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웨덴에서 열린 만다이교 세례 의식을 사진. (사진:노라 아딘 파레스)
매주 일요일이 되면 흰 옷을 입고 강가에 모여 끊임없이 차가운 물속으로 온몸을 던지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겉보기에는 기독교의 성스러운 세례 의식과 매우 닮아 보이지만, 이들의 입에서 나오는 고백은 우리의 상식을 뒤흔듭니다. 이들은 나사렛 예수를 가리켜 참된 신앙을 왜곡한 거짓 메시아라고 부르며, 오직 광야에서 외치던 '세례 요한'만이 자신들의 유일한 구원자이자 마지막 예언자라고 주장합니다. 중동의 피비린내 나는 전란 속에서도 2천 년이 넘는 세월 동안 자신들만의 비밀을 간직해 온 인류 역사상 유일하게 현존하는 고대 영지주의 종교, 바로 만다야교의 이야기입니다.
이들의 뿌리는 서기 1세기에서 3세기경, 요르단강 유역에서 태동한 영지주의 운동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당시 초기 기독교 세력 및 정통 유대교 주류와 심각한 종교적 갈등을 겪던 이들은, 결국 박해를 피해 동쪽으로 먼 길을 떠나 메소포타미아 하류의 이라크 남부 습지대와 이란 후제스탄 지역에 둥지를 틀었습니다. 7세기 이슬람 제국이 부흥했을 때는 이슬람 성서인 쿠란에 등장하는 '사비아인'이 바로 자신들이라고 주장하는 기지를 발휘하여, 이슬람 치하에서 '책의 백성'이라는 피정복민 보호 지위를 얻어내며 극적으로 사멸을 피하기도 했습니다. 이들은 고대 아람어의 방언인 만다야어로 기록된 핵심 경전 *경자 라바(위대한 보물)*를 현재까지 목숨처럼 보존하며 고대 신앙의 맥을 이어오고 있습니다.
그러나 오늘날 이들이 마주한 현실은 참혹하기만 합니다. 2003년 이라크 전쟁이 발발하기 전까지만 해도 이라크 남부에 약 6만에서 7만 명의 신자들이 집단 공동체를 이루며 평화롭게 살아가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전쟁 이후 무법천지가 된 땅에서 이슬람 극단주의 세력인 알카에다와 ISIS의 타깃이 되었고, 무자비한 납치와 강제 개종, 대학살을 겪으며 공동체는 순식간에 공중분해 되었습니다. 현재 이라크 본토에는 고작 수천 명의 신자만 남았으며, 대부분은 스웨덴, 호주, 미국, 독일 등지로 목숨을 건 탈출을 감행하여 전 세계에 디아스포라로 흩어졌습니다. 낯선 서구 사회로의 급격한 동화와 타민족 간의 결혼으로 인해, 고대의 종교적·민족적 정체성이 완전히 소멸할 절체절명의 위기에 직면해 있습니다.
만다야교의 교리를 깊이 들여다보면 왜 이들이 그토록 물에 집착하는지 이해할 수 있습니다. 이들은 우주를 거룩한 '빛의 세계'와 악한 '어둠의 세계'라는 극단적인 이분법으로 바라봅니다. 인간의 영혼은 원래 빛의 세계에서 온 고결한 존재이지만, 지금은 악한 물질 세계인 육체라는 감옥에 갇혀 있다고 믿습니다. 이 더러워진 영혼을 정화하여 빛의 세계로 돌려보내는 유일한 열쇠가 바로 흐르는 강물에서 행하는 침례 의식인 '마스부타'입니다. 기독교의 세례가 일생에 단 한 번 구원의 징표로 행해지는 것과 달리, 만다야교인들은 평생에 걸쳐 매주 일요일마다, 혹은 일상에서 작은 죄를 지을 때마다 차가운 흐르는 강물 속으로 반복해서 온몸을 담가야만 하는 무거운 율법을 짊어지고 살아가고 있습니다. 역사적 박해 속에서도 이들은 교단의 분파를 허용하지 않는 철저한 단일 체계를 유지해 왔으며, 비밀스러운 영적 지식을 전수받은 소수의 사제 계급인 '나조라이아'가 평신도들을 엄격히 통제하며 종교를 이끌어가고 있습니다.
이들을 향한 영적 진단은 명확합니다.
만다야교인들은 '물'이라는 물질적인 의식과 단지 인간일 뿐인 '세례 요한'의 권위에 자신들의 영원한 구원을 전적으로 의탁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물은 육체의 더러움을 잠시 씻어낼 뿐 영혼의 근본적인 죄의 멍에를 사하지 못하며, 성경이 증언하듯 요한은 참 빛이 아니라 오직 그 빛에 대하여 증언하러 온 선구자일 뿐입니다. 이들은 그림자에 불과한 구약의 마지막 선지자에게 매여, 이미 이 땅에 오신 참 빛이신 예수 그리스도를 보지 못하는 영적 어둠 속에 갇혀 있습니다.
따라서 이들을 복음화하기 위해서는
요한복음 1장의 말씀을 핵심적인 가교로 삼아 다가가야 합니다. 세례 요한 스스로가 예수를 향해 "보라 세상 죄를 지고 가는 하나님의 어린 양이로다(요 1:29)"라고 명백히 선언했음을 그들의 경전적 사고와 비교하여 입증해 보여주어야 합니다. 또한, 구원을 잃어버릴지도 모른다는 공포 속에서 매주 차가운 강물로 걸어 들어가야 하는 이들에게, 단 한 번의 십자가 사건으로 우리의 모든 죄를 영원히 사해주신 예수 그리스도의 완전한 은혜를 선포해야 합니다. 내 행위의 반복이 아니라 예수를 믿음으로 말미암아 우리 배에서 영원히 솟아나는 참된 '생수의 강(요 7:38)'을 맛보게 할 때, 이들은 비로소 2천 년 동안 이어져 온 종교적 강박과 피로감에서 벗어나 그리스도가 주시는 참된 안식을 누리게 될 것입니다./ 발행인 윤광식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