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 선교의 ‘대전환기’, 한국 교회 선교 생태계의 질적 재편을 촉구하며

고비용·인력 중심의 ‘물량주의’ 한계… 현지 자립과 전문성 중심의 ‘유연한 체계’ 구축해야

2026-04-23 15:29:22  인쇄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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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선교한국 2012 대회 전경

봄철이 되면 교단, 선교단체 마다 선교행사나 선교정책세미나가 봇물을 이룬다

그러나 오늘날 한국 선교는 역사적 변곡점에 서 있다. 지난 수십 년간 한국 교회는 세계 2위의 선교사 파송국이라는 자부심 아래 유례없는 성장을 거듭해 왔다. 그러나 인구 절벽으로 인한 신규 선교 자원의 급감, 지정학적 위기에 따른 비자 거부 및 추방의 증가, 그리고 포스트 팬데믹 이후의 디지털 가속화는 과거의 성장 방식이 더 이상 유효하지 않음을 증명하고 있다. 이제는 양적 확장이 아닌, 지속 가능한 선교를 위한 생태계적 대전환이 시급한 시점이다.

현지 중심의 사역 이양, ‘조력자로의 역할 변화

가장 먼저 선행되어야 할 변화는 사역의 주도권 전환이다. 과거 한국 선교는 선교사가 모든 인프라를 구축하고 관리하는 직접 통치형모델이 주를 이뤘다. 하지만 대전환기의 선교는 현지인이 스스로 복음의 주체가 되는 자생적 생태계를 만드는 데 집중해야 한다. 선교사는 지배자가 아닌 조력자(Facilitator)로서, 현지 교회가 자립하고 자치할 수 있도록 과감히 사역을 이양하는 출구 전략(Exit Strategy)’을 수립해야 한다. 현지 교회가 뿌리 내리지 못하는 선교는 일시적인 구제 사업에 그칠 위험이 크기 때문이다.

전문성과 일상의 결합, ‘모든 성도의 선교사화

전통적인 목회자 중심 선교 모델 역시 체질 개선이 필요하다. 선교지의 문턱이 높아질수록 비즈니스 선교(BAM)와 전문인 선교의 가치는 더욱 커지고 있다. 이제 선교는 특정한 소수의 전유물이 아니라, 그리스도인 각자가 가진 직업적 전문성을 도구 삼아 현지 사회 속으로 스며드는 일상의 선교로 패러다임을 바꿔야 한다. 경영, 의료, IT, 은퇴 후의 풍부한 경험 등 성도들이 가진 삶의 자원을 선교적 동력으로 전환할 수 있도록 교회 리더십의 인식 변화와 제도적 뒷받침이 절실하다.

개교회주의를 넘어선 공유와 연합의 플랫폼 선교

마지막으로 한국 교회 특유의 개교회 중심 선교 방식에서 탈피해야 한다. 자원은 한정되어 있고 선교 현장의 문제는 갈수록 복잡해지고 있다. 개별 교회가 성과를 독점하려는 태도를 버리고, 선교 단체 및 전문 기구와 정보를 공유하며 협업하는 플랫폼 선교로 나아가야 한다. 중복 투자를 막고 선교 현장의 실제적 필요에 효율적으로 대응하기 위해서는 교단과 교파를 초월한 원팀(One Team)’ 정신이 대전환기를 돌파할 핵심 동력이 될 것이다.

선교의 대전환기는 한국 선교가 쇠퇴하는 신호가 아니라, 본질적인 성숙으로 나아가는 산고(産苦). 우리가 과거의 성공 방정식에 안주하지 않고 생태계 전체의 체질을 개선해 나갈 때, 한국 선교는 다시 한번 열방을 향한 가장 역동적인 통로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이제는 속도보다 방향을, 확장보다 깊이를 고민해야 할 때다./ 발행인 윤광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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