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장총회 109회 총회 폐회 후 단체 기념사진
9월이면 어김없이 장로교 교단들의 정기총회가 개최되고 한국교회에 다양한 이슈를 쏟아 놓는다. 9월의 정기총회는 한 교단의 총회를 떠나 한국교회의 현재와 미래를 읽는 바로미터이기도 하다.
대한예수교장로총회(총회장 강태흥, 이하 예장총회)가 109회 개혁총회로부터 분립되어 지난 2월11일 오전 12시 경기도 광주 임마누엘서울교회에서 900여명의 총대들이 참석한 가운데 새로운 교단으로 시작했다. 그리고 오는 9월22일 천안 원네스 교회에서 110회 총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지난 6개월 동안 예장총회는 총회시스템 구축, 노회정비 등 총회 기반을 바로잡는데 진력해왔다. 때문에 현실적으로 총회다운 역할을 하기 에는 역부족 이었다는 데 이론의 여지가 없어 보인다.
총회는 운영 임원진, 상비부 등 조직이 구성이 왼비 되었다고 해서 총회 본연의 역할이 수행되는 것은 아니다.
따라서 총회가 총회다움을 위해 총회의 역할이 무엇인지 살펴보고, 예장총회가 해결해야할 현실적 과제 등은 무엇인지 되짚어 보고자 한다.
∎총회(교단)의 역할과 기능은 무엇인가?
총회는 개교회와 노회를 총괄하는 최고 의결 기구로서, 교단의 정체성을 확고히 하고, 신학적 방향을 정립하고, 정책을 수립하며, 교회 질서를 유지하는 역할을 하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총회(교단)의 역할은 다음 10가지로 정리해 볼 수 있다.
① 교단 전체의 정책 수립: 예배, 선교, 교육, 봉사 등 교단 전체에 대한 정책을 세우고 지원한다.
② 신학 및 신앙 방향 정립: 교단의 신학적 정체성을 확립하고, 신앙의 방향을 제시한다. 또한 이단에 대응한다.
③ 헌법 및 규칙 제정/개정: 교단의 기본 질서를 정하는 헌법과 각종 규칙, 예식 등을 제정하고 개정한다.
④ 국내외 선교 정책: 국내외 선교를 위한 장기 및 단기 정책을 수립하고 실행한다.
⑤ 신학교육 정책 수립: 목회자를 양성하는 신학교육과 교회 교육에 대한 정책을 결정한다.
⑥ 사회 및 국가적 이슈 대응: 기독교 신앙 수호를 위해 사회적 이슈와 국가적 문제에 대해 선지자적 소명으로 대응하고 이를 위해 관련 연구를 진행하고, 유관 기관과 협력한다.
⑦ 재정 및 자산 관리: 교단 총회 소유의 재산을 관리하고, 교단 소속 목회자의 연금과 같은 재정 관련 업무를 처리한다.
⑧ 교단 산하 기관 운영: 신문사 등 다양한 부속 기관을 관리하고 감독한다.
⑨ 최고 재판 기관의 역할: 노회나 개교회에서 발생하는 교리 및 치리문제에 대한 최종적인 판결을 내리는 최고 사법 기관의 역할을 수행한다.
⑩ 대외적 기능: 기독교연합기관 활동, 국내외 유관 기관 및 다른 교단들과 협력하며 대외 관계를 유지하며 교단의 위상을 높인다.
∎110회 총회의 역할과 과제
이제 예장총회는 110회 총회를 기점으로 본격적인 교단의 역할을 해야 하는 출발점에 선 것이다. 따라서 110회 총회가 해야 할 과제들은 무엇인지 총회의 역할과 기능의 기준에서 제언하고자 한다.
첫째, 총회 명칭의 정립이다.
총회의 위상은 총회명칭에서 출발한다. 현재 예장총회의 이름이 불확실하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지난 2월11일 총회석상 출범한 공식명칭은 ‘대한예수교장로회총회’이다. 기자들은 이를 예장총회(종로측)이라는 말로 부르기도 한다. 총회 사무실이 종로에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사실은 ‘대한예수교장로회총회’가 아니라 종로 세무서에 ‘대한예수교장로회총회전도‘로 등록하여 사용하고 있다. 이는 총회에서 결의된 내용과 다른 것이다. 따라서 교단의 명칭을 총회원의 뜻에 따라 그것이 무엇이든 바르게 정리하는 것이 옳다고 본다.
둘째, 교단의 비전수립이다.
주요교단들은 교단이 나아갈 미래비전을 수립하고 이를 체계적으로 지속적으로 실천하는데 열을 올린다. 이를 위해 교단마다 다양한 연구위원회회가 설치되어 전문가들에 의해 운영된다. 교단의 백년대계를 위해 비전수립이나 정책 수립을 연구하는 기구 설치는 물론 다양한 포럼, 세미나 등을 거쳐 총회의 미래비전에 대해 총회원의 의견 수렴을 하는 등의 노력이 필요하다. 이는 총회원으로 하여금 총회에 관심을 갖게 하고 총회원으로서 자부심을 갖게 하는 또 다른 역할이기도 하다.
셋째, 전도와 선교정책 수립이다.
예장총회는 다락방 전도운동을 하는 목회자와 교회들이 모여 ‘전도하는 총회’를 표방하고 있다. 그렇다면 총회가 전도, 선교하는 총회다움의 면모를 세워야 함은 당연하다.
이를위해 총회가 전도와 선교에 대한 다양한 정책을 수립하고 총회원들의 동참을 이끌어 내는 등 실제 전도와 선교하는 총회로서의 모습 보여야 할 것이다.
예장 합동 경우 국내 다민족 다문화인 300만 시대를 앞두고 GMS (예장합동 총회세계선교회) 내 국내 이주민 선교 전문 사역자들이 2030년까지 전 세계 200개국에 2,000명의 목회자·자비량 이주민 사역자를 파송하는 미래비전을 제시하고, 구체적인 정책 개발에 나서고 있다.
예장 총회는 개교회들이 현장에서 지속적으로 제대로 된 전도를 할 수 있도록 다양한 전도실현 정책을 수립 지원하고, 선교사를 포함한 선교활동을 도모하는 실제적 역할에 노력해야 할 필요가 있다.
넷째, 교회와 성도 보호 역할 강화이다.
최근 몇 년간 안티들의 지속적인 활동으로 교단이 분열되고, 교회와 성도들이 이탈되는 어려운 상황을 겪었다.
이 과정에서 당시 개혁총회가 교회와 노회를 보호하는 차원에서 안티들에 대한 강력한 대응조치 보다는 자기 보신을 위해 총회를 운영하다가 결국 교단이 분열된 것이다.
더 이상 이런 사태는 막아야 한다. 이를 위해 교단의 신학적 정체성을 훼손하고, 교회와 성도들을 어지럽히는 그 어떤 세력에도 강력히 대응을 할 필요가 있다.
이런 안티들과 손을 잡고 소위 이단연구가와 이단전문 언론매체들이 교단산하 목회자와 교회를 공격하는 것에 대해 총회차원의 적극적 대응과 실제적 행동이 요구된다. 현재 안티들이 모변호사와 결탁해 총회 소속 목회자들에게 내용증명을 보내 겁박하는 일이 발생하고 있다는 점에서 총회의 대응이 더욱 중요하다.
다섯째, 교단의 대외 위상 강화이다.
교단의 위상은 소속 총회원의 자부심과 직결 된다. 따라서 교단이 사회적, 국가적 이슈에 대해 선지자적 사명을 수행해야 한다. 특히 종교의 자유, 신앙의 자유를 침해하거나. 기독교정신에 위배되는 법률제정에 대해서 시의 적절하게 교단의 입장을 당당하게 밝혀야 한다.
최근의 성평등법, 기독교사학을 위기로 몰아가는 사학법 개정 등은 한국교회가 공통적으로 대응하는 문제이기도 하다.
또한 교단의 위상을 위해 한기총 등 다양한 기독교연합기구내 활동을 강화할 필요가 있고, 타 교단, 국내외 기독교단체와도 교류의 장을 열어가야 한다.
여섯째, 총회에 대한 소속감 고취이다.
총회 활동이 다양하게 실제 이루어져도 총회원들에게 실시간으로 전달이 안 된다면 총회원들의 관심과 지지를 받기 어렵다. 이를 위해 총회가 무엇을 하고 있는지 총회신문과 정기적인 총회장 목회서신을 통해 소통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
또한 총회원이 다양한 경로로 총회 활동에 참여할 수 있는 여론수렴 창구 개설과, 다양한 참여 프로그램을 개발해 운영할 필요가 있다. 이는 상비부 조직과 다른 것이다.
현실적으로 총회 산하 상비부중 유명무실한 조직이 상당히 많다. 이는 총대들에게 명분만 제공할뿐 실제적 역할이 없다. 현재 제대로 운영되는 상비부는 손가락을 꼽을 정도이다. 이를 시대에 맞게 총회의 미래비전을 실현할 상비부로 과감한 조직개편과 역할정비가 필요하다.
또, 여전도회, 남전도회, 장로회 등 평신도들의 활동 조직을 전국적으로 조직하고 총회 차원에서 지도와 지원, 협력 체계를 만들어가야 할 것이다.
110회 총회가 교단의 역사에 남을 중요한 발자취를 남기기를 기대해 본다. / 한국기독일보 발행인 윤광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