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마 기념교회
인도는 복음화율 2% 미만인 미전도 종족이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이 밀집한 '선교적 미완성 과업'의 핵심 국가이다. 2,000년이 넘는 오랜 기독교 역사에도 불구하고, 강력한 사회·종교적 장벽과 최근 급변하는 정치적 환경으로 인해 여전히 수많은 종족이 복음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
1. 역사적 뿌리: 사도 도마부터 근대 선교의 물결까지
인도의 기독교 역사는 서구 유럽보다도 오래되었다. 주후(AD) 52년, 예수의 제자인 사도 도마가 남인도 케랄라(Kerala) 지역에 도착하여 복음을 전하고 교회를 세운 것이 인도 기독교의 시초이다. 이들을 '도마 기독교인(St. Thomas Christians)'이라 부르며, 남인도 교회의 깊은 전통을 형성했다.
이후 16세기 포르투갈을 통한 가톨릭의 유입에 이어, 1793년 '근대 선교의 아버지'라 불리는 윌리엄 케리(William Carey)가 북인도 벵갈 지역에 입국하면서 개신교 선교의 문이 본격적으로 열렸다. 케리는 성경을 수십 개의 인도 현지어로 번역하고 대학교를 설립하는 등 교육과 사회 개혁(사티 제도 폐지 등)을 통해 인도 복음화의 기초를 닦았다.

▴윌리엄 케리(William Carey)
2. 기독교 복음화 현황: 남고북저(南高北低)의 비대칭성
인도 정부의 공식 인구조사(Census) 및 퓨리서치센터(Pew Research Center)의 통계에 따르면, 인도의 종교 구성은 힌두교 약 79.8%, 이슬람교 약 14.2%이며, 기독교는 약 2.3%(약 2,800만~3,200만 명)로 제3의 종교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그러나 기독교 인구의 분포는 극심한 지역적 불균형을 보인다.
남인도 및 북동부 지역:케랄라, 타밀나두 등 남인도 주와 나갈랜드, 미조람, 메갈라야 등 북동부 부족 주에서는 기독교 비율이 매우 높거나 인구의 절대다수를 차지한다.
북인도(가구강 분지) 지역: 델리, 우타르프라데시, 비하르 등 북인도 핵심 지역의 기독교 인구는 1% 미만에 불과하다. 이곳은 여전히 복음의 극심한 황무지로 남아 있다.
3. 미전도 종족 현황: 왜 아직도 복음이 닿지 못했는가?
국제 선교 통계 기구인 조슈아 프로젝트(Joshua Project)의 데이터에 따르면, 인도 내 2,260여 개 종족 중 약 90%에 달하는 2,030여 개 종족이 미전도 상태에 머물러 있다. 인구수로는 약 13억 명이 넘는 거대한 규모이다. 2,000년의 선교 역사 속에서도 이토록 많은 미전도 종족이 남게 된 핵심 이유는 다음과 같다.
카스트(Caste) 제도라는 거대한 사회적 장벽: 인도의 수천 개 종족은 카스트 신분 제도로 촘촘히 얽혀 있다. 각 종족(People Group)은 신분, 직업, 통혼의 장벽으로 완전히 격리되어 있어, 한 카스트(예: 하위 카스트나 달릿) 내에서 일어난 복음화 운동이 다른 카스트(예: 상위 브라만 또는 야다브 종족)로 수평 이동하기가 구조적으로 매우 어렵다.
힌두 민족주의(Hindutva)와 정치적 장벽: 최근 인도 정부의 기조는 힌두교 중심의 민족주의를 강하게 밀고 있다. 인도 내 10여 개가 넘는 주에서 '개종금지법(Anti-Conversion Laws)'이 통과 및 강화되어, 기독교로 개종을 유도하거나 전도하는 행위에 대해 최고 종신형까지 처할 수 있도록 법적 제재를 가하고 있다.
식민주의 역사에 대한 반감: 과거 영국 식민지 시절을 겪으며 다수의 힌두교인 및 이슬람교인들은 기독교를 '서구 침략자들의 종교'이자 '인도 전통문화를 파괴하는 외래 종교'로 인식하는 경향이 짙다.
4. 선교 활동 현황과 향후 과제
현재 인도를 향한 외국인 선교사의 비자 발급은 사실상 전면 차단되었으며, 해외 선교 자금 유입을 통제하는 외국인기부규제법(FCRA)으로 인해 기존 선교 방식은 큰 한계에 부딪혔다. 따라서 오늘날의 인도 선교는 사역의 패러다임 전환을 강력하게 요구받고 있다.
자국민 선교(Native Mission)의 활성화: 남인도나 북동부의 복음화된 인도 현지 교회가 직접 북인도의 미전도 종족을 향해 나아가는 '타문화권 자국민 선교'가 핵심 대안으로 자리 잡고있다. 현지 언어와 문화적 이해가 높은 자국민 선교사들을 훈련하고 파송하는 전략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
총체적 선교(Holistic Mission)와 비즈니스 선교(BAM): 문맹률이 높고 경제적 빈곤이 심한 소외 계층을 위해 초등학교 설립, 직업 훈련, 보건 의료 사역 등 삶의 필요를 채우는 총체적 접근이 필요하다. 아울러 전문직이나 비즈니스 형태로 당당하게 신분을 취득해 들어가는 내부자적 접근이 요구된다.
철저한 문화적 이해와 혼합주의 경계: 인도 문화와 역사를 무시한 일방적인 서구식 기독교 이식은 반발을 부른다. 힌두교 세계관을 정확히 이해하고 복음을 전하되, 예수 그리스도를 수많은 힌두 신 중 하나로 여겨버리는 신앙의 '혼합주의'를 경계할 수 있는 바른 신학 교육과 지도자 양성이 시급합하다.
칼럼을 맺으며
인도는 선교사들에게 가장 가혹하고 단단한 땅처럼 보이지만, 동시에 하나님의 선교 역사가 가장 역동적으로 일어날 수 있는 잠재력을 가진 땅이다. 굳건한 카스트의 벽과 개종금지법이라는 거대한 파도 앞에서 외적인 선교의 문은 닫히는 것처럼 보이나, 하나님은 준비된 인도 현지 교회와 젊은 세대들을 통해 보이지 않는 곳에서 새로운 일을 행하고 계신다. 세계 교회가 인도의 2,000여 미전도 종족을 품고 기도하며, 지혜롭고 유연한 선교 전략으로 연합할 때 인도의 남은 과업은 마침내 완수될 것이다.
/ 윤광식 기자(kidokilbo@daum.net)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