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상파울로, 수도인 브라질리아에서 다락방 원색복음이 선포되었다. 브라질 선교팀은 9월27일부터 10월21일까지 25일간 정문식 선교사 (237순회 선교사), 안경환 선교사 (파라과이 선교사 통역), 루이즈 선교사 (멕시코 선교사)등 3인1조로 선교사역이 진행되었다.
▴(맨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안경환 선교사 (파라과이,통역자), 루이즈 선교사 (멕시코 선교사), 정문식 선교사 (237순회선교사), 나다나엘 목사 (브라질 목사.안내자)
한국기독일보는 브라질 선교팀의 선교사역 보고에 앞서 브라질의 기독교 역사와 브라질 교회의 특징을 먼저 소개하고자 한다. 브라질 선교보고는 다음호 브라질(2)에 연재 한다.
▴2018년 상파울루 시 북부지역에서 열린 복음주의 개신교 행사 [브라질 뉴스포털 UOL]
인구 2억 1천만 명이 넘는 브라질은 가톨릭과 개신교를 합한 기독교 인구가 90%를 넘는 나라이다. 현재 브라질 기독교 인구는 1억 9천4백만 명에 이른다. 가톨릭은 포르투칼 식민 지배의 영향으로 사회 전반에 깊이 뿌리 내렸고 한때 2-3%를 제외한 전 국민이 가톨릭 신자였을 만큼 브라질은 세계 최대의 가톨릭 국가였다. 하지만 지금 브라질에서는 오순절 교회를 비롯한 개신교가 빠르게 성장하고 있고 이 추세는 앞으로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기독교 역사와 교회 현황
포르투칼 식민 지배를 받았던 브라질에서 가톨릭의 첫 미사는 1500년 4월 26일에 드려졌다. 이후 예수회 사제들은 1549년에 브라질에 들어와 학교와 교회를 세웠고, 바이아(Bahia) 주의 해안가로 여겨지는 알데이아스(Aldeias)라는 곳에 선교 마을을 세웠다. 부족 간의 식인 풍습과 일부다처제를 종식시켜야 할 필요성 때문에 가톨릭 사제들은 현지 원주민들을 강제로 재배치하면서 이들을 예수회 감독 하에 살게 했다. 16세기 중반부터는 서아프리카에서 400만 명이 넘는 노예들까지 브라질에 유입되면서 예수회 선교 활동은 식민주의를 편승해 더욱 확장되었다. 현재 브라질 가톨릭은 제도권과 밀접하게 연결된 전통 가톨릭, 신앙과 활동을 중시하는 대중 가톨릭, 은사주의 가톨릭 갱신운동(CCR) 등 3개로 나뉘어져 있는데, 1969년부터 브라질에서 시작된 가톨릭 갱신운동은 브라질 가톨릭의 54%를 차지하고 있다(2014년 기준).
개신교의 브라질 선교는 16세기와 17세기에 프랑스, 네덜란드에서 파송한 선교사들에 의해 시작되었지만 19세기까지는 국교인 가톨릭의 간접적인 박해와 개입으로 사역이 뿌리 내리지 못했다. 19세기에 들어 유럽과 북미에서 브라질로의 이주가 늘어나면서 개신교 선교가 본격화될 수 있었다. 1823년에 독일 루터교 선교사에 의해 브라질에 최초의 개신교 교회가 세워졌고, 1859년 8월 시몬톤(Ashbel Simonton) 선교사에 의해 리우데자네이루에 최초의 장로교 교회가 세워졌다. 남침례교의 선교는 1881년에 시작됐고, 1907년에 브라질 침례교가 조직되었다.
1910년 이후 브라질에는 하나님의성회(Assemblies of God)를 비롯한 오순절 교회의 성령 운동이 시작되면서 외부 선교사에 의한 오순절 교회와 브라질인에 의한 독립 교회가 부흥하기 시작했다. 브라질 하나님의성회는 2,300만 명의 성도를 보유한 교회로 성장했고, 토착 독립 교회로 성장한 하나님의왕국보편교회(Universal Church of the Kingdom of God)는 가톨릭과 하나님의 성회 다음으로 3번째의 교세를 자랑한다. 705만 명의 성도를 가진 UCKG는 해외 129개국(2019년 기준)에 교회를 세웠다. 4번째로 규모가 큰 하나님사랑오순절교회(God is Love Pentecostal Church)도 교인 수가 360만 명에 이른다.
1900년까지 브라질 기독교 인구에서 개신교의 비율은 1% 남짓이었지만 2020년 자료에 따르면 28%를 넘어서고 있다. 이러한 성장에 힘입어 2010년 11월, 브라질 복음주의협회(AEVB)는 복음주의기독교연합(Brazilian Evangelical Christian Alliance)으로 이름을 바꾸고 31개 개신교 교단과 68개 회원단체를 아우르면서 복음주의 기독교들의 연합을 도모하고 있다.
가톨릭 신자 감소와 개신교인 증가
퓨리서치 연구 조사에 따르면, 1970년에 92%에 달하던 브라질 가톨릭 신자 비율은 2010년에 65%까지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브라질 인구학자 알베스(Diniz Alves) 교수는 현재 감소율이라면 빠르면 2022년 7월에 가톨릭 신자 비율이 50% 아래로 떨어진다고 내다봤다. 이미 2010년 총인구조사에서 리우주(州)의 경우는 가톨릭 신자수가 과반수보다 적어져 전 인구의 46%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한다. 이에 대해 알베스 교수는 여전히 20세기 중반까지 남아있던 가톨릭에 대한 법률적 특권이 해제되면서 종교 간 이동에 자유가 주어진 결과라고 분석한다.
브라질 여론 조사 기관인 Datafolha에 따르면, 2022년 개신교 인구는 브라질 인구의 31%를 구성하고 있다. 이들은 여전히 51%를 차지하는 가톨릭 신자보다 수적으로 적지만 복음주의자들은 훨씬 더 빠른 속도로 성장하고 있는 셈이다. 1990년대 실업증가와 소득감소로 사회적 불만이 고조되면서 1991년부터 2010년까지 가톨릭 신자는 연평균 1%씩 감소했고, 개신교 신자는 0.7%씩 증가했다. 특히 1970년대부터 2020년까지 오순절 교회의 교인 수는 680만 명에서 4,670만 명으로 늘었다.
브라질 인류학자 스피에르(Juliano Spyer) 박사는 정부와 가톨릭 교회가 무시했던 빈곤한 지역에서 개신교 복음주의자들은 영적인 지도에서부터 탁아소와 방과후 프로그램에 이르기까지 모든 것을 제공했다고 말한다. 도시 빈민을 중심으로 교회들은 가난한 자들에게 관심을 보이며 다가갔고, 빈곤에 처한 사람들 주위에서 교회의 역할은 커져만 갔다. 그중에서 오순절 계통의 교회들의 메시지와 신비 체험은 가난한 사람들에게 대단히 매력적이었다. 그 결과로 오순절 교회들은 기타 개신교 종파들이 1990년에서 2010년 사이에 1% 성장한 데 반해 같은 기간 동안 6%에서 13%로 증가했다. 세계기독교연구센터의 지나 줄로(Gina Zurlo) 박사는 신적인 치료와 기적을 체험했다는 비율이 가톨릭 교인은 31%에 머물지만 개신교의 경우는 72%에 달하고 있는데, 이는 오순절 교회와 은사주의 교회들의 급성장과 관련이 깊다고 말한다.
브라질 교회의 특징
20세기 후반부터 급성장하고 있는 브라질 교회는 몇 가지 특징을 보인다. 첫째, 오순절 교회를 비롯한 브라질 교회들은 지역 문화를 흡수한 형태의 예배를 만들었다는 점이다. 버지니아대학교(VCU)의 종교학 교수인 체스넛(Andrew Chesnut) 박사는 오순절 교회에서 듣는 음악은 브라질 사람들이 교회 밖에서 즐기는 음악과 같은 리듬을 가지고 있다고 말한다. 이러한 문화 흡수로 인해 오순절 교회는 지난 4세기 동안 가톨릭이 남미에 뿌리내린 것보다 더 빨리, 그리고 더 깊숙이 토착화 되었다고 평가한다. 수년간 브라질 교회의 모습을 사진에 담아온 브라질 사진작가 체이부브(Ian Cheibub) 또한 브라질식 복음주의가 지역 문화를 흡수하는 형태로 자리매김하고 있다고 말한다. 그는 교회들이 브라질인의 정체성을 상징하는 브라실리다데(brasilidade)를 예배와 의식, 생활 안에서 구현해 내고 있어 많은 브라질인들의 호응을 가져올 수 있었다고 평가한다. 특히 교회 음악에 있어서도 포로(forro)와 삼바(samba)와 같은 전통 브라질 리듬이 혼합되어 있어 브라질인들이 교회의 예배에 쉽게 다가갈 수 있었다고 말한다.
둘째, 가톨릭에서 개신교로 이동한 교인들이 다수라는 점이다. 퓨리서치의 2014년 자료에 따르면, 개신교인 중 절반 이상(54%)이 가톨릭 배경에서 성장해서 개신교로 이동한 것으로 조사됐다. 종교를 바꾼 이유에 대해서는 하나님과 더 개인적인 연결을 찾는다는 응답이 81%로 가장 높았고, 신자들을 더 잘 돌보고 관심을 가져주는 것에 마음이 끌렸다는 응답이 59%로 나타났다.19 가톨릭에서 충족되지 않았던 신앙적 갈망과 영적 추구, 그리고 신자 한 사람 한 사람을 소중히 여기는 교회의 관심이 어우러져 가톨릭에서 개신교로 많은 수가 이동한 것을 짐작할 수 있다.
셋째, 브라질 교회는 교인들의 삶과 친밀한 사역을 펼치고 있다는 점이다. 교회는 브라질인들의 생존과 삶의 문제에 깊숙이 관여했고, 도시의 빈민가에서 이러한 특징은 더욱 두드러졌다. 1970년에는 브라질 인구의 약 절반(56%)만이 도시에 거주했지만 2010년에는 84%가 도시에 살고 있다. 이에 따라 많은 교회들이 도시에 세워졌고, 농촌에서 교회의 분포가 15%에 머무는 데 반해 도시에서는 24%에 이른다.20 마약 중독자에서 목사가 된 닐튼(Nilton Pereira)과 알코올 중독자에서 목사가 된 티아고(Tiago Krikatí)는 복음이 자신의 생명을 살렸고, 빈민가에서 탈출할 수 있었다고 고백한다.21 알베스(Diniz Alves) 교수는 사회정의 실현에 관심을 두었던 가톨릭과 달리 엄격한 교회 생활을 강요하지 않으면서 물질적, 영적 도움을 주는 복음주의 교회들이 가난한 사람들을 끌어들이는 데 큰 성과를 냈다고 평가한다.
세속화 시대에 브라질인들은 여전히 종교적 관심과 영적 갈망이 높다. 최근 Economist는 불확실한 시대에 뭔가 확실한 답을 찾기 위해서 조개던지기(jogo de búzios)라 불리는 점궤에 의존하는 브라질인들이 많아지고 있다고 보도한 바 있다. 또한 팬데믹 기간 웹사이트를 통해 디지털화된 가상 점술 가판대까지 나타났다고 했다. 이런 점을 생각한다면 브라질 교회들은 갑작스런 부흥에 도취되어 있을 것이 아니라 글로벌한 기독교의 전통과 교류하면서 성경적 신비와 영성을 안내하는 데 힘을 쏟아야 할 지점에 와 있다.
(출처 : BBC, Christianity Today, Economist, EMQ, Global Christianity, NPR, Operation World, Pew Research, Wall Street Journal, World Christian Encyclopedia 등)
원색복음이 절실한 브라질
브라질 인들의 높은 종교적 관심, 영적 갈망은 오히려 현재도 점술과 무속을 확산시키는 역할을 할뿐 아니라 교회마저 전통적 신앙보다 신비적 체험, 은사를 강조하며 급속한 성장을 이루어 왔다. 이런 점에서 브라질 교회의 신흥 은사주의를 바탕으로 급속한 성장은 오히려 이단 사이비의 확산을 초래하고 있어 바른 복음, 원색복음이 더욱더 절실한 상황임을 말해준다.
브라질의 복음화는 중남미 선교의 매우 중요한 선교기지로서 다락방 원색복음이 제대로 정착되어야 할 나라이다. 이런 점에서 브라질 선교현장에서 다락방 원색복음을 전하는 선교팀에 응원을 보낸다. 다음호는 브라질 상파울로 현장의 선교사역을 연재한다. 윤광식 기자(kidokilbo@daum.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