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은정 자매(32세, 가명)는 황해북도 봉산 출신으로 7년 전 질병으로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어머니와 두 여동생들과 살았다. 자매는 집단 농장의 현장 근로자로 성실히 일하면서 당에서 주는 적은 월급으로 어머니를 도우며 26세까지 생활하였다.
◆인신매매의 순간
2008년 어느 날, 퇴근 후 집으로 가려고 역전에서 차를 기다리는데, 어떤 아주머니가 말을 걸어왔다. 생활이 어려울 텐데 돈을 좀 벌어보지 않겠느냐는 것이었다. 어떤 일을 하면 돈을 버느냐고 물었더니, 오늘 저녁 C국에서 TV 한 대를 보내주겠다고 아는 사람으로부터 연락이 왔는데, 그 TV를 받아 전달해주면 한 달치 월급을 주겠다는 제안이었다. 무거운 TV를 들 수 있겠느냐는 말에 매일 농장에서 무거운 물건을 나르고 있기 때문에 걱정 안 해도 된다며 따라 나섰다.
밥 먹고 세 시간 정도 기다리다 자정쯤 되었을 때, 아주머니를 따라 강을 건넜다. 그곳에는 낯선 남자들이 승용차를 대기해놓고 기다리고 있었는데, 그것이 곧 인신매매를 당하는 순간이었다.
저 차를 타고 가서 TV를 받아올 때까지 기다렸다가 함께 되돌아가자던 아주머니의 말은 거짓이었다. 건장한 한족 두 사람이 뒷좌석 양 옆에 앉은 채 10여 시간을 계속 달렸다. 자매가 도착한 곳은 J시가 가까운 농촌 마을의 어떤 한족 집으로, 그 한족은 그들에게 돈을 건넸다.
◆중국인의 아내로 가정을 꾸리다
그 사람이 지금의 남편이다. 네 살 더 많은 남편은 술, 담배를 하지 않는 농부로 성실하고 착한 사람이었으며, 특히 자매를 끔찍이 사랑해주고 아껴주었다. 상상치도 못한 일들과 생활에 처음에는 괴로워 울기만 했던 자매는 되돌아갈 수도 없는 현실을 인정하고, 자신과 잘 살자고 애원하는 남편을 순순히 받아들였다. 그렇게 사는 동안 귀여운 아들이 태어났고, 현재 네 살로 잘 자라고 있다.
◆복음을 받다.
우리와 만나게 된 것은 역시 팔려와 옆 동네에 살고 있던 언니를 통해서였다. 자매는 복음을 듣고 예수를 그리스도로 영접하였다. 하지만 불교 신자였던 시어머니는 예수 믿는 것을 반대했다. 게다가 남편까지 시어머니의 말을 듣고 한 집에 두 종교와 두 신을 믿으면 풍파가 일어난다면서 어머니가 섬기는 부처를 믿으라고 했다. 자매는 “내가 당신에게 팔려 와서 6년가량 한 번도 대꾸하거나 반항한 적도 없이 순종하면서 알뜰하게 살아주지를 않았느냐? 그러니 신앙생활을 하는 것은 그냥 허락해 달라”고 눈물로 호소했다. 아내의 눈물에 남편이 허락을 하자, 우리는 탈북 전도사를 그 집에 보내어 그에게도 복음을 전하였다. 남편도 예수님을 그리스도로 영접하였다.
자매는 일주일씩 집중 성경 공부와 훈련을 받으러 미션 홈으로 나온다. 그때마다 남편은 잘 다녀오라면서 아이를 대신 돌봐줄 뿐만 아니라, 옥수수와 채소 등 농사지은 것을 싸주면서 반찬으로 해먹으라고 챙겨주기까지 한다. 자매는 말씀을 잘 알아들으며 은혜를 누리고 있다.
그러나 북한에 두고 온 어머니와 두 동생에 대한 그리움은 여전하다. 언젠가 연락도 하고 돈도 좀 보내주고 싶은데 아직은 연락할 방법도, 돈의 여유도 없다. 남편의 농사일이 많지 않아 부부는 시간을 내 남의 농사일도 돕고, 겨울에는 산에서 나무를 베어 팔며 돈을 벌고 있다. 은정 자매는 복음을 듣고 은혜를 받으면서 ‘언젠가 북한에 문이 열리면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으로 북한 복음화에 나를 써주옵소서’라고 기도한다. 자매에게 DVD 기계도 사주고 기초 메시지를 구입해 전달해 주었더니, 계속해서 성경말씀을 들을 수 있음에 매우 감사해하며 행복해 한다.
◆인신매매 당한것 북조선 복음화 하나님의 계획
비록 넉넉지 못한 어려운 농촌 생활 속에서 힘겹게 살아가고 있지만, 복음을 받고 제자의 길을 가면서 여기까지 인도하신 삶에 대해 하나님께 영광을 돌린다. 인신매매를 당해 팔려온 것이 아닌 하나님께서 북조선 복음화에 쓰시려고 이곳에 오게 하셨다며 기뻐한다. 북한복음화에 쓰임을 받는 그 날까지, 24시 기도 속에서 성령 충만의 응답을 계속 받겠다고 신앙고백하는 은정 자매의 가정과 앞길에 하나님의 은혜와 축복이 있기를 기도드린다.
/북한선교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