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극히 한국적인 생김새를 가진, 자칭 B급 가수 싸이가
미국 문화의 상징인 빌보드 차트를 향해 질주하더니 드디어, 거반 고지에 이르렀다.
그가 부른 노래, ‘강남 스타일’ 인기도에 따라 색칠해진 세계지도가 그려지고, 심지어 미국의 영향력 있는 방송국에서 강남역을 취재하고 있으니 문화 콘텐츠의 위력에 새삼 놀랜다.
게다가 영어가 아닌 한국어로, 싸이 본인의 표현대로라면, 치지(cheesy)한 싸구려 말춤으로 오대양 육대주를 뒤집고 있으니, 부러운 한편, 기독교 문화 개혁의 방향에 대해 더욱 고민하지 않을 수 없게 되었다.
가수 싸이의 B급 문화가 결코 싸구려가 아니라는 것은 그가 만들어내는 무대를 보면 금방 알 수 있다.
타고난 열정과 재치, 난관을 털고 일어서는 뚝심, 이런 것들이 어우러져 오늘의 성공을 이루었다고 말할 수 있다.
우리가 말하는 기독교 문화의 궁극적 목표는,
사람들이 겪는 인생의 근본문제, 운명으로부터 오는 영혼의 갈급함, 시간이 갈수록 쪼그라드는 말년의 좌절, 그리고 온 세상이 자기 것인 양, 뛰고 날다가 어느 날 도적같이 엄습해오는 공허와 고독, 이 모든 것을 진실로 치유하고 답을 주고 힘을 줘서, 죽어서 천국 가는 것은 물론이고, 이 땅에서도 천국을 누리게 하는데 있다.
따라서 기독교 문화 개혁의 일환으로서,
이렇듯 숨어있는 B급 문화 예술인을 찾고 그들을 키워 육성하는 것, 이것이 바로 세계 복음화를 근간으로 하는 문화 그루터기 운동이 아닐까 싶다.
더불어 지금까지 문화 개혁을 위해 찾아온 것, 그것은 바로, 숨겨진 보화, 즉 내용 있는 전문성, 구령의 열정으로 가득한 영성, 그리고 끈기 있게 집중하는 지속성을 가진 문화 예술 체육인들을 발굴하고, 그들을 통해 구태의연하다 못해 지루하게 느껴지는 기독문화를 갱신 개혁하여 세련된 세속 문화를 압도해 나가는 것이다.
요즘 옛날에 잘 나가던 한 연예인을 가까이 만나고 있다.
한국인이지만 거의 일본인으로 살아온 그의 노래 인생을 통해, 복음 없는 문화인의 결말을 보는 것 같아 가슴이 아프다. 팔백만 우상이 우글거리는 그 땅에서 일본문화에 젖어 살아야했던 그의 인생은 ‘영혼과 정신과 육신의 총체적 시달림’ 속에서 벚꽃 같이 화려해 보이지만 결국 열매 없는 인생으로 전락해버리는 연예인들의 말로를 보여주고 있다.
우상 문화의 배경에 숨어 있는 귀신 문화, 그 영적인 세계에 대해 눈을 열어주지 않는 형식적 예배, 죄의식을 부추겨 속죄제로 헌금만 내면 다 되는 것처럼 가르쳐온 종교적 이기주의, 바리새적 교권주의는 결국 그로 하여금, 교회마저도 믿을 수 없고 기댈 수 없는 상처투성이 본거지가 되고 말았다.
그렇다면 진정한 기독문화의 개혁은 어디서부터 시작되어야하는 것일까?
늘 해온 이야기지만 끼 있는 문화 예술인들을 발굴 육성하되, 반드시 올바른 복음의 내용을 가지고 시작해야 한다는 것이다. 요즘 비주류의 상징으로서, 성경적 콘텐츠를 가지고 한국 영화사를 새롭게 쓴 김기덕 감독, 그 역시 B급 문화인으로서 혹독한 시간들을 통과한 끝에 이루어 낸 결실이지만, 웬일인지 영적으로 그를 들여다보면 볼수록 위태로움을 느낀다.
인생의 문제, 흑암 세계에 대한 민감성과 인간 본능의 사악함, 그 해결책으로써 성경적 사랑을 말하고 싶어 하는 듯하지만, 사실상 그 사랑의 실체인 복음,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가 갖는 엄청난 힘, 복음의 권세를 모르기에 세상의 모순과 억울함에 대해 질문만 던질 뿐 진정한 답도 없고, 힘도 없다.
그렇게 질문만 던지다가 끝내 무너지는 것이 종교다. 종교에 집중하면 반드시 인간은 언젠가 돌게 되어 있다.
다시 말해 정상적인 ‘사람’으로서의 삶이 불가능하다는 말이다. 특히 이러한 영적 문제는 재능이 많을수록, 그 끼가 발산되지 못할수록 더 심하게 찾아온다.
그러므로 우리가 할 일은 올바른 복음의 내용을 선포하고, 그리스도의 권세와 사랑을 전해야 한다.
그런 이들에게 답도 주고, 힘도 줘서 살려내야 한다. 그래서 마음도 바쁘고 기도도 절실하다.
/김서권 목사·(예수사랑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