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할리우드 영화 반지의 제왕과 스타워즈 속에서 펼쳐지는 절대악과 절대선의 거대한 우주적 대결, 그리고 전설적인 록 밴드 퀸의 보컬 프레디 머큐리의 화려한 생애 속에는 한 가지 놀라운 공통점이 숨어 있습니다. 그것은 바로 인류 역사상 가장 오래된 일신교적 세계관을 확립했으며, 흔히 불을 숭배한다고 하여 우리에게 '배화교'라는 이름으로 잘 알려진 고대 페르시아의 종교, 조로아스터교에 그 뿌리를 두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이 종교는 고대의 사라진 유물이 아니라, 오늘날까지 유대교와 기독교, 이슬람교의 종말론과 천사론에 심오한 문화적 흔적을 남긴 채 여전히 살아 숨 쉬고 있는 신비로운 신앙입니다.
조로아스터교의 역사는 기원전 6세기경, 고대 페르시아의 예언자 차라투스트라가 신의 계시를 받아 교리를 집대성하면서 시작되었습니다. 이후 아케메네스 왕조와 사산 왕조를 거치며 광활한 페르시아 제국의 국교로서 중동 전역을 호령하는 찬란한 영광을 누렸습니다. 그러나 7세기 이슬람 군대의 칼날 아래 제국이 무너지면서 이들의 운명은 급격한 비극으로 치달았습니다. 무슬림들의 혹독한 탄압과 무거운 세금 폭탄을 피해 신앙을 지키고자 인도의 구자라트 지역으로 집단 이주한 이들이 생겨났는데, 이들을 가리켜 오늘날 '페르시아인'이라는 뜻의 '파르시'라고 부릅니다. 이들은 전통적으로 영혼이 떠나간 시신을 거룩한 땅과 불, 물을 오염시키는 더러운 것으로 보아 새의 먹이로 던져주는 '조장(침묵의 탑)'이라는 독특한 장례 문화를 고수해 왔으나, 현대에 이르러서는 위생 문제와 법적 규제로 인해 이란과 인도 현지에서조차 점차 매장이나 전기 화장으로 방식을 바꾸어가는 역사적 변화를 겪고 있습니다.
현재 전 세계에 남은 조로아스터교의 신자는 약 10만에서 12만 명에 불과한 초소수 종교로 전락했습니다. 가장 큰 커뮤니티는 인도의 뭄바이와 구자라트 지역에 자리를 잡은 파르시 공동체로 약 6만 명에 달하며, 이들의 고향인 이란에는 야즈드와 케르만 등 오지 환경을 중심으로 약 1만 5천에서 2만 명의 신자가 겨우 맥을 잇고 있습니다. 이들이 이토록 급격한 인구 감소를 겪으며 소멸의 위기에 처한 근본적인 원인은 극단적인 '혈통주의'에 있습니다. 조로아스터교는 타 종교인의 개종을 원칙적으로 금지하며, 오직 부모가 모두 조로아스터교인인 경우에만 그 자녀를 신자로 인정하는 폐쇄적인 법을 고수하고 있습니다. 이로 인해 현대 사회에서 심각한 저출산과 결혼 기피 현상이 맞물려, 종교 자체가 자연적으로 역사 속으로 사라질 영적 위기에 직면해 있습니다.
이들의 핵심 교리는지혜의 주신인 '아후라 마즈다(선)'와 파괴와 암흑의 신인 '앙그라 마이뉴(악)'가 우주의 주도권을 잡기 위해 대등하게 전쟁을 벌이고 있다는 이원론적 일신교의 형태를 띱니다. 우주가 선과 악의 전쟁터이기에, 인간은 스스로의 자유 의지를 가지고 반드시 선의 편에 서서 싸워야 하며, 그 실천적 강령으로 '선한 생각, 선한 말, 선한 행동'이라는 3대 계율을 철저히 지킬 것을 요구합니다. 사원에 피워둔 성화는 결코 불 자체를 신으로 섬기는 것이 아니라 아후라 마즈다의 순결함과 정의를 상징하는 도구일 뿐입니다. 현대 조로아스터교는 인도 중심의 파르시 학파와 이란 본토 학파로 나뉘어 있으며, 최근 북미로 이주한 디아스포라 내부에서는 종교의 생존을 위해 타 종교인과의 결혼과 개종을 허용해야 한다는 '자유주의 분파'와 이를 절대 수용할 수 없다는 '전통주의 분파'가 날카롭게 대립하는 교단적 내홍을 겪고 있습니다.
조로아스터교를 향한 선교적 영적 진단은
이들이 선과 악을 대등한 세력으로 바라보는 치명적인 우주론적 오류에 빠져 있다는 점입니다. 이들은 악을 이기기 위해 인간의 도덕적 행위와 결단으로 신을 도와야만 구원이 완성된다고 믿는 인본주의적 자력 구원관의 사슬에 묶여 있습니다. 또한, 자신들만의 혈통적 우월감과 폐쇄적인 커뮤니티의 장벽은 구원의 복음이 내면으로 흘러 들어가는 것을 철저히 가로막고 있습니다.
이들을 복음화하기 위해서는
구약 성경 이사야 45장에 명백히 기록된 역사적 사실, 즉 조로아스터교를 신봉했던 페르시아의 고레스 황제를 당신의 주권 아래 도구로 사용하셨던 만군의 여호와 하나님을 소개해 주어야 합니다. 아후라 마즈다가 아니라 여호와 하나님만이 온 우주를 창조하신 유일한 최고 주권자이심을 선포해야 합니다. 또한 사탄은 하나님과 대등하게 싸울 수 있는 존재가 아니라 이미 심판이 확정된 타락한 피조물일 뿐이며, 인간의 의로운 행위가 아니라 이미 십자가에서 사탄의 머리를 완전히 깨뜨리시고 승리하신 예수 그리스도의 대속의 공로를 믿음으로만 구원을 얻는다는 진리를 전해야 합니다. 혈통의 감옥에 갇혀 죽어가는 이들에게 유대인이나 헬라인이나 아무런 차별이 없이 누구에게나 은혜로 열려 있는 하나님 나라의 보편적 사랑으로 다가가는 것이 복음화의 핵심 전략입니다./ 발행인 윤광식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