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 접근 목록. 색이 진한 지역일수록 성경 접근 제한도 심각하다. ⓒhttps://bibleaccesslist.org/
전 세계 수백만 명의 기독교인들이 여전히 성경에 접근할 수 없는 환경에 놓여 있다는 새로운 국제 보고서가 최근 발표됐다.
미국 크리스천포스트(CP)에 따르면, 이번 보고서는 성경을 읽거나 소유하는 것이 불가능하거나 극히 제한적인 국가들을 지도 형태로 정리해 복음 전파의 사각지대를 드러냈다.
조사는 국제오픈도어(Open Doors International), 디지털성서공회(Digital Bible Society) 등 여러 기독교 단체가 공동으로 진행했으며, 그 결과는 ‘성경 접근 목록’(Bible Access List)이라는 이름의 최신 보고서로 공개됐다.
보고서에 따르면 소말리아, 아프가니스탄, 예멘, 북한, 모리타니 등이 성경 접근이 가장 어려운 국가로 꼽혔다. 이들 국가는 정부의 강력한 종교 통제, 이슬람 율법 기반의 사회 체제, 혹은 정치적 박해로 인해 성경 소지 자체가 범죄로 간주되기도 한다.
이 밖에도 콩고민주공화국, 나이지리아, 에티오피아, 인도, 중국 등은 종교의 자유가 상대적으로 보장돼 있지만, 언어 장벽과 인프라 부족, 경제적 빈곤 등으로 인해 성경 보급률이 낮은 지역으로 분류됐다.
보고서는 성경 접근의 어려움이 단순히 종교적 박해 때문만은 아니라고 지적했다. 빈곤, 낮은 문해율, 물류 및 통신 인프라의 부족, 미번역 언어 문제, 문화적 요인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성경이 실제로 지역 공동체에 닿지 못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예를 들어 말레이시아의 일부 지역에서는 교회와 기독교 문화가 존재하지만, 주민 다수가 성경을 한 번도 읽어보지 못한 채 예수 그리스도에 대한 이해 없이 ‘기독교 전통’만 이어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지역에서는 오픈도어와 현지 교회들이 협력해 디지털 성경 보급과 현지어 번역 프로젝트를 확대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앞으로 디지털 성경 보급, 온라인 플랫폼, 오디오 성경 등을 통한 새로운 접근 방식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오픈도어 관계자는 “성경 한 권을 전하는 일은 단순한 책의 전달이 아니라, 진리를 모국어로 들을 수 있는 생명의 통로를 여는 일”이라며 “특히 인터넷 접근성이 향상되고 있는 아프리카와 아시아 지역에서 새로운 기회가 열리고 있다”고 말했다./ 윤광식 기자(kidokilbo@daum.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