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기독일보

 
▲북한 국경 수비대가 자리를 비운 시간, 한 남자와 두명의 여자가 급히 두만강을 건너고 있다.

내가 정부 1청사와 2청사에서 공무원 다락방을 3년간 인도하고 있을 때 언론사에 문이 열렸다. 그리하여 기도하다가 공무원 사역은 수원의 정현국 목사님께 넘겨드리고 나는 언론인 사역과 북한을 돕는 북한선교로 사역을 바꾸게 됐다.

KBS에서 PD 다락방을 하고 있었는데 PD 한분이 프리랜서 VJ 한명을 소개하면서 복음을 전해주라고 했다. 그 VJ 프리랜서 감독은 예수를 그리스도로 영접하고는 자신은 국경지대에서 탈북자를 취재하는 사람인데 같이 가서 선교하자고 했다. 나는 그 분을 따라 처음으로 국경지대로 가게 됐다. 수많은 탈북자들을 만나게 됐다. 나는 탈북자들에게 복음을 전했고, 숨어서 지내며 불안하고 어렵게 지내고 있었기에 그들은 갈급하게 복음을 잘 받아 들였다.

하루는 북한에서 살다가 양식이 없어서 C국의 어느 도시에 있는 조카에게 도움 받으려고 66세 된 할머니가 나왔다. 나이는 66세였지만 굶주림과 고생으로 완전히 80대의 할머니 같았다. 호텔 식당 방에서 음식을 시켜놓고 둘러앉았다. 할머니와 조카가 되는 시청 공무원과 조교(조선교포) 그리고 나와 VJ가 같이 앉은 상태에서 할머니에게 복음을 제시했더니, 할머니는 진지하게 복음을 듣고 마음 문을 열고 예수를 그리스도로 영접하겠다고 했다. 그는 나의 손을 꼭 붙잡고 영접기도를 한 마디, 한 마디 따라하였다.

‘하나님 아버지’, ‘하나님 아버지’, ‘나는 죄인입니다.’ ‘나는 죄인입니다.’ ‘어디서 와서’, ‘어디서 와서’ 라고 따라해야 하는데 할머니는 ‘조선에서 왔습네다’ 하는 것이었다. ‘그게 아니고 내 기도를 그냥 따라하면 됩니다.’ 하고 ‘어디서 와서’ 했더니 “함흥에서 왔습네다”라고 또 말하였다. 나는 다시금 ‘그게 아니고 저의 기도를 그대로 따라하면 됩니다.’ 하고 따라서 영접기도를 시켜드렸다. 영접기도를 다 따라하고 난 뒤 눈을 뜨니까 할머니의 얼굴은 온통 눈물로 가득했고 예수님이 어디계시냐고 했더니 가슴을 가리키며 마음속에 계시다고 하였다. 옆에서 조용히 음식을 먹으며 그 광경을 지켜보고 있던 시청공무원이라는 할머니의 조카인 조선족 교포분과 조교분에게 나는 “방금 복음을 다 들으셨고 할머니가 영접하고 하나님의 자녀가 되시는 것을 봤으니 이제 두 분 선생님들께서도 영접기도를 따라 하시고 하나님의 자녀가 되세요. ”하고 권했더니 두 사람 다 “아이구 목사님! 우리는 공산당이에요. 공산당! 우리는 예수 믿으면 안 되는 공산당이라구요.” 하며 두 손을 내저었다.

나는 그 두 사람을 향해서 “예수를 영접하고 마음속으로 믿고 속으로 기도하면 됩니다. 표시내지 않으면 누가 알겠습니까? 전혀 문제가 없을테니 망설이지 마시고 예수님을 그리스도로 내 마음속에 나의 주인으로 모셔 들이세요.” 라고 했더니 두 사람이 서로 얼굴을 마주보고 눈으로 고개를 끄덕끄덕 하더니 영접하겠다고 무릎을 꿇었다. 그 두 사람이 나의 손을 붙잡고 예수님을 그리스도로 영접기도를 따라하며 구원을 받았다.

그렇게 세 사람이 예수님을 영접하고 난 뒤 식사를 맛있게 하고 나는 북에서 온 할머니에게 약간의 선교비를 드리고 부디 예수 잘 믿고, 기도하고 믿음으로 사시라고 권해드리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호텔 밖으로 나와서 작별인사를 하려는데 조교(조선교포)되는 분이 내게 조용히 드릴 말씀이 있다고 하면서 나를 이끌고 호텔 옆 캄캄한 골목길로 데리고 가기에 순간 덜컥 겁이 나기도 하였다. 그는 어두운 골목에서 “목사 선생! 정말 감사합네다. 나는 이곳에서 수년간 살면서 자주 조선의 조국에 다녀오는 사람입네다. 조국에서는 성경 읽는 것이 금지되어있기에 이곳에서 몰래 성경을 여러 번 읽어보았고 언젠가 때가 되면 자신은 반드시 예수를 믿겠느냐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이렇게 빨리 목사 선생 통해서 구원받게 될 줄은 몰랐습네다. 아무쪼록 정확한 복음을 전해주셔서 감사합네다. 목사 선생이 하시는 일에 하나님의 은혜가 함께 하시길 빌며 언젠가 또 만나 뵐 수 있었으면 좋겠습네다.”하고 와락 나를 껴안고 등을 두드리고는 어둠속으로 총총히 사라져 갔다.

그 다음날 17세 된 북한 소년 한명을 VJ가 데리고 왔다. 17세 된 북한 소년은 얼굴이 잘생겼고 미남형이었다. 사연인즉 어머니는 굶주리다가 별세하였고 아버지는 결핵과 질병으로 누워계시는데 양식이 없어서 구하러 나왔다는 것이었다. 나는 그 소년에게 사흘간 계속 복음을 전하였다. 그 소년은 복음을 잘 받아들였고 그리고 북한으로 되돌아가게 되었다.

나는 양식과 약품을 구해주었고 C국의 돈 5백 원(약 10만원)을 그 소년에게 주었다. 그 소년은 그 돈을 비닐로 밀봉시키더니 라이터를 켜서 비닐을 불에 그을러서 캡슐같이 밀봉해서 약을 먹듯이 물을 마시며 삼켜버렸다.

왜 그렇게 돈을 먹느냐고 물었더니 국경을 넘어 들어가다가 변방 수비대 군인들에게 붙잡히면 돈을 다 빼앗기는데 옷을 다 벗기고는 샅샅이 다 뒤져서 몸에 지니고 있는 것은 하나도 남김없이 다 빼앗기기 때문에 먹어버리고는 며칠 굶어서 용변을 참았다가 집에 도착하면 용변을 보아서 그 돈을 찾아서 아버지의 병간호에 써야 한다고 하였다.

나는 그 소년에게 아버지의 건강도 잘 돌봐 드리되 더 중요한 것은 영혼이 구원받는 것이므로 아버님께 예수님을 마음속에 모셔 드리라고 전하고 꼭 전도하라고 전했다. 국경지대에 우리는 오후에 도착하여 날이 어두워지기를 기다렸다. 드디어 땅거미가 지고 앞이 잘 안 보이는 어둠이 깊어지는 순간 그 소년과 뜨거운 포옹과 기도를 올리고 아쉬운 작별의 시간을 가졌다.

‘언젠가 우리는 꼭 다시 만나게 되리라.’고 말하며 그때까지 하나님께서 너를 지켜주실 것이라고 하고 ‘언제 어떤 상황 속에서도 너는 하나님의 자녀이며 하나님이 너와 함께 하심을 잊지 말라.’고 하고 헤어졌다. 소년은 팬티만 입고 옷을 벗어서 돌돌 말아서 양식복지와 함께 머리에 이고 강물을 건너가기 시작하였다. 아직도 얼음이 얼어있고 차가운 두만강을 가슴까지 차오르는 물살을 건너가며 뒤돌아보고 또 돌아보면서 눈물을 하염없이 흘리며 손을 흔들며 북쪽으로 사라져가던 그 소년을 잊을 수 가 없다. 나와 VJ 감독이 묶고 있는 조그마한 여관에 도착하여 나는 하나님께 눈물의 기도를 드렸다.

“하나님! 제가 하는 이일은 바다에 돌 하나 던지는 것과 같이 느껴집니다. 굶주리는 수많은 동포들에게 제가 전해드리는 이 조그마한 사역이 무슨 효과가 있을까요? 저는 힘도 없고 능력도 없고 할 일은 많고 어떻게 해야 합니까?” 하며 울며 기도하다가 묵상하고 있는데 성령께서 내 마음속에 이런 말씀을 주셨다.

‘엘리아야 너 혼자 남았다고 하지 말라. 내가 바알에게 무릎 꿇지 아니한 자 칠 천 명을 남겨놓았다 라고 하신 말씀처럼 너 혼자서 이일을 하다며 탄식하지 말아라. 내가 사방에서 칠천 명을 동원하여 이 일을 현재 진행하고 있느니라’ 하시는 음성이었다. 나는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하며 다시 힘을 얻었다.

다음날 나는 눈물 젖은 두만강의 다리가 있는 곳에 나갔다. 다리 밑에서는 두만강물이 소리 없이 유유히 흐르고 있다.

그곳에서 저 북녘 땅이 바로 발치 앞에 와 닿는다. 북조선 사람들이 다리 위에서 오고가고 있고 다리 건너편에서는 총을 멘 북한 군인들이 지키고 서 있다. 그곳에서 평양에서 왔다는 여자 의사 분을 만났다. 그 여의사는 50대 초반의 중년 부인이었고 북한의 김일성 대 의과대학을 나와서 의사로 재직 중이라고 했다. 그러나 너무 살기가 어려워서 이곳의 친척집에 와 있으면서 서울의 봉천동에 살고 있다는 친척에게 도움의 편지를 보내놓고 답장을 기다리고 있는 중이라고 하였다.

나는 그분에게 성경을 읽어보았느냐고 질문하였고 그녀는 이곳에 나와서 몇 달 째 지내고 있으면서 성경을 열심히 읽어보았다고 하였다. 읽어보니까 어떻더냐고 했더니 ‘좋은 얘기도 많은데 엉터리도 몇 가지가 있더라.’고 하길래 무엇이 엉터리 같이 느껴지더냐고 다시 물었다. 그녀는 ‘어떻게 처녀 혼자서 아기를 낳을 수 있느냐? 마리아가 결혼하지 않고 처녀로서 어떻게 예수를 낳을 수 있느냐? 어떻게 죽은 자가 다시 살아날 수 있느냐? 어떻게 베드로가 물위로 걸어갈 수 있느냐?’고 묻는 것이었다. 나는 그녀에게 당신의 IQ가 얼마냐고 했더니 ‘백 얼마’ 라고 대답했다. 나는 그녀에게 ‘하나님의 IQ가 얼마인지 아느냐? 이사야 40:28에 만도 억도 아니다 무한대라고 하셨다. 당신의 좁은 머리로 낮은 IQ로 하나님의 무한대의 능력을 다 알 수 있겠느냐? 말씀으로 우주만물을 창조하셨고 지구라는 접시에 60억 인구를 담아 끈도 없이 받침대도 없이 돌리시는 하나님의 무한하신 능력이 당신의 좁은 머리에 다 이해가 되겠느냐?’고 물었다.

그리고 ‘하루살이 벌레는 아침에 났다가 저녁에 죽어버린다. 그 하루살이 벌레가 어제 일을 알겠느냐? 작년 일을 알겠느냐? 그 하루살이가 고대사회 일을 알 수 있겠느냐? 내가 비행기를 타고 오는데 밖을 내다보니 비행기가 10Km로 천천히 구름 위를 가는 것 같으나 사실은 800Km로 달린다고 계기 안내판에 나온다.’고 말하며 우리의 눈과 과학은 그렇게도 차이가 나는 것이라고 하였다. ‘처녀의 몸에서 태어나야 하나님의 아들이지, 남녀가 결혼해서 태어나는 아이는 사람이지 하나님의 아들이 아니라’고 하였다. ‘죽었다가 다시 살아나야 하나님의 아들이지 죽고 못 살고 부활을 못한다면 사람이고 하나님의 아들이 아니지 않겠느냐, 하나님이 무엇을 못하겠느냐’고 했더니 그녀는 그 자리에서 ‘내가 그 말을 믿습니다. 나를 구원받게 해주세요.’ 라고 했다. 그녀는 그 자리에서 내 손을 붙잡고 예수님을 그리스도로 고백하고 영접기도를 따라 했다. 영접기도 후 그녀의 눈가에는 감격의 눈물이 흐르고 있었고 구원의 감격에 가슴벅차했다. 나는 그런 모습들을 보면서 하나님께 영광을 돌렸다.

“주는 그리스도시요 살아계신 하나님의 아들이시니이다”라고 고백하면서 그녀와 작별하였다.
  
(다음호에 계속)/북한선교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