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사가 자신의 딸을 때려 숨지게 한 사건은 한국교회를 참담한 슬픔에 빠져들게 했다. 이런가운데 한국교회연합이 4일 성명서를 발표했다.
[다음은 성명서 전문]
경기도 부천에서 목회자와 신학교 교수로 활동해 온 모 목사가 자신의 딸을 때려 숨지게 한 뒤 1년 가까이 시신을 집에 방치했다는 보도를 접하고 그 참담함에 가슴이 떨리고 고개를 들 수가 없는 심정입니다.
어쩌다 이 지경까지 되었는지, 한국교회가 어디까지 더 깊은 나락에 떨어져야 하는지, 아무리 외면하고 회피하려 해도 목전에 닥친 추악한 죄악을 그 무엇으로 감출 수도, 덮을 수도 없음을 고백합니다. “오호라 나는 곤고한 사람이로다 이 사망의 몸에서 누가 나를 건져내랴”(롬7 : 24)
우리는 이 시간 주님 앞에 엎드려 재를 뒤집어쓰고 눈물로 회개해야 합니다. 주님이 주신 영적인 은사를 물량주의, 기복주의와 바꾸고 복음의 위대한 능력을 값싼 세속주의로 둔갑시킨 죄악을 통렬히 회개해야 합니다.
한국교회는 오늘 한 목사가 저지른 참극에 대해 그 어떤 변명의 말도 필요 없이 무조건 사회 앞에 무릎 꿇고 용서를 빌고자 합니다. 사회라는 거울에 비친 우리의 추악한 자화상을 마주보며 내부로부터 갱신과 혁신으로 거듭나야 합니다.
오늘 우리는 이번 사건을 통해 하나님께서 한국교회를 향해 꾸짖는 음성을 들어야 합니다. 이번 참극은 우리 모두의 감춰진 맨얼굴 중 그 빙산의 일각이 드러난 것에 불과할지 모릅니다. 하나님은 이미 드러난 일보다 숨겨지고 감추어진 더 크고 끔찍한 죄악에 대해서도 언젠가 밝히 드러내 꾸짖으시고 책임을 물으실 것입니다. 오늘 사회를 통해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하나님의 경고를 무시하면 한국교회는 더 깊은 나락에 떨어져 사회로부터 맛을 잃은 소금처럼 버려져 밟히게 될 것입니다.
우리는 그동안 누구 탓, 무슨 이유를 대며 발뺌하고 책임을 회피하는데 더 익숙했습니다. 그러나 성직자의 칼부림과 도박, 횡령, 비윤리적인 도덕적 해이와 타락의 밑바닥까지 내려가 자식을 때려 숨지게 하고 유기한 끔찍한 죄악을 마주 대하고 나서 이것이 나와 상관없는 남의 일이라고 치부한들 어찌 나 혼자 죄악의 울타리에서 벗어나 자유할 수 있겠습니까?
그러므로 한국교회 목회자와 성도들은 각자의 자리에서 사회 앞에, 국민 앞에 무릎 꿇어 벌을 청하는 심정으로 대오각성해야 합니다. 통렬한 회개와 반성으로 주님이 그토록 간절히 명령하신 세상의 빛과 소금의 모습으로 되돌아가는 길만이 한국교회를 향하신 주님의 준엄하신 분부에 부응하는 길임을 깨닫게 되기를 바랍니다.
2016년 2월 4일
한국교회연합 대표회장 조일래 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