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슬람 극단주의 무장단체 보코하람에 납치됐다 2년 6개월여 만에 풀려난 치복 출신 기독학교 여학생들이 부모와 눈물의 상봉을 했다고 연합뉴스가 보도했다.
17일 아랍권 위성방송 알자지라와 AP통신에 따르면 최근 보코하람이 풀어 준 나이지리아 여학생 21명이 전날 수도 아부자에서 가족, 친척들과 재회했다.
보코하람에 납치돼 30개월간 억류 생활을 한 끝에 나이지리아 동북부 치복에서 온 가족과 다시 만난 것이다.
현지 TV에서는 여학생들과 가족이 부둥켜안고 오랜만의 상봉에 기쁨의 눈물을 흘리는 장면이 방영됐다. 이들 여학생 중 한 명의 아버지인 무타 아바나는 "우리는 발견된 소녀 중에 우리 딸이 있다는 얘기를 들었다"며 "딸을 볼 수 있는 날이 오기만을 기다려 왔다"고 말했다. 다른 여학생의 어머니 하와 아바나는 "신의 은총으로 그녀가 돌아왔다"며 "그녀는 다시 학교에 갈 것이다. 보코하람은 더는 힘이 없다"고 했다.
이런 가운데 나이지리아 정부와 보코하람 양측이 지금도 억류 생활을 하는 치복 여학생들과 나이지리아 교도소에 수감 중인 보코하람 대원들 간 맞교환 협상을 진행 중이라는 보도도 나왔다.
나이지리아 대통령실 대변인은 "보코하람의 한 지부가 다른 여학생 83명의 추가 석방에 관해 협상할 준비가 돼 있다고 전해왔다"고 로이터통신에 말했다.
나이지리아 공보장관도 "여학생 21명의 석방은 모든 학생이 (보코하람으로부터) 풀려날 것이라는 우리의 믿음에서 첫 번째 단계"라며 "우리는 조만간 더 많은 여학생이 석방될 것이란 전망에 매우 긍정적"이라고 밝혔다.
보코하람은 2014년 4월 14일 치복 시에 있는 여학교의 기숙사에서 학생 276명을 집단으로 납치했다. 이 가운데 57명은 당일 가까스로 탈출했고 나머지 219명의 행방은 확인되지 않았었다.
그러다 지난 5월 17일 보르노주(州)의 주도 마이두구리로부터 남서쪽으로 약 90km 떨어진 삼비사 숲에서 피랍 여학생 중 1명이 구조됐다.
이어 지난 이달 13일 여학생 21명이 나이지리아 정부와 보코하람의 협상 끝에 풀려났다. 현지 일부 언론은 당시 나이지리아 정부가 보코하람 대원 4명을 석방하면서 맞교환이 이뤄졌다고 전했다.
그러나 나머지 다른 여학생 197명의 행방이나 생사는 아직 알려지지 않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