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은 ‘말씀’으로 온 우주만물을 창조하셨고, 인간에게는 ‘말씀’을 주셨다. 그런데 ‘사탄의 메시지’에 홀라당 마음을 빼앗겨 ‘하나님의 메시지’를 상실해 버리면서 인간의 모든 문제가 들어오게 되었다.
그래서 하나님께선 친히 ‘말씀’으로 오셔서 ‘말씀’을 이루고 계시며 ‘말씀 받은 자’들을 통해 세계를 복음화하고 계신다. 당연히 사탄은 하나님의 메시지를 알지 못하도록 하기 위해 수많은 메시지를 내 보내는데 바로 그 메시지의 옷이 문화유적이다. 그렇기에 경주에는 ‘수많은 메시지’가 ‘다양한 옷’을 입고 앉아 있다. 메시지에 옷을 입히기 위한 장인의 노력은 엄청난 ‘집중’을 요구하여 때로는 기이한 설로도 흘러나오게 된다. 예컨대 ‘에밀레종’처럼 말이다!
에밀레종은 우리나라에 남아있는 가장 큰 종으로, 신라 경덕왕이 아버지 성덕왕의 덕을 기리기 위해 종을 만들려했으나 뜻을 이루지 못하고 그 뒤를 이어 혜공왕이 771년에 완성하여 ‘성덕대왕신종’이라 불렀다. 처음에는 봉덕사에 달았다 해서 ‘봉덕사종’이라고도 했다.
20여 년이나 공을 들였으나 번번이 종이 깨지고 제소리를 내지 못하자 사람의 기술만으로는 만들 수 없음을 알고 하늘의 도움을 구하는 ‘희생주술’을 펼쳤다는 신화와 일명 ‘맥놀이 현상’이라 불리는 끊어질듯 이어지고 끊어질듯 이어지는 종소리가 결합하여 ‘에밀레종’이라는 이름도 얻게 되었다.
한 독일학자는 에밀레종을 보고 감탄하여 ‘우리나라에 이런 유물이 있으면 박물관을 하나 따로 세우겠다’고 할 정도로 문화적 가치는 크다 한다. 노무현 정부 시절 문화부장관을 지낸 유홍준 교수는 베스트셀러가 된 그의 「나의 문화유산 답사기」를 통해 이렇게 밝히고 있다.
“내 단연코 말하건대 에밀레종은 인간이 다시 만들어낼 수 있는 유물이 아니다. 에밀레종 이전에도 없었고 에밀레종 이후에도 없는, 오직 에밀레종 하나가 있을 따름이다.”
왜 그토록 찬사해 마지않는가? 현대 기술로 두 번의 복제품을 만들었으나 흉내도 제대로 못 냈다는 평가이고, 더욱이 1975년 구 박물관에 있던 에밀레종을 현재의 국립경주박물관으로 옮겨 달면서 있었던 일화는 혀를 차게 한다(「이제야 털어놓는 에밀레종 옮길 때의 이야기」,『한국인』1985년 1월호).
에밀레종은 높이가 3.7M 무게가 22톤(97년 정밀특정 결과 18.9톤으로 확인)에 달하는 거대한 종인데 오직 쇠막대기 하나가 흔들리는 20톤이 넘는 범종을 매달고 있어 찬란한 현대 과학 기술이 이를 대신할 종고리를 만들었으나 번번이 휘어져 버려 또 다시 1,200년을 넘게 버텨온 그 직경 9cm 쇠막대기가 제 할 일을 하고 있다 한다.
현대의 기술로도 40톤이 넘는 무게(고정된 것이 아니라 흔들리기에 두 배 무게)를 지탱할 쇠막대기는 직경 15Cm 이하로는 만들지 못하는데 종은 그 구멍을 9Cm 이하로만 허락하고 있기 때문이다. 급기야 얼마 전에는 도저히 그 책임을 옛날 그 쇠막대기에게만 맡기기 미안했던지 종 밑에 받침대를 갖다 바쳐 이제 종은 석고상이 되어 버렸다.
전문인들도 ‘어떻게 그렇게 얇은 주물로 그렇게 섬세한 문양을 만들었으며, 어떻게 그렇게 깨끗한 용접이 가능했으며, 27톤이나 되는 끓는 쇳물을 부었는데 어떻게 기포가 생기지 않았고, 또 그 엄청난 무게를 지켜낸 거푸집은 또 어떻게 만들었는지 지금도 불가사의한 일’이라고 한다.
도대체 왜, 과학이 수천 배는 발달한 21세기가 1200년 전의 것을 흉내도 제대로 내지 못하는가? 생명 건 집중의 차이가 아닐까? 사탄은 지금도 너무나 많은 곳에 틀린 집중을 하게 하는데 전도자인 우리가 하나님께로만 집중한다면?
/박영환 목사 (경주 열방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