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효식 칼럼] 일사각오(一死覺悟)정신을 기리며...

주기철 목사의 애국애족 정신은 젊은이들이 꼭 알아야 할 시대정신이다.

2017-06-13 09:47:49  인쇄하기


“일사각오란, 죽기를 각오하고 어떤 일이나 행동을 실천에 옮기며 사용하는 말”

언제 부터인가 “일사각오”라는 단어와 함께 주기철 목사님이 내 가슴속 깊은 곳에 자리를 잡았다.
생활의 끈이 느슨해지거나 나태한 생각이 들 때면 죽기를 각오하고 일본군의 집요한 고문에도 흔들리지 않고 끝까지 항거했던 주기철 목사님과 일사각오 정신이 떠오르기 시작했다.
개인적으로 특정한 종교가 있는 것도 아니면서 주기철 목사님이 나의 뇌리에 남아 순간순간 떠오르는 것은 어떤 종교나 사상을 떠나 그 분이 보여주신 강한 신념과 국가와 민족을 위한 뜨거운 애국심을 보았기 때문일 것이다.

33.jpg

 ▲사진: 칼럼리스트 황효식
작년 이맘때쯤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의 실화를 바탕으로 만들어진 한 맺힌 영화 “귀향”을 가족과 함께 보았다. 그 영화를 보는 동안 일본의 강제침탈에 의해 나라를 잃고 주권행사나 인권을 보장 받지 못한 채 일방적으로 끌려가 꽃다운 어린나이에 상상도 못할 끔찍한 일을 겪게되는 장면들을 보면서 두 주먹을 불끈 쥐어보기도 하고, 한숨을 내몰아 쉬기도 하고, 자세를 고쳐 앉기도 하면서 울분을 삼켜야만 했었다.
내 조국 내 산하를 굳건히 지켜 두 번 다시는 저런 만행에 휘둘리지 말아야겠고, 국토방위와 국력향상을 위해 미력하나마 힘을 보태고 마음을 모아야 하겠음을 절실하게 느끼고 집으로 돌아 왔었다.
점심 식사 후 오후에는 우연찮게 KBS TV에서 방영된 “일사각오 주기철“이라는 다큐멘터리를 보게 되었는데 불과 한 두시간전에 봤던 영화로 인해 반일감정이랄까 마음이 편치 않았는데 ‘죽으면 죽으리라’ 일사각오의 정신으로 일본군의 총칼 앞에 끝까지 항거하는 주기철 목사님의 행동과 정신은 나의 마음 한 구석에 깊은 울림으로 다가왔다.
다큐방송 말미에 주기철 목사님 기념관이 진해 웅천에 있다는 멘트가 나오는 순간 아내와 나의 눈이 마주침과 동시에 아이들의 눈을 살폈다.
아니“우리가 살고 있는 이곳 진해에 독립운동가 주기철 목사님 기념관이 있었단 말인가? 왜 우리는 여태 몰랐지? 우리한 번 가보자!”하고 온 가족이 의기투합하여 주섬주섬 옷을 챙겨입고 다시 자동차 시동을 걸어 창원시 진해구 웅천 소재 “항일 독립운동가 주기철 목사 기념관”을 견학했다. 이날은 우리가족에게 큰 의미를 부여할 만한 특별한 하루였다.
일제 강점기의 혹독한 시련 속에서 그 어떤 유혹에도 흔들림 없이 꿋꿋하게 자신의 신념을 보여주신 그분의 강인한 정신이야말로 이 시대를 살아가는 모든 이, 특히 국군장병을 비롯한 젊은이들이 본받아야 할 애국애족정신이 아닌가 생각해 보게 되었다.
나라를 잃은 서러움을 겪어보지 않은 지금의 세대로서는 당시의 뼈아픈 고통과 피 맺힌 한을 어찌 헤아릴 수 있겠으며 정치적으로나 외교적으로나 독자적인 권한이 박탈된 채 일본의 식민지로 법적보호를 받지 못하여 이리 차이고 저리 짓밟힌 일제 강점기에 겪은 통한의 35년을 어찌 낱낱이 표현할 수있겠는가? 일본제국주의의 조선민족 말살정책과 수탈정책의 융합으로 잔혹하게 저질러 왔던 그들의 만행을 부모님들의 얘기를 통해서 또는 매스컴을 통해서 어렸을 적부터 간접적으로 접해왔던 기성세대로서는 어는 정도 알고 있는 연령이기에 중학생, 고등학생인 아들딸의 손을 이끌고 나서기를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일본천황이 조선총독부를 통해 이 나라를 직접 통치하는 식민지배하에 있었던 상황과 나라를 빼앗겨 노예보다 더한 수탈과 억압을 장황하게 이야기 해본들 우리 집 아이들이 그렇듯이 해방이후 세대, 특히 지금의 젊은이들이 얼마나 이해할까 싶어 참으로 안타깝다.
예전에 비해 학교에서 역사과목에 대한 교육시간이 많이 줄었다고 들었고, 입시위주의 교육방식으로 일제강점기에 대해 깊이 있는 교육이 진행될까하는 의구심을 갖게 된다.
주기철 목사님의 참된 신앙과 삶이 그 시대의 많은 애국자와 선각자들 보다 더하고 덜하고를 떠나 모진 고문과 위협을 “일사각오의 정신”으로 흔들리지 않았던 그 절개를 잊을 수 없으며, 그 정신이야 말로 모든 것을 덮고도 남았기 때문이다.
특히 그분이 남기신 ‘다섯 가지의 나의기도’라는 내용은 아직도 뇌리를 맴돈다.
[다섯 가지 나의기도]
첫째, 나의 기도는 “죽음의 권세로부터 이기게 하여 주옵소서”
둘째, 나의 기도는 “장시간의 고난을 이기게 하여 주옵소서”
셋째, 나의 기도는 “내 어머니와 내 처자를 내 주님께 부탁합니다.”
넷째, 나의 기도는 “의에 살고 의에 죽게 하소서”
다섯째, 나의 마지막 기도는 “내 영혼을 내 주님께 부탁합니다.”
일본군의 온갖 핍박과 고문에도 절대 굽히지 않겠다는 굳은 의지가 담긴 이 기도문에서 “의에 살고 의에 죽게 하소서”라는 네 번째 기도 내용이야 말로 일사각오의 강한 신념이 담겨 있지 않을까 싶다.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각자 맡은 근무지에서 열심을 다하고 최선을 다한다 하지만 과연 우리의 마음가짐이, 나의 각오가 “일사각오”에 비교될 수 있을까 싶어 괜스레 숙연해지기까지 한다.
주기철 목사님이 몸소 실천하신 일사각오의 정신과 함께 민족과 국가를 사랑하는 애국애족의 정신이 내 마음을 지배하게 되어 더 없이 기쁘고 대한민국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자랑스러움과 뿌듯함을 느끼게 되었다. / 글 황효식
[황효식 약력] 68년생으로 , 창원대학교(전기공학과), 경남대학교 대학원(경영학 석사) 졸업

이전글 | '지교회'와 '공동목회'를 말한다
다음글 | 한교연, 더 이상 통합 지연시킬 명분 없다

목록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