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상이 된 예수’ - 필리핀 ‘검은예수’축제

수백만 인파 몰려, 예수상 만지면 병이 낫고 죄도 씻긴다고 믿어

2016-02-12 09:24:48  인쇄하기


검은예수(Feast of the Black Nazarene)’ 축제가 지난 211일 필리핀 마닐라 퀴아포(Quiapo) 성당에서 열렸다. 17세기에 시작된 이 축제는 성당 안에 보관된 십자가를 맨 검은 예수상이 거리를 행진한다. 검은 예수상을 뒤따르는 수백만 맨발의 관중들은 ‘Viva Sanor’를 외치며 예수상을 만지기 위해 안간힘을 쓴다. 행진 앞쪽을 차지하기 위해 밤샘 노숙하기도 한다. 

▲ 수백만 인파가 검은 예수를 만지기 위해 몰려들고 있다.

축제에 참여하는 관중들이 맨발인 이유는 맨발이 겸손을 의미하기 때문이란다. 맨발의 축제 시민들은 자신의 손수건을 십자가에 갖다 대기 위해 물려든다. 그들은 십자가에 닿은 손수건으로 몸을 문지르면 병이 낫고 육체의 죄도 씻어진다고 믿고 있다. 

▲ 밤늦게까지 거리행진을 마치고 성당으로 돌아가는 검은예수상( 사진 , 필리핀 특파원 윤대은 기자)

검은 예수상의 유래는 약 400여년전 스페인 아우그스티누스회 소속 수도자들이 새로운 선교 개척지인 필리핀으로 가기위해 배를 탔다 이때 십자가 예수상을 함께 실었다고 한다.

항해도중 원인 모를 화재로 인해 배는 전소되고 수도자들이 전부 목숨을 잃고 말았다. 그 후 세월이 흘러 사고해역을 항해하던 스페인 배 한 척이 바다 한가운데 둥둥 떠다니던 물체를 발견을 했는데 그것이 바로 불에 그을린 듯한 검은 십자가 예수상이었다. 

선원들은 그 예수상을 배에 싣고 다 시스페인으로 돌아갔다. 서기 1774년 불에 그을려진 예수상은 다른 수도회 수도자들에 의해 다시 필리핀 남부 어느 섬으로 들어오게 되었는데 그 곳에 큰 성당을 짓고 그 예수상을 교회내에 두게 되었다. 불행이도 그 성당마저 불에 타버리고 말았다. 성당을 다 태운 대화제 속에서도 그 예수상만은 온전히 보존되었다. 두 번의 화제속에 예수상은 검게 변해버렸다는 것이다. 

이를 목격한 사람들이 이를 놀라운 기적으로 믿고 신성시하며 예수상을 만진 사람들이 고질병을 고쳤다는 소문이 확산되었다. 

이후 검은예수상은 필리핀 남부에서 마닐라 시내 퀴아포(Quiapo)성당으로 옮겨져 지금까지 보존되어왔다. 

우상이 되어버린 검은예수상 축제에는 죄와 사망의 법에서 우리를 해방시키려 십자가를 대신 지고 죽으신 예수는 없다. /윤광식 기자(kidokilbo@daum.net)

이전글 | 류광수 목사, 美 현지인에게 복음 메시지 전달해
다음글 | 1천년 만의 '포옹'

목록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