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기독일보

하나님의 은혜와 평강이 한국교회 위에 충만하시기를 기도합니다. 최근 사회적 문제로 제기된 ‘밥퍼’ 운동 사역 현장을 보면서 모든 교회가 다시 나눔과 섬김의 자리로 돌아갈 것을 간곡히 요청하며 이 서신을 올립니다.  

다일공동체는 1988년부터 34년 동안 청량리 쌍다리굴을 중심으로 어려운 이웃을 위해 밥 한 그릇을 나누며 ‘밥퍼’ 운동을 펼치고 있습니다. 최근 들어 구청의 허가를 얻어 진행한 노인 고독사 예방을 위한 시설증축 공사가 서울시로부터 고발을 당하였습니다.

저는 이 소식을 듣고 공동대표회장과 함께 다일공동체를 방문하여 설립자로서 여전히 현장에서 헌신하고 있는 최일도 목사와 실무자들을 위하여 기도하고 격려하였습니다. 또한 서울시장과 대화하며 문제를 원만히 해결하도록 노력하였습니다.  다행히도 이 문제는 서울시와의 합의로 전화위복의 기회가 되었지만, 그동안 몇몇 헌신자들에게 이런 일을 맡겨두고 방치함으로써 우리 교회가 해야 할 일을 제대로 하지 않았다는 깊은 반성의 마음을 갖게 되었습니다.

저는 예수님께서 “또 누구든지 제자의 이름으로 이 작은 자 중 하나에게 냉수 한 그릇이라도 주는 자는 내가 진실로 너희에게 이르노니 그 사람이 결단코 상을 잃지 아니하리라 하시니라”(마태복음 10:42)는 말씀을 묵상하였습니다.

교회가 하나님의 사랑을 실천하는 나눔과 섬김의 사역에는 수시로 교회 안팎에서 몰려오는 도전과 위협을 겪습니다. 예수님 당시에도 제자들은 물론 기존 종교 지도자들과의 마찰이 있었지만, 이 사역은 천국 운동과 함께 한순간도 중단되지 않았습니다.

한국교회는 짧은 역사 속에서 이러한 예수 그리스도를 본받아 나눔과 섬김으로 이 땅에 복음의 정체성을 보여주었고, 일제 식민지와 한국전쟁 중이나, 경제 개발 시기에도 노동자와 도시빈민 등 소외된 이웃을 섬기는 일을 계속하였습니다. 이것이 교회가 전파하는 천국 복음의 순전성을 담아내고, 전파되는데 자양분이 되었습니다.

우리 시대, 계속되는 코로나19 감염병의 확산과 이 위기를 극복해가는 상황에도 여전히 어려운 이웃은 우리 곁에 있습니다. 정부와 지자체의 사회복지 예산이 늘어나고, 더욱 조밀하게 돕는다 해도 그 혜택을 누리지 못하는 수많은 이들의 울부짖음이 있습니다.

한국교회는 배고픔과 외로움에 지친 영혼들을 먹이고 재우고 품으며, 소외된 이웃들을 생명을 돌보는 일을 포기할 수 없습니다.

한국교회는 그동안 몇몇 헌신자들에게 맡겨두면서 할 일을 다 했다고 손을 놓았던 잘못을 회개하고 이웃 섬김의 사역을 보다 적극적으로 실천해야 합니다.

특별히 다일공동체의 어려움을 계기로 한국교회가 해야 할 일을 일선에서 대신하여 수고하고 있는 봉사자들과 기관을 위하여 기도하고 지원하는 일을 회복합시다.  

금번 다일공동체 증축 문제는 사회적 약자들을 향한 시민들의 관심과 사랑을 회복하는 계기도 되었습니다. 다시 한번 모든 교회와 헌신자들의 사역이 한국교회의 자부심과 긍지가 되기를 간절히 소망합니다. 감사합니다.  

2022년 1월 25일 

사단법인 한국교회총연합 

대표회장  류영모 목사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