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장합동 남대구, 경동노회의 다락방관련자 징계. 기독신보,1995,9,23 [5-1]
조선시대 비극의 ‘4대 사화(士禍)’는 기득권 훈구세력이 신흥 사림세력을 정치적으로 몰아내기위한 참극이었다.
한국교회사에도 이와 유사한 사건이 있었다 이른바 ‘다락방 전도사화(傳道士禍)’ 이다.
전도운동에 참여한다는 이유로 합동, 통합, 고신 등 주요교단 500여명의 목사들이 해당 교단으로부터 제명, 면직 출교 처분을 받았다.
이는 한국교회 100여 년 역사상 신사참배 이후 가장 수치스럽고 뼈아픈 역사로 기록될 것이다.
중세교회 종교개혁 전야에 왈도파가 현장에서 설교하고 복음을 전한다는 이유로 무수히 많은 성직자들과 그의 가족들이 마녀사냥식 종교재판에 의해 무참히 참형을 당하며 순교를 당했다. 길거리에서 설교하지 말라는 교황청의 명령을 듣지 않았다는 것이 그 이유이다.
그와 같은 사건이 되살아 난 것이 바로 한국교회에서 일어난 다락방전도운동 참여자들에 대해 합동, 통합, 고신을 비롯한 주요 교단이 수백명의 목사를 제명, 면직 출교 등을 책벌했다. 목사에게 제명이나 면직은 사형이나 마찬가지이다. 이는 한국교회 최초의 ‘전도사화’이다.
30여년 전 류광수 목사가 이끄는 다락방전도운동은 부산에서 큰 반향을 일으키며 류광수 목사가 시무하던 동삼제일교회는 급성장했다. 이 과정에서 교인 이동으로 불만을 품은 합동 부산노회 목사들이 음모하여 류광수 목사를 고발하고 노회로 하여금 온갖 누명을 씌워 면직 처분하기에 이른다. 그럼에도 다락방 전도운동 부산을 넘어 전국으로 급속 확산되며 전국 각지에서 한국교회 거의 모든 교단에서 1만여 명 목회자들과 수많은 평신도들이 다락방 전도운동에 참여해 전도훈련을 받았다.
하지만 다락방전도 훈련을 받고 돌아간 목회자 평신도들이 현장에서 전도운동을 일으키는 긍정적 영향이 매우 컸음에도 교권주의자들은 부정적 내용을 부각시켰다. 교회분열을 부추긴다는 음모론이 확대되고, 부산노회가 조작된 이단누명을 씌운 내용을 사실인양 부각하며 다락방전도운동 확산을 막기 위해 다락방전도에 참여한 교회와 목회자 평신도들에게 통제를 가했다.
교단마다 목회서신이나 총회지침을 보내 다락방전도운동에 참여하지 말 것과 참여시에 징계할 것을 경고했다. 당시 만여 명의 목사와 평신도들이 다락방전도운동에 참여 했었지만 교단의 통제가 강화되기 시작하자 대부분의 목사들은 ‘다락방전도운동은 성경적이지만 교단의 명령을 따를 수밖에 없다’며 다락방전도운동에서 손을 뗐다.
그러나 끝까지 다락방전도운동을 계속한 500여 명의 목사들은 각 교단으로부터 ‘참여금지 불복종’이란 ‘죄 아닌 죄명’으로 면직, 제명 출교처분을 받았다.
당시 다락방전도운동에 참여한 대부분의 목회자들은 합동, 통합, 고신, 기성, 기감, 기침 등 정통교단에서 개혁주의 정통신학을 배운 목사들이 대부분이었다.
당시 다락방전도운동에 참여한 합동측 목회자만 4백여 명이었고 통합, 고신, 기침, 등 주요교단 지도자급 인사들이 다락방전도훈련을 받았다. 다락방전도훈련에 참가한 인원은 무려 1만4백 78명 이었다.(1995년 11월5일 기준, 목사, 강도사, 전도사 등 포함)
거의 모든 교단을 망라하고 정통교단 신학대에서 수학한 목사들이 다락방전도운동에 참여했다는 사실은 다락방전도운동이 성격적이었음을 보여주는 한 단면이다.
당시 다락방전도운동을 떠난 분들의 공통적인 증언은 “결코 다락방전도운동이 이단이 아니다. 다락방전도운동이 워낙 파급력이 크다보니 교단들이 위기를 느낀 것이 원인이었다”고 말한다. 다락방전도운동에 대한 각 교단의 이단정죄는 교리적 문제라기보다는 다락방확산을 막아보고자 했던 신학의 탈을 쓴 정치적 음모의 결과인 셈이다.
1995년부터 교단 차원에서 다락방전도운동에 대한 핍박이 본격화되기 시작했다. 예장 고려로부터 시작된 핍박은 고신, 합동, 개혁, 통합 기성, 기침, 기감, 기하성, 대신, 기장 등 거의 모든 교단으로 번졌다. 이 핍박은 무려 27여 년 이상 계속되고 있다.
핍박은 국내뿐 아니라 해외 선교지에서도 동일하게 일어났다. 제명이나 면직을 당한 목사들은 하루아침에 개척한 교회마저 몰수당하고 내 쫒기거나, 심지어 성탄전야 엄동설한에 거리로 쫓겨난 목사도 있었다. 해외에서는 선교사들이 선교지에서 소명기회도 없이 통지문 한 장에 면직처분으로 축출당하기도 했다.
성경적인 전도운동에 동참하겠다고 나선 목회자들에게 교단들이 한꺼번에 일어나 제명, 면직 처리한 사건은 중세교회의 마녀사냥식 재판에 비견할 만큼 한국교회사에 너무나도 가혹하고 수치스러운 역사로 기록될 것이다.
이에 대해 한국대학생선교회 C.C.C 설립자 고 김준곤 목사는 생전에 모 언론사와의 인터뷰에서 다락방전도운동에 대한 자신의 입장을 밝혔다.
▴ 출처: 고 김준곤 박사 대담 2006.12.22. 세계복음화 신문
“전도하고자 하면 분열이 납니다. 저도 C.C.C. 초창기에는 억울한 이야기를 많이 들었어요. 기존의 조직들은 어떤 도전을 받게 되니까 자를 수밖에 없어요. 제가 다락방전도운동에 대한 여러 가지 이야기들이 나오자, 자료들과 메시지를 쭉 검토해봤습니다. 다른 문제가 아니라 정치적인 문제가 컸습니다. 다락방전도운동이 이단이라고 결정된 것에 대해,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모 교단에서 교회사적인 회개를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전도를 열심히 하자는 것인데, 기존의 교단에 조금 마음의 상처가 나도 어떻게든 함께 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라고 했다.
한국이 낳은 전도자 고 김준곤 목사가 생전에 다락방전도운동을 이단이라 한 것은 교회사적 회개를 해야 한다고 일찍이 강조했다는 사실은 한국교회가 뼈아프게 받아들여야 할것으로 보인다.
[다음호: 전도사화(2) 교단의 전도운동 핍박 ]
/ 윤광식 기자(kidokilbo@daum.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