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병이어교회 게르 성전
분열되어 있던 유목 부족들을 통합하고, 13세기 인류 역사상 가장 영토가 넓은 대제국을 건설한 칭기즈칸을 배출한 나라 몽골이 새로운 영적 전환기를 맞이하고 있다. 1990년 민주화 혁명 당시 ‘기독교인 0명’에 가까웠던 황무지에서, 오늘날 유라시아 선교의 전초기지로 거듭나기까지의 발자취를 돌아보며 몽골 기독교 현황과 선교과제를 짚어 본다.
1. 몽골 기독교의 역사적 발자취
몽골의 기독교 역사는 결코 짧지 않으며, 고대와 현대를 잇는 극적인 변화를 겪어왔다.
고대와 제국 시대 (6~13세기):6~7세기경 실크로드를 통해 네스토리우스파 기독교(경교)가 몽골 초원에 처음 유입되었다. 13세기 칭기즈칸의 몽골 제국 시절에는 케레이트, 나이만 등 주요 부족들이 기독교를 받아들였고, 황실 고위층 여성과 관료 중에도 독실한 신자가 많아 제국 내에서 우월한 지위를 누리기도 했다.
선교의 공백기와 단절 (14~20세기 초):몽골 제국 붕괴 후 기독교는 쇠퇴했고, 16세기 후반 티베트 불교가 유입되면서 주류 종교 자리에서 밀려났다. 19세기 런던선교회(LMS)의 제임스 길모어(James Gilmour) 선교사 등이 유목민 선교를 시도했으나, 1921년 세계에서 두 번째로 공산주의 국가가 되면서 기독교는 완전히 자취를 감추었다.
현대 개신교의 시작 (1990년 이후):1990년 공산 사회주의 체제가 무너지고 민주주의 시장경제로 전환되면서 복음의 문이 다시 열렸다. 영국인 잔 기븐스(John Gibens) 선교사의 신약성경 번역과 NGO 설립을 시작으로, 한국을 비롯한 세계 각국의 선교사들이 대거 입국해 폭발적인 부흥을 이끌었다.
2. 기독교 현황 및 선교활동 동향
현재 몽골에는 약 700여 개의 개신교 교회가 세워졌으며, 신자 수는 약 5만~10만 명으로 추산된다. 전체 몽골 교회의 60~70% 이상이 한국 선교사들의 헌신으로 개척되었으며, 현재 한국 교단 및 선교단체들은 연합과 협력을 바탕으로 왕성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현재 몽골 한국인 선교사는 300명-400명 정도로 몽골은 여전히 한국 선교사가 많이 활동하는 주요 아시아 국가 TOP 10에 포함된다.
몽골 개신교 선교는 특정 교단의 독주보다는 교단 간 연합(초교파 연합회인 몽골복음주의연합회(MEA))을 중심으로 움직이는 것이 특징이지만, 한국의 주요 대형 교단들이 핵심적인 인적·물적 자원을 공급하고 있다.
대한예수교장로회 합동 (GMS):한국 교회 최대 파송 교단답게 몽골에서도 강력한 교단 네트워크를 형성하고 있다. 20~25가정 (약 40~50여 명 내외) 장기 선교사를 파송하여 현지 목회자 재교육과 개척 교회 자립을 지원하며, 장로교 신학을 바탕으로 한 정통 교회 리더십 양성에 주력하고 있다.
대한예수교장로회 통합 (총회세계선교부):약 15~20가정 (약 30~40여 명 내외)의 장기 선교사가 울란바토르를 중심으로 장로교단 소속 교회들의 연합체를 구성하고, 교육 및 의료 NGO 사역을 병행하고 있다. 현지 신학교인 몽골연합신학교(UBTC)와의 적극적인 협력을 통해 초교파 지도자 양성에 기여하고 있다.
기독교대한감리회 (감리교세계선교협의회):감리회는 약 20여 가정, 30여 명 안팎의 장기 선교사를 파송하여 꾸준히 사역을 전개하고 있다. 주로 빈민가 게르 지역 아동 교육, 청소년 기술학교 운영 등 사회봉사적 성격이 강한 NGO 활동과 현지인 감리교회 개척을 유기적으로 연결하고 있다.
기독교대한성결교회 및 순복음(기하성):성결교회는 'SEND 2028' 비전 등과 연계해 성결 복음을 초원에 이식하고 있으며, 순복음 교단은 특유의 강력한 성령 운동과 치유 사역을 바탕으로 초기 몽골 영적 부흥에 크게 기여했다.
초교파 및 전문 선교단체:인터콥, 한국해외선교회(GMF), 대학생선교회(CCC) 등 전문 선교단체들이 대학생 청년 전도, 단기선교팀 파송, 이슬람권(중앙아시아 등) 역파송을 위한 허브 기지 사역을 주도하고 있다.
몽골 현지인 역파송: 약 100명 이상의 몽골인 선교사를 중앙아시아, 터키 등으로 파송해 중앙아시아 역선교를 감당하고 있다는 것은 주목할 점이다.
3. 몽골 정부의 기독교 정책과 통제
몽골 헌법은 종교의 자유를 보장하고 있지만, 민족주의 성향과 티베트 불교의 주류 기득권 수호를 위해 행정적 장벽을 통한 정교한 규제 정책을 유지하고 있다.
교회 등록 허가 제한:2018년 이후 정부 차원의 공식적인 신규 교회 등록 허가가 거의 마비된 상태이다. 기존 교회들 역시 매년 까다로운 연장 심사를 받아야 한다.
비자 및 고용 규제 강화:외국인 선교사에 대한 종교비자 발급 조건을 지속적으로 강화하고 있다. 외국인 선교사 1명을 고용하기 위해 현지인 직원을 수 배 이상 의무 고용하도록 강제하여 재정적·법적 압박을 가하고 있다.
4. 몽골 교회의 미래를 위한 선교적 과제
폭발적인 부흥기를 지나 현재 정체기와 전환기를 맞이한 몽골 교회가 자립하고 재도약하기 위해서는 몇 가지 핵심 과제를 해결해야 한다.
현지인 중심의 리더십 이양:선교사 의존형 구조에서 벗어나 몽골 현지인 목회자 그룹이 교회를 온전히 이끌 수 있도록 자립 기반을 마련해야 한다. 내실 있는 신학 교육과 영성 훈련이 시급하다.
도시 집중 해소와 지방 복음화:몽골 교회의 절반 이상이 수도 울란바토르에 밀집되어 있다. 아직 복음의 혜택을 받지 못한 광활한 지방 초원 지대와 아이막(도) 단위의 농촌 지역을 향한 순회 전도와 게르 교회 개척 기금 지원이 계속되어야 한다.
순수한 복음과 건강한 교리 수호: 최근 한국형 이단 및 사이비 종교가 몽골 내에 급격히 유입되면서 순수한 현지인 신자들과 지역 사회에 혼란을 주고 있다. 이에 대응할 수 있는 성경적 복음교육과 성경 공부 프로그램 체계화가 필요하다.
유목민 문화에 맞는 선교 모델 개발:1년에 여러 번 이동하는 유목민들의 삶의 양식에 맞춘 ‘이동식 게르 교회’ 사역을 활성화하고, 그들의 문화적 정체성을 존중하면서도 복음의 절대성을 심어주는 지혜가 요구된다.
마침: 몽골의 부흥의 기도하며
척박한 환경 속에서도 몽골 교회는 하나님의 은혜 속에서 지난 30여 년간 눈부신 기적을 일구어냈다. 이제는 각 교단의 양적 경쟁이나 개교회 중심주의 선교를 넘어, 제도적 제약을 기도의 무릎과 성숙한 동역으로 돌파해야 할 때이다. 무엇보다 정부의 규제 강화에 맟춘 성경적 전도운동이 필요한 때이다. 과거 아시아를 호령했던 칭기즈칸의 후예들이 이제는 유라시아 대륙에 그리스도의 계절을 가져오는 강력한 ‘복음의 군대’로 쓰임 받기를 간절히 기도한다. / 발행인 윤광식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