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락하는 한기총 끝이 안 보인다

선관위, 대표회장선거 막장드라마 연출

2018-01-24 01:07:15  인쇄하기


한기총 선관위의 갈팡 질팡 행보로 24대 대표회장선거가 막장드라마를 연출하고 있다. 과연 선거가 무사히 치를 수 있을지 조차 가늠할 수 없는 상황으로 치달으면서 한기총의 추락 끝이 보이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 선관위 서기 황덕광 목사가 엄기호 목사 후보탈락 사실을 발표하고 있다.

오는 131일로 예정된 한국기독교총연합회(대표회장 엄기호 목사)의 제24대 대표회장 선거를 목전에 두고 한기총 선거관리위원회(위원장 최성규 목사)는 지난 122일 회의를 열고, 기호 2번 엄기호 목사의 후보 확정 취소를 발표했다. 이로써 한기총 대표회장 선거는 기호 1번 김노아 목사 단독으로 치러지게 됐다. 

결국 선관위가 전광훈 목사에 이어 엄기호 목사 등 유력 후보를 모두 탈락 시키면서 김노아 목사를 단독후보로 만드는 일등공신이 됐다, 

선관위의 후보 확정 번복 발표가 다소 충격적인 것은 선관위가 지난 116일 김노아 목사와 엄기호 목사를 후보로 확정한데 이어, 18일에는 양 후보의 기호 추첨까지 진행했음에도 불구하고 22일 정견발표를 앞두고 엄기호 후보를 서류미비로 탈락 시킨 때문이다.

선관위 서기 황덕광 목사는 이날 엄기호 목사의 후보 취소 이유로 후보 서류를 검토한 결과 미비점이 많이 발견됐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 부분에 대해서는 앞서 서류 심사에서 기각을 당한 바 있는 전광훈 목사가 지적했던 부분이다. 전 목사는 당시 입장문을 통해 엄기호 목사의 서류 중 교단 추천에 문제가 있음을 주장한 바 있다.

문제는 당시 전 목사의 지적에 대해 선관위가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유권해석을 내렸다는 점이다. 엄기호 목사가 제출한 교단 추천서는 금번 24대 대표회장 선거에 대한 추천서가 아닌 지난 8월에 치러진 23대 대표회장 선거에 대한 추천서였지만, 선관위에서는 이를 6개월이 지나지 아니한 공문이기에 효력이 있다고 판단하고 엄 목사의 후보 자격을 인정했다.

하지만 이러한 선관위의 판단에 당연히 논란이 생길 수 밖에 없었고, 특히 또 다른 후보인 김노아 목사는 직접 이의를 제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러한 상황에 지난 122일 선관위는 예정대로 두 후보의 정견발표회를 진행키로 했지만, 당일 정견발표회에 앞서 열린 회의를 통해 엄기호 목사의 후보 자격을 취소하고 김노아 목사의 단독 후보 확정을 발표했다. 선관위가 비난을 각오하고 판단을 뒤집을 수밖에 없었던 것은 향후 닥쳐올 법적 분쟁을 미연에 막고자 하는 결정이었던 것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김노아 목사 단독후보로 치러질 선거가 결코 순조롭게 진행될 것으로는 보이지 않는다. 이미 전광훈 목사가 선거금지 가처분을 신청한 상태이고, 엄기호 목사가 일단 선관위 결정에 순복했지만 기하성총회는 강력한 이의제기 움직임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상황에 따라서는 선거자체가 법적소송에 휘말릴 분위기다. 

또한 무엇보다 신학적 정체성 시비를 겪는 김노아 목사를 단독후보로 해서는 안 된다는 반 김노아 분위기가 확산되고 있다는 점에서 돌발변수가 발생할 여지도 있다.

이번 사태의 근본원인은 선관위에 있다. 한기총은 대표회장 선거 때문에 그 위상이 추락해 왔다. 교권과 명예를 향한 집념이 빚어낸 결과이다. 올해도 어김없이 한기총은 선거로 말미암아 또다시 추락하고 있다. 한국교회가 세상 빛이 아니라 비웃음 거리로 만드는 어리석은 행태를 언제까지 계속 할 것인지 참으로 걱정이다. 

세상은 교회를 무너뜨리려고 파상공세를 퍼붓고 있는데 한국교회는 주도권 다툼으로 날이 새고 있다. 언제 추락을 멈추고 비상할지 지켜볼 일이다./윤굉식 기자(kidokilbo@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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