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양사역자 강한별 씨(사진 왼쪽에서 두번째)의 버스킹예배는 2016년 6월부터 현재까지 매주 토요일 저녁 7시 반, 철산 로데오거리에서 갖고 있다. (사진/유투브 캡쳐)
매주 토요일 저녁, 광명시 철산동의 로데오거리 한복판에서 강한별씨의 버스킹 예배를 만날 수 있다.
기독교에 대한 부정적인 시선 속에, 팬데믹 시절을 거치면서 사라진 한국교회 거리 공연집회의 한 모습이다. 찬양과 말씀, 말씀과 복음 전도로 이어지는 동안 로데오거리엔 어느덧 60여 명의 사람이 모여 있었다. 먼발치에서 찬양을 따라 하는 이들까지 포함하면 족히 80명이 넘는 인원이다. 지나다 멈춰 서서 바닥에 음료 컵을 내려놓고 찬양하는 사람들, 아이를 등에 업고 기도하는 엄마들, 불편한 몸을 흔들며 '아멘'을 외치는 장애인들까지, 거리 위는 작고 동그란 예배당이 되었다.
“안녕하십니까? 저는 예수님을 믿는 청년입니다. 7월 1일 버스킹예배를 아버지께 올려 드립니다. 예수 그리스도를 찬양합니다. 할렐루야.”
담대히 복음을 전하는 버스킹예배 인도자 강한별 씨는 2016년부터 지금까지 7년 동안 단 한 번도 쉬지 않고 예배를 이어왔다. 365번 토요일 저녁마다 로데오거리에서 예배자로 섰다. 교회의 신실한 청년이자 교사였던 강 씨는 오직 ‘하나님을 조금 더 찬양하고 하나님께 온전히 쓰임 받자’는 마음 하나로 거리에 나섰다.
“SNS에서 앰프를 증정하는 이벤트를 우연히 보게 됐어요. 정말 희한하게도 감동이 왔습니다. 앰프를 들고 찬양하고 싶다는 마음이었죠. 새벽예배에서 하나님께 여쭸습니다. 엄청난 은혜를 내려 주셨어요. 다음 날도…. 그때부터 철산동 로데오거리로 나가 예배를 드리게 됐습니다.”
강한별 씨는 현장에서 만나는 수십명의 예배자 뿐 아니라 유튜브 채널에서는 수십만 명의 사람들이 함께한다. (사진/유투브)
그저 더 찬양을 드리고 싶어 시작한 예배였다. 밖에서 굳이 예배를 인도할 이유가 있느냐는 반복되는 질문에 대한 답이기도 하다. 강 씨는 이렇게 오래 하게 될 줄은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다. 그저 시작했을 뿐인데 순간마다 너무도 행복했다.
“예배를 방해하는 분들이 꽤 계세요. 지나가며 소리도 지르고 예배드리는 것처럼 왔다가 카메라 가리며 방해하는 학생들도 있고요. 경찰서에 신고도 많이 당했어요. 하지만 단 한 번도 예배가 중단된 적은 없었습니다. 하나님의 은혜죠.”
물론 기쁘고 감사한 일이 더 많다. 42년 동안 모태신앙으로 살다 교회를 떠났던 가나안 성도가 강 씨의 유튜브로 예배를 드린 후 다시 교회로 돌아간 일이 좋은 예다. 누군가에게 첫사랑을 회복하는 계기가 됐다는 것이 신기하고 감사할 따름이다. 영상으로 버스킹 예배를 보다 직접 예배를 드리려 경기도 남양주시에서 왔다는 전병국 집사(강남중앙침례교회)는 “젊은이의 열정과 헌신이 대단하다. 큰 은혜와 감동을 받았다”며 “기독교에 대한 시선이 곱지 않은 시대에 큰 울림을 주는 신앙인”이라고 말했다.
7년의 사역을 하면서 자연스레 동역자도 생겼다. 같은 교회에 출석 중인 안수집사 한 분과 유튜브 영상을 보고 자원해서 촬영 스텝이 된 청년. 예배 내내 기도해 주시는 어머니도 든든한 동역자다.
“믿는 분 중에 ‘이게 전도냐? 관계전도를 해야지’라고 말씀하시는 분이 계세요. 하지만 저는 이렇게 외치는 사람이 있어야 한다고 확신해요. 만약 어떤 이에게 오늘이 마지막이라면 누군가 예수 그리스도를 전해야 하잖아요. ‘귀 있는 자들은 들을지어다. 듣는 자는 살아나리라. 전파되는 것은 그리스도니’라고 하셨기에 광야에 외치는 소리가 있어야 합니다. 하나님께서 저를 불러 주셔서 감사할 따름입니다.”
강 씨의 버스킹예배는 팬데믹 시절, 유튜브(버스킹예배자)를 통해 더욱 알려졌다. 현재 7.2만 명의 구독자가 있으며 예배 영상마다 30여만 회의 조회수를 기록할 만큼 인지도가 높다. 그 결과 자신의 출석 교회 이름을 밝히기 어려울 만큼의 불편함도 얻게 됐다. 강 씨는 자신이 다른 거리 예배자들에게 작은 도전을 줄 수 있어서 감사하다면서 현재 전국 곳곳에 버스킹예배가 일어나고 있다며 기뻐했다. 강 씨는 예장합동총회 소속 교회에 출석하며 찬양사역자로 살아가고 있다. 버스킹예배 외에도 여의도순복음교회 협력 간사 등 여러 모양의 찬양사역자로 활동 중이다.
“계획은 하나, 예배를 통해 위로가 필요한 분들께 생수 되시는 예수 그리스도를 전하는 것입니다. 저는 지금의 예배가 마지막인 것처럼 드려요. 그래서 주님의 피의 복음을 외치고자 노력합니다.”
강 씨는 거리의 예배자들이 말씀과 찬양을 통해 주님의 음성을 듣게 될 것이라는 확신이 있다. 그래서 토요일 저녁, 길거리 예배를 멈추지 않을 생각이다. 때를 얻든지 못 얻든지 전파되는 것은 오직 그리스도 예수이기 때문이다./ 윤광식 기자(kidokilbo@daum.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