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철 감독회장(가운데)이 주재한 기감 제34회 총회 입법의회에서 교단의 어려운 현실을 반영한 다수 혁신안이 통과되었다.
감리교단이 교인감소와 재정난 등 어려움이 잇따르자 이를 타개하고 미래를 준비하기 위해 과감한 혁신적 조치를 내렸다.
기독교대한감리회(감독회장:이철 감독ㆍ이하 기감)는 10월 26~27일 강원도 평창 한화리조트에서 열린 제34회 총회 입법의회에서 연회재편과 본부구조개편, 신학대학원 통합 추진 등 다수의 개혁 입법안을 통과시켰다.
감독제ㆍ연회제로 운영되는 기감은 현재 총회 산하 국내외 12개 연회를 12명의 감독들이 관할하고 있다. 그러나 교인감소와 재정난 등 어려움이 잇따르자 이번 회의에서는 이를 절반 수준인 5~6개로 재편하기로 결정했다. 현장에서는 연회를 통폐합할 경우 연회 별 담당 지역이 상대적으로 커지는 만큼, 선교적 측면과 지방 교회들의 형편과 현실을 파악하는 데 있어서 어려움이 뒤따를 것이라는 반대 의견도 제기됐다. 그러나 조직을 슬림화하는 것이 오히려 지금과 같은 위기의 때에 대응 경쟁력을 높일 수 있다는 찬성 측 주장이 더 힘을 얻었다. 열띤 찬반 토론 끝에 진행된 투표 결과 찬성 245표, 반대 165표로 통과됐다. 다만 연회 명칭과 경계 조정 등 세부사항은 차기 입법의회인 2023년 결정해 2026년부터 시행할 예정이다.
기감은 연회재편과 더불어 총회실행부위원회 내에 본부구조개편위원회를 구성해 논의키로 했으며, 구조조정 등 세부사항은 역시 차기 입법의회에서 결정해 차기 총회가 시작하는 2024년부터 새 구조로 출발하기로 결의했다. 본부가 처한 재정적 어려움에 함께 상정된 연수원 폐지 안도 통과됐다.
한편 감리교신학대와 목원대, 협성대 등 3개 교단 신학교의 신학대학원을 하나로 통합 운영하는 방안도 추진된다. 신학생 감소 등의 이유로 각 대학 자율에 맡겨 신대원 통합 논의를 이어왔으나 각 대학의 지지부진한 속도에 교단이 직접 나선 것. 기감은 내년 2월을 기한으로 통합 합의를 이루지 못한 경우, 교단에서 직접 ‘웨슬리신학대학원’(가칭) 신설을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2024년 3월 개교가 목표이며, 통합 신대원이 생기면 기존 3개 대학 신대원은 폐쇄한다.
이밖에도 입법의회에서는 교단의 어려움 뿐만 아니라 목회 현장의 어려움을 반영해 복수의 교회가 하나의 예배처를 공동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공유 예배당 안건 등도 통과돼 눈길을 끌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