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5 전쟁] ‘부산 초량교회 구국기도회를 아시나요?’

“목회자,장로,피난민, 눈물의 기도가 나라를 구했다”

2021-06-25 12:21:48  인쇄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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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량교회 구국기도회에 참석한 목회자와 성도들의 모습. 초량교회 제공

1950625일 일요일 새벽, 북한에 의해 기습침공을 당한 우리 국군은 무방비 상태에서 제대로 반격도 하지 못한 채 남하하고 국민들은 피난길에 올랐다.

인민군의 침략은 거칠 것이 없었다. 대구와 경남 일부 지역을 제외한 전 국토가 공산당의 수중에 들어가고 8월초 우리 군은 낙동강에서 최후의 전투를 치러야 했다.

이때 경상남도 지사인 초량교회 양성봉 장로는 피난민들 중 약 250명의 교역자들을 초량교회에서 거처할 수 있도록 주선했고, 자연스럽게 초량교회가 교역자를 중심으로 하는 기도의 중심처가 되었다.

당시 정진섭 장로(97, 연평필승교회)6·25전쟁이 한창이던 1950년 부산 초량교회에서 열린 구국기도회를 생생하게 기억하고 있었다.

“6·25때는 재고 자시고 할 게 없었다. 죽기를 각오하고 행동해야 했다며 피난길 이야기를 들려줬다. 부산에 도착했지만, 피난민이 몰려들어 묵을 곳이 없었다. 통통배가 집이 됐다. 열악한 환경이었지만, 신앙생활은 멈추지 않았다. 초량교회를 찾아갔는데, 예배당 안과 앞마당, 어린이집까지 피난민들로 가득 차 있었다. 초량교회 목사와 성도들은 결혼예물까지 팔아가며 이들을 섬겼다. 정 장로는 초량교회는 의의 피난처였다주먹밥을 줬는데 맛을 못 느낄 정도로 정신없이 먹으면서도 너무나 감사했다고 말했다.

그해 830일쯤, 낙동강전선에서 치열한 공방전이 벌어지던 때 초량교회에서 구국기도회가 시작됐다.

당시 한상동 담임목사와 고려신학교 교장인 박윤선 목사가 전국 피난민 교역자들을 위한 집회를 열자고 한 게 계기였다. 초량교회에는 부산으로 피난 온 250여명의 교역자가 경남지사였던 양성봉 장로의 주선으로 머물고 있었다. 일주일간 새벽기도와 성경공부, 저녁집회를 갖기로 하고 이들 교역자에게 메시지 전달을 맡겼다. 재정은 종군기자 겸 선교사로 한국을 찾은 월드비전 설립자 밥 피어스 목사가 지원했다.

정 장로는 빨간 벽돌의 2층 예배당에서 예배를 드렸는데 목회자, 성도, 피난민의 눈물로 늘 뜨거웠다고 기억했다. 정 장로의 아들이자 초량교회 역사위원장인 정충권(64) 장로도 전란 와중에 회개와 자성의 운동이 일어났다고 설명했다. 역사위원장을 역임한 곽원섭(73) 장로는 목사님들은 6·25동란을 우리가 범한 죄에 대한 진노의 칼이라며 잘못을 고백하고 회개하도록 요청했다기도회 사흘째에는 교회 전체가 울음바다가 됐다고 말씀하셨다고 전했다.

기도회 첫날 한상동 목사는 신명기 11장을 본문으로 신사참배, 광복 후 교권 다툼, 한국교회가 범한 죄를 회개해야 하나님의 자비를 얻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대표적 보수신학자인 박형룡 박사도 11차례 설교했다. 이들 설교문은 박형룡박사 저작전집’ 18권에 남아 있다.

박 목사는 우상 앞에 머리를 숙인 것은 하나님께 용서받기 어려운 큰 죄악이라며 해방 후 신앙의 자유가 회복됐을 때도 죄에 대한 반성과 통회의 태도가 희미해 사분오열됐고 교회의 혼란은 심해졌다며 회개를 촉구했다. 손양원 목사도 913일 기도회에서 설교할 예정이었지만, ‘한국에 미친 화벌의 원인이라는 설교 제목만 남긴 채 좌익에 붙잡혀 오지 못했다.

예정을 넘겨 진행된 기도회는 15일 마무리됐다. 그날 부산 전역에 인천상륙작전의 성공을 알리는 호외가 배포됐다. 기도한지 3일 후 맥아더 장군은 아무도 예상치 못한 인천상륙작전을 감행했고 졸지에 보급로가 차단된 인민군은 우왕좌왕 갈피를 잡지 못했다. 인천상륙작전은 7일간의 밤낮 없는 회개기도가 있은 후 3일 만에 이루어졌다.

낙동강 전선에서의 공산군이 밀려 올라가면서 전세는 역전됐고 928일에는 서울을 수복하기에이르렀다. 바람 앞에 놓인 등불과 같이 패망의 그들이 깊게 드리워진 그 때에 한국교회 목회자들과 성도들이 천막에서, 산과 바다 그리고 성전에서 부르짖는 기도에 응답하신 하나님께서 역풍을 불게 하사 이 민족을 구원해 주셨다. 오늘도 동일하게 역사하시는 그 하나님 앞에 나아가 이 민측을 위해 교회와 성도들이 마음을 모아 기도해야만 한다. / 윤광식 기자(kidokilbo@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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