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서울에 거주하는 탈북민 김씨는 탈북하기 전, 북한에 성경을 밀반입하는 사역에 참여했다.(순교자의소리 제공)
∎중국에서 그리스도를 만나고 성경을 북으로 밀반입하다.
김씨(보안상 이름은 공개하지 않음)는 2004년, 북한에서 중국으로 장기 출장을 갔을 때 기독교인이 되었다. 중국에 체류하는 동안, 친구의 교회를 방문한 김씨는 성경을 좋아하게 되었고, 성경에 담긴 ‘이상한’ 이야기들도 좋아하게 되었다.
그로부터 5개월 후, 세례도 받고 개인용 작은 성경책을 받고 믿음에 대해 더 많은 것을 깨달았을 때 김씨는 북한으로 돌아가야 했다.
그런데 김씨가 북한으로 돌아갈 준비를 하고 있을 때 교인 한 사람이 대담한 요청을 했다. 북한으로 돌아가면 성경책 10권이 숨겨져 있는 화물을 수령해 달라는 요청이었다.
처음에 김씨는 거절했다. 안 그래도, 자신의 작은 성경책을 북한으로 갖고 들어가는 것에 대해 걱정하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성경 몇 장이라도 갖고 있다가 국경 경비대에 발각되면 고문당하거나 살해될 수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그리고 성경책이 담긴 화물을 배송 받으면 악명 높은 강제수용소에 끌려간다는 점도 잘 알고 있었다.
어떻게 할지 고민하던 김씨는 자신의 생명을 이미 주님께 드렸기 때문에 자신의 삶은 더 이상 자신의 것이 아니라는 사실이 기억났다. 그래서 결과는 주님께 맡기고 그 화물을 받기로 결정했다.
당시 김씨는 “이제 나는 하나님을 믿어. 하나님 안에서는 불가능한 것이 없어. 하나님께서 무엇을 원하시든지 나는 할 수 있어. 그것이 내 눈에는 어려워 보여도, 하나님은 당신의 일이니까 해내실 거야 ”라고 생각했다.
김씨가 북한으로 돌아가고 몇 개월이 지난 뒤에 그 화물이 도착했다. 2005년 11월 어느 날 새벽 1시, 김씨는 걸음걸음 하나님의 보호하심과 인도하심을 구하며 압록강 강둑을 따라 어떤 배에 다가갔다.
세 개의 비닐 군용 가방을 받은 김씨는 이 가방을 등에 짊어지고 어둠 속에서 집으로 달려갔다. 비교적 안전한 집 안으로 들어온 김씨는 가방을 열어보았다. 가방에는 여러 벌의 바지가 꽉 들어 차 있었고 그 안에 작은 성경책 10권이 포장되어 있었다.
“너무 무섭고 떨렸어요. 성경책을 받은 것까지는 좋았는데, 막상 가방을 열어보니 ‘여기에서 이 성경을 어떻게 나눠주지?’ 하는 걱정이 들기 시작했습니다.” 김씨는 하나님께서 그 성경이 필요한 사람들에게 인도해주실 때까지 그 위험한 책들을 숨겨두기로 했다.
그러던 2006년 2월 어느 날, 길을 걷고 있던 김 선생은 한 남자가 휘파람으로 찬송가를 부르는 소리를 들었다. 김씨는 중국에 있을 때 찬송가 <주 안에 있는 나에게>를 배운 적이 있었다. 그래서 그 남자가 사는 곳을 적어 놓았고, 그날 밤에 성경책 몇 권을 전해주기로 했다.
자정이 지난 뒤, 김씨는 성경책 10권 가운데 8권을 바지 속에 다시 포장하여 그 남자의 집 문 앞에 갖다 놓았다. 김씨는 추적당할 것이 두려워 아무 메모도 남기지 않았다.
∎탈북하려다 북송당해 감옥에서 만난 우연
몇 개월 후, 김씨는 한국으로 탈북하려고 중국으로 돌아갔지만 2006년 11월 체포되어 북한으로 송환되었다.
김씨는 교도소에서 믿음 때문에 체포된 친구 한 명을 만났다. 그리고 그 친구와 이야기를 나누던 중, 자신이 몇 개월 전에 성경을 주었던 사람이 그 친구의 삼촌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그 친구의 삼촌도 체포되어 같은 감옥에 있는 다른 감방에 수감되어 있었다.
김씨의 친구는 삼촌이 그 성경책 8권을 친척들에게 주었고, 친척들이 예수님을 영접하게 되었다고 말했다. “ 27명의 온 가족이 밤중에 은밀하게 모여 예배드리고 성경을 읽고 토론했습니다. 그런데 어느 날 밤, 가족들이 부르는 찬송가 소리를 이웃 주민이 언뜻 듣고 당국에 신고했고 보위부 요원들이 그 집을 급습해 27명 모두 체포했습니다.”
김씨는 감옥에서 그 가족과 교류하지는 못했으나 일부 가족이 감방에서 기도하는 가족들의 목소리를 자주 들었다고 한다. 김씨는 자기가 바로 그 친구의 삼촌 집 문 앞에 성경책 8권을 두고 온 사람이라는 사실을 그 친구에게 절대 말하지 않았다. 그 사실을 누군가에게 알리기에는 여전히 너무 위험했기 때문이었다.
한 달 뒤, 김씨의 친구와 그 친구의 삼촌을 비롯한 가족 27명 전원이 처벌을 받아 강제수용소로 보내졌다. 김씨는 7개월 후에 풀려났고, 2014년에 한국으로 탈북했다.
∎유일한 기도제목은 “북한주민이 모두 복음을 듣는 것”
순교자의 소리 현숙 폴리 대표는 김 선생이 여전히 그 기독교인 가족을 걱정하고 있다고 말한다. “김 선생님은 아직도 죄책감을 느끼고 있습니다. 어쨌든지 자신이 그 가족에게 성경을 주었고, 그 성경 때문에 온 가족이 투옥되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김 선생님은 그들에게 성경을 공급하신 분이 하나님이라는 사실과 하나님의 이름을 위해 고난당하는 그 가족들과 하나님은 항상 함께 하신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김씨는 “저는 그 가족 27명이 하나님의 자녀이며, 하나님께서 어떻게든 그들을 기적적으로 풀어주실 것이라고 믿습니다”라고 김씨는 순교자의 소리 사역자들에게 말했다.
현재 김씨는 다양한 방법으로 교회를 섬기고 있고 일대일 제자훈련 프로그램에도 참여하고 있다. 김씨는 더 많은 북한 사람이 하나님의 사랑을 깨달을 수 있도록 계속 기도하고 있다.
“제가 원하는 건 북한 주민들이 복음을 듣고 그 복음을 다른 사람들에게 전하는 것입니다. 그것이 제 유일한 기도 제목입니다”라고 말했다.
현재 김씨는 서울에서 조그만 카페를 운영하고 있다. 카페에서 순교자의 소리 사역자들과 대화를 마치며 김 선생은 중국에서 처음 예수님을 알게 되었을 때 받은 손바닥 크기만 한 작은 성경책을 꺼내 보였다. 겉은 공책 같아 보였는데, 안에는 하나님 말씀이 작은 글씨체로 기록되어 있었다. 현숙 폴리 대표는 “김씨는 그 성경을 아내뿐 아니라 모든 사람에게 숨겼습니다. 김씨는 ‘성경 밀수꾼’ 일을 하면서 두려움에 떨던 외로운 기독교인이었을 때, 그 성경책 때문에 김씨는 계속 살아갈 수 있었습니다. 믿음 때문에 투옥된 27명의 북한의 지하교인 가족과 북한에서 비밀리에 예수님을 따르는 수많은 다른 성도들처럼, 김씨도 계속 하나님 말씀을 의지하고 있습니다.”
순교자의 소리의 북한 사역에 관하여 더 자세히 알고자 하시는 한국 교회나 한국 교회 성도님께서는 북한 사역 – 순교자의 소리 | Voice of the Martyrs Korea (vomkorea.com)를 방문해 주시거나 순교자의 소리 서울 사무실 (02-2065-0703)로 문의해 주시기 바랍니다./ 윤광식 기자(kidokilbo@daum.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