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기독교총연합회가 지난 2월 27일 속회 총회로 모여 제24대 대표회장에 엄기호 목사(기하성 여의도)를 선출했다. 함께 경선을 펼친 김노아 목사(예장성서)를 압도적인 표차로 누른 엄 목사는 갈라진 교계 연합단체의 전면 재통합을 추진할 것이라는 포부를 밝혔다.
▲ 제24대 대표회장에 당선된 엄기호 목사
지난 1월 30일 선거 파행 이후, 급격한 혼란에 빠진 한기총은 이날 대표회장을 무사히 선출해 냄으로써 향후 정상화를 위한 첫걸음을 뗄 수 있게 됐다.
이날 속회총회는 대표회장선거를 위한 것으로 시작부터 난항이 예상이 되었던 만큼 긴장감이 돌았다. 총회 시작부터 발언권을 요구하는 일부 총대들과 특히 선거관리위원회(위원장 최성규 목사)에 불만을 품은 총대의 발언 요구 고성이 오가면서 일시적으로 혼란을 빚었다.
하지만 임시의장을 맡은 대표회장직무대행 김창수 목사는 자신은 선거를 치룰 수 있도록 진행만 할 뿐, 발언권을 줄 권한이 없다며 이들의 요구를 묵살했다. 이용규 목사, 길자연 목사 등 한기총 증경 대표회장들도 발언권을 얻기 위해 단상 앞으로 나갔지만, 이를 허락받지 못했다.
김창수 목사는 “정말로 하나님 앞에 신실한 마음으로 총회에 참석해 달라. 어떤 직분이나 어떤 위치에 있든지 상관없이, 선한 일을 되새겨 총회에 임해달라”면서 “하나님 앞에 바로 서는 마음, 하나님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서로 이해하며 화합하자”고 말했다.
이후 선거 바통을 이어받은 선관위원장 최성규 목사는 차분히 선거 절차와 방식을 설명하고, 후보 정견 발표를 거쳐 곧바로 투표에 돌입했다.
기호 1번 김노아 목사는 소견서를 통해 “창립 당시의 한기총 본래 모습을 회복하도록 최우선 정책을 펴고자 한다”면서 “한기총 임원 및 회원의 단합, 위상회복, 한국교회 대표로서 빛을 발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히면서 바닥에 엎드려 큰절을 두 번씩이나 하며 호소하는 광경을 연출했다.
기호 2번 엄기호 목사는 최근 선거를 둘러싼 한기총의 급격한 혼란 양상을 의식한 듯 “너무도 가슴이 아프다. 총회가 이 지경이 돼서 누가 대표회장이 되더라도 어떻게 이끌어 갈 수 있을지 걱정이 앞선다”면서 “하나가 되지 않으면 안된다. 영적 싸움을 지속해 나갈 것이다”고 말했다.
이어 “나는 이 자리에 연연하지 않는다. 한기총을 발판삼아 자기가 올라가려 하지 말고, 30년 동안 선배들이 해 온 일들을 우리가 이렇게 먹칠해서도 안된다”면서 “한기총을 위해 다시 한 번 힘을 합친다면 앞날이 다시 밝아질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어 총 218명이 투표에 참여해 엄기호 목사가 145표를 얻어 67표에 그친 김노아 목사를 크게 따돌렸다. 무효는 6표가 나왔다.
엄 목사는 당선 소감을 통해 “불초한 나를 압도적으로 미뤄준 것은 제게 사명을 주신 것으로 알겠다”면서 고소고발이 없는 한기총, 통합에 앞장서는 한기총 등을 약속했다. /윤광식 기자(kidokilbo@daum.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