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남아프리카공화국 케이프타운에서 열린 제3차 로잔대회 모습. 제4차 대회는 내년 9월 22일부터 인천 송도에서 열린다. ⓒ국제로잔위원회
교계 일각 이단연구단체에서 로잔 운동에 대해 비판을 제기한 것과 관련, 한국로잔위원회(이사회 의장 이재훈 목사, 총무 최형근 교수)가 “논리적인 비약이자 제대로 된 확인을 거치지 않은 ‘비판을 위한 비판’”이라고 일축했다.
내년 9월 22~28일 인천 송도에서 개최되는 제4차 로잔대회 ‘서울 2024’(한국준비위원장 유기성 목사)를 앞두고, 한국기독교이단상담소협회와 세계기독교이단대책협의회는 22일 기자회견을 열고 로잔운동에 대한 ‘다원주의’, ‘신사도운동’ 등의 의혹을 제기했다.
∎다원주의 입증할 문서 어디에도 없어
이에 한국로잔위원회 신학분과위원회는 즉각 반박문을 발표했다. 이들은 “로잔운동을 로마카톨릭, 안식교, WCC 등과 같은 자유주의와 이단, 종교다원주의에 대해 포용적이라고 주장한다”며 “(그러나) 이 주장을 입증할 문서는 어디에도 제시되지 않았다”고 했다.
로잔 측은 “제3차 로잔대회에는 소수의 WCC와 정교회 대표들이 참관인의 자격으로 방문했으며, 로잔운동은 에큐메니칼 운동에 대응해 일어난 운동으로 WCC의 신학적 견해와는 차이가 있으며, 더욱이 로마카톨릭과 정교회의 신학과 선교에 관한 입장과는 현저한 차이가 있다”고 했다.
이어 “특히 로잔운동의 대회 문서인 로잔 언약, 마닐라 선언문, 그리고 케이프타운 서약은 ‘종교 다원주의’에 대해 철저히 비판적인 견해를 표방하며 복음의 온전함과 복음 전도의 우선성을 주장한다. 로잔운동의 문서들을 자세하게 탐독하지 않고 왜곡해 기술한 다른 2차 자료들을 중심으로 로잔운동에 대해 비판을 위한 비판을 한 것”이라고 했다.
∎피터 와그너의 로잔 참여는 변질 이전
신사도운동 주창자인 피터 와그너가 로잔에 참여한 것은 그가 변질된 활동을 펼치기 이전이라고 했다. 로잔 측은 “1989년 제2차 마닐라 로잔대회에 소위 ‘신사도운동’의 주창자인 피터 와그너가 주강사로 참석하므로 신사도 운동이 시작되었다고 주장했다. 이 주장은 안희열 교수의 논문 ‘로잔운동이 세계선교에 끼친 영향과 한국교회가 나가야 할 방향’을 인용해 주장했다”며 “그러나 안 교수의 논문에는 서 목사가 인용한 내용이 전혀 언급되지 못했다. 이것은 연구의 정직성과 연관된 문제”라고 했다.
이어 “실제 1989년 제2차 마닐라 로잔대회의 피터 와그너는 신사도주의적 성향을 보이지 않았고, 1990년대 중반 ‘영적 전쟁(전략적 차원의 영적 전쟁)’, 지역의 영, 땅 밟기기도, 영적 도해 등 비성경적 주장을 했으며 2001년 이런 영적 전쟁과 연관된 주장을 통해 신사도 운동을 전개했다”고 했다.
이어 “그 이후 로잔운동은 피터와그너의 신사도운동을 로잔의 공식 대회 문서인 로잔언약, 마닐라 선언문, 그리고 케이프타운 서약뿐 아니라 로잔 주제보고서(LOP)와 다른 문서에서 옹호하지 않았고, 그를 로잔운동이 주최한 대회의 강연자로 세우지 않았다. 그 이유는 복음주의 선교에서 영적 전쟁과 능력 대결이라는 주제에 담긴 내용이 선교적 논쟁을 불러왔기 때문”이라고 했다.
이어 “따라서 제2차 마닐라 로잔대회(1989) 이후에 등장하는 전략적 차원의 영적 전쟁, 지역의 영, 땅 밟기기도, 영적 도해 등의 개념을 옹호하는 신사도 운동의 잘못된 영적 전쟁 개념과 로잔운동의 신학과 선교는 무관하다. 그의 왜곡된 영적 전쟁 이해에 대해 1995년 복음주의 선교신학자 로버트 프리스트 교수와 동료들은 ‘선교학적 혼합주의’라는 논문에서 피터 와그너, 찰스 크래프트, 신디 제이콥스, 에드 머피, 조지 오티스 Jr. 등의 견해를 비성경적인 것으로 규정하고 치밀하게 그 오류를 폭로했다”고 했다.
∎로잔-인터콥 연루는 논리적 비약
로잔 측은 “인터콥이 홈페이지에 로잔 언약을 신앙고백으로 삼고 있다는 점을 들어 로잔운동을 비판한다. 그러나 인터콥 홈페이지에는 로잔언약뿐 아니라 ‘웨스트민스터 신앙고백을 따른다’라고 명시한다. 이런 이유로 로잔운동을 문제시할 경우 웨스트민스터 신앙고백을 따르는 교파들과 신학교도 문제가 있다는 논리가 성립된다. 이는 논리적 비약”이라고 했다.
이어 “로잔운동의 문서들은 인터콥에 관해 어떤 언급도 하지 않으며 현재 인터콥과는 어떠한 관계도 갖지 않는다. 이단사이비에 연루된 교파와 선교단체들은 정통교단의 교리적 신앙고백이나 문서들을 이용해 자신들의 문제점을 교묘히 은폐하려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인터콥이 로잔 언약을 인터콥이 받아들인다고 표방하는 것은 그들의 자유”라고 했다.
∎사회적 책임 회피 않는 복음의 총체성
또 로잔운동이 복음전도의 우선성을 상실하고 사회구원을 강조하는 사회윤리운동의 경향을 띤다는 비판에 대해 “로잔의 문서들은 복음전도의 우선성을 강조하면서도 그리스도인의 사회적 책임을 회피하지 않는 복음의 총체성을 견지한다. 이런 이유로 예수 그리스도의 유일성과 보편성을 견고히 붙잡고 있으며 성경에 근거해 낙태반대운동(2021년 이후 매년 프로라이프와 함게 낙태반대운동 전개)과 차별금지법 제정 반대 운동(의장 이재훈 목사 및 로잔 지도자들의 국회 앞 시위) 등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다”고 했다.
이들은 끝으로 “로잔운동은 복음 중심 운동이며 복음전도와 선교운동이고 성경에 근거한 선교문서를 통해 복음을 전하는 교회론적이고 목회적 차원을 띠고 있다. 로잔운동에 관해 깊이 알기 원하는 분들은 반드시 로잔 언약, 마닐라 선언문, 케이프타운 서약을 탐구하길 권고한다”고 밝혔다.
한편, 한국기독교이단상담소협회와 세계기독교이단대책협의회는 지난 22일 기자회견을 열고 로잔운동에 대한 ‘다원주의’, ‘신사도운동’ 등의 의혹을 제기했다.
▴로잔 대회에 우려를 표하는 기자회견이 열렸다.
한국기독교이단상담소협회(이하 한상협)와 세계기독교이단대책협회(이하 세이협)가 22일 오후 서울 종로구 한국교회100주년기념관 그레이스홀에서 제4차 로잔 대회에 우려를 표하는 내용의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이날 기자회견은 진용식 목사(한상협, 세이협 대표회장)의 모두발언, 강신유 목사(광신대 교수)와 맹연환 목사(광신대 총동문회장)의 발제, 이용호 목사(전 고신 총회장)의 격려사, 질의응답 순으로 진행됐다.
∎로잔 운동은 신복음주의-종교다원주의 성양 지적
한상협과 세이협은 성명서에서 “로잔 운동의 주요 인물은 빌리 그래함과 칼 헨리다. 이들은 신복음주의자들이었다. 신복음주의는 복음주의로 인해 세상으로부터 교회가 고립되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신복음주의자들은 로마가톨릭, 안식교, 에큐메니칼에 대해 포용적이고 이들과 연합했다. 빌리 그래함은 종교다원주의 성향으로 변신했다”며 “로잔 운동은 신사도운동을 포함한 종교다원주의 운동 결과를 낳았다”고 주장했다.
진용식 목사는 모두발언과 출간한 저서 등을 통해 “1974년 1차 로잔 대회는 빌리 그래함이 주도한 1966년 베를린 세계복음화대회를 통해 성경적 선교에 대한 신학적 정립의 필요성, 당시 크게 부각된 민족주의, 인구 문제, 경제 문제 등에 대한 선교적 논의의 필요성에 대한 응답으로 탄생됐다. 로잔 운동은 상부 조직 중심으로 주관되는 방식이 아닌, 선교를 위해 헌신하는 마음을 가진 사람이라면 누구나 가서 협력할 수 있는 선교를 위한 마당 같은 곳으로, 로잔 운동은 복음주의 교회들의 선교 운동을 일으키는 데 크게 공헌했다”고 했다.
∎신사도운동 교리발표 지적
진 목사는 “로잔 운동은 공식적으로 신사도 운동 이단사상을 전파한 것은 아니지만, 2차 대회에서 피터 와그너가 강사로 참여해 ‘지역의 영들’이란 주제를 강의하며, 악한 영들에 대한 싸움을 보다 적극적으로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로잔 대회 후에 쓴 ‘기도는 전투다’ 책에서 귀신은 우상이나 동물, 집, 나무나 산 등 자현 형상과 사물에 달라붙어 있다고 한 바 있다. 이는 소위 무속신앙, 땅 귀신 교리”라며 “4차 로잔 대회에 참여하는 선교사역자와 교계 지도자들은 세계 선교에 집중하다 무속적, 미신적, 비성경적 주장이 퍼져나가지 않도록 각별히 유념하고 경계해야 한다. 신사도운동 교리를 발표한 일이 잘못된 것이었음을 인정하고 회개하고 철회해야 한다. 로잔 운동이 잘못된 길로 가지 않길 바라는 마음에 우려를 표한다”고 했다./ 윤광식 기자(kidokilbo@daum.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