾼은 가나안을 정복 할 수 없는 이유와 오히려 정복하려다간 모두 죽을 수 있다는 부정적 발언을 쏟아냈다. 그러면서 자기들의 말을 합리화하기 위해 가나안 땅을 몹쓸 땅으로 표현하며 백성들을 선동했다.
“ 그와 함께 올라갔던 사람들은 이르되 우리는 능히 올라가서 그 백성을 치지 못하리라 그들은 우리보다 강하니라 하고. 이스라엘 자손 앞에서 그 정탐한 땅을 악평하여 이르되우리가 두루 다니며 정탐한 땅은 그 거주민을 삼키는 땅이요거기서 본 모든 백성은 신장이 장대한 자들이며
거기서 네피림 후손인 아낙 자손의 거인들을 보았나니 우리는 스스로 보기에도 메뚜기 같으니 그들이 보기에도 그와 같았을 것이니라“(민13:31-33)
이로인해 10명 정탐꾼의 말을 들은 백성들은 밤새 통곡하며 모세와 아론을 원망했다. 나아가 여호와 하나님을 원망했다.
“어찌하여 여호와가 우리를 그 땅으로 인도하여 칼에 쓰러지게 하려 하는가 우리 처자가 사로잡히리니 애굽으로 돌아가는 것이 낫지 아니하랴
이에 서로 말하되 우리가 한 지휘관을 세우고 애굽으로 돌아가자 하매“(민14:3-5)
이런 상황에 도달하자 모세 아론이 백성 앞에 엎드려 사정해 보지만 그들은 곧이 듣지 않았다.
이에 여호수아와 갈렙이 자기들의 옷을 찢으며 백성에게 여호와 하나님의 언약을 상기 시키며 호소한다.
“이스라엘 자손의 온 회중에게 말하여 이르되 우리가 두루 다니며 정탐한 땅은 심히 아름다운 땅이라, 여호와께서 우리를 기뻐하시면 우리를 그 땅으로 인도하여 들이시고 그 땅을 우리에게 주시리라 이는 과연 젖과 꿀이 흐르는 땅이니라, 다만 여호와를 거역하지는 말라 또 그 땅 백성을 두려워하지 말라 그들은 우리의 먹이라 그들의 보호자는 그들에게서 떠났고 여호와는 우리와 함께 하시느니라 그들을 두려워하지 말라 하나“ (민14:7-9)
이후 결과는 하나님의 언약을 망각하고 백성을 호도한 10명의 정탐꾼은 재앙으로 죽고, 이후 하나님을 원망했던 백성들도 가나안을 못 본채 모두 광야에서 죽게 된다. 결국 언약의 사람 여호수아와 갈렙만이 언약의 땅 가나안에 들어가게 된다.
10명의 정탐꾼이 본 가나안 땅의 거인들은 현실적으로 상대하기가 매우 버거워 보인 것은 사실이었고 정복시도를 할 경우 모두 죽을 수도 있다는 것은 두려움이 만든 뇌피셜이다. 죽음에 처할 것이라는 현실적 두려움 때문에. 그들은 '약속의 땅 가나안'을 한 낮 허망한 얘기로 여겼을 뿐 하나님의 언약 따윈 안중에도 없었다.
12명의 정탐꾼 이야기는 눈에 보이는 현실, 다수의 여론에 휘말려 잘못된 선택과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는 것을 여실히 보여주는 사례이다.
최근 모 선교단체를 둘러싼 이런 저런 소문으로 말미암아 탈퇴하는 자들이 생기고 있다고 한다. 교단이나 단체를 탈퇴하는 것은 자유이다.
그런데 그들 중 일부는 10명의 정탐꾼 역할을 하며 부정적으로 선동하는 자도 있고 모세아 아론을 원망하며 무조건 애굽으로 돌아가자고 주장하던 백성과 같은 자들도 있다.
그러나 언약의 백성이라면, 세계복음화가 확실한 하나님의 언약이 맞다면, 전도와 선교가 지상 교회의 숭고한 사명이 맞다면 비록 눈에 보이고 귀에 들리는 문제가 설사 사실이고 커보일지라도 하나님의 언약을 따르는 선택과 결단을 해야 한다.
하나님은 이 시대에 누가 여호수와와 갈렙인지 지켜보고 계심을 믿는다. / 발행인 윤광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