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기독일보

▲거리에서 전도자료를 나눠주었다고 불법행위로 기소된 문제의 전도자료들

러시아 극동에 위치한 추코트카 자치구Chukotka Autonomous Okrug의 법원은 지난 5월 별도의 두 사건에서, 성경과 기독교 서적을 개인적으로 배포한 기독교인 2명에게 벌금을 부과하면서 이러한 배포가 개인 전도가 아니라 불법적인 교인 모집에 해당한다고 판결했다.

그 두 기독교인, 즉 러시아 극동에 위치한 도시 아나디리(Anadyr) 출신의 리쉬코프 미하일 이바노비치(Ryshkov Mikhail Ivanovich)와 북극 항구 도시인 페베크(Pevek)출신의 코프툰 니콜라이 알렉세예비치( Kovtun Nikolai Alekseevich)는 각각 항소했다.

순교자의 소리 현숙 폴리 대표에 따르면 이번 사건은 러시아 기독교인의 개인전도 활동에 대한 새로운 차원의 규제가 시작되었음을 보여준다고 말한다. “러시아 법원이 성경이나 책이나 전도 책자를 공개적으로 나눠주는 기독교인의 활동을 불법적인 교인 모집으로 판결한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이전에도 다양한 기독교 활동을 했다는 이유로 법원이 기독교인들에게 벌금을 부과한 사례가 있었지만, 그런 판결은 정부에 등록되지 못한 교회에만 해당되었던 판결이었습니다. 하지만 이번 두 가지 판결에는 피고인들의 교회의 등록 상황에 관한 언급이 없습니다. 대신 법원은 기독교 문서를 대중에게 배포한 것을 범죄로 규정하고, 그것은 개인적 전도 행위가 아니라고 판결했습니다.”

첫 번째 사례에서 리쉬코프 미하일 이바노비치는 러시아 연방법 No. 125 제 24조 2항, "양심과 종교적 결사의 자유"를 위반하여 벌금을 부과받았다. 현숙 폴리 대표는 말한다. “올해 3월 11일, 리쉬코프는 친구들과 함께 「What God Promised하나님께서 약속하신 것」이라는 제목의 달력과 『The Most Important Truths가장 중요한 진리』, 『Stop and Ask멈추고 구하라』 같은 기독교 서적 및 전도지를 아나디리 시에서 배포했습니다. 당시에는 당국자들이 그들을 제지하거나 방해하지 않았지만, 6일이 지난 뒤 경찰이 전도지에 표시된 리쉬코프의 주소지로 찾아와 그가 “신규 회원을 모집하기 위해 종교 단체의 교리에 관한 정보를 주민들에게 유포했다’는 혐의로 기소했습니다.”

현숙 폴리 대표는 리쉬코프 미하일 이바노비치가 5월 18일 아나디리 지방 법원에서 무죄를 주장했다고 전한다. “리쉬코프는 사람들을 교회에 모집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구원으로 인도하기 위해 자신이 기독교 자료를 배포한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리쉬코프는 러시아 헌법 제28조, 즉 모든 시민은 종교적 신념을 전파하고 그에 따라 행동할 자유를 보장받는다는 조항을 인용했습니다.”

이에 러시아 법원은 미하일 이바노비치 리쉬코프에게 유죄를 선고하고 1만 루블(약 15만원)의 벌금을 부과했다.

두 번째 사례에서는 코프툰 니콜라이 알렉세예비치 Kovtun Nikolai Alekseevich가 지난 3월 페베크의 Pevek의 한 상점에서 『25 Favorite Stories from the Bible성경에서 가장 좋아하는 25가지 이야기』라는 책을 사람들에게 나누어 주었다. 현숙 폴리 대표에 따르면 그는 연방법 No.125 제24조 2항에 따라, 성경 배포는 불법적 형태의 교인 모집이라고 주장하는 당국자들에게 기소되었다.

현숙 폴리 대표는 “코프툰 니콜라이 알렉세예비치는 2023년 5월 31일 차운스키Chaunsky 지방 법원에서 무죄를 주장했습니다. 그는 성경이 교인을 모집하기 위한 수단이 아니라 하나님의 말씀이며, 사람들을 교회가 아니라 하나님께로 인도한다고 변론했습니다. 그는 자신이 성경 이야기를 배포한 것은 어떤 종교 단체를 대표해서가 아니라 자신의 신앙을 전파할 합법적 권리를 지닌 러시아 연방 시민으로서 행동한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나 법원은 그에게 유죄를 선고하고 벌금 5000루블(약 77,000원)을 부과했다.

현숙 폴리 대표는 이러한 사건들이, 러시아의 복음주의 개신교 성도들이 직면한 어려움이 점차 증가되고 있음을 단적으로 보여준다고 분석한다. “러시아 정교회는 영적, 정치적, 법률적으로 러시아 전역에 강력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복음주의 개신교 활동은 러시아 정교회 활동과 전혀 다릅니다. 러시아 정교회에서 전도와 기독교 문서의 배포는 곧 정교회를 더 강화시킨다는 의미인 반면, 복음주의 개신교 성도들에게는 그리스도를 믿는 것과 특정한 교회에 등록하는 것이 별개의 문제입니다. 이 소송 사건은 러시아 법원이 러시아 정교회의 생각을 따라 움직이면서 개신교 교회를 범죄자로 취급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최근 사례에 지나지 않습니다. 전 세계 기독교인들은 이러한 상황을 인지하고 우리와 한 몸을 이루고 있는 러시아 복음주의 개신교 성도들을 위해 주님께 기도해야 합니다.”

순교자의 소리는 이 두 사건이 항소 법원에서 심리될 때 그 심리에 참여할 판사들과 성도들을 위해 기도할 것을 촉구하고 있다. / 윤광식 기자(kidokilbo@daum.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