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기총, 한교총, 한교연 등 한국기독교의 3개 연합기관은 한국교회의 소망인 연합기관 통합을 위하여 숨 가쁘게 달려왔고, 또 상당부분 진척이 있었습니다.
예배의 위기를 비롯하여 한국교회가 직면한 문제들이 적지 않은 지금, 연합기관 통합은 선택이 아닌 필수로 인식되었습니다. 각 기관의 통합준비위원회는 이러한 위기의식과 사명감으로 무장한 채 통합을 더 이상 미룰 수 없다는 분명하고도 확고한 자세로 통합교섭을 진행하였고 중요사안에 대해 합의에 이르기도 하였습니다.
한기총 측이 임원회에서 그간의 한교총 측과의 합의사항을 받기로 한데 이어 한교총 측도 지난 11월 23일 상임위원회를 개최하고 “그간 진행된 합의안을 받기로 하고, 다음회기에 지속적으로 추진한다”고 결의하였습니다. 리더십 교체를 앞두고 있는 한교총이 그동안 통합 교섭과정에서 도출된 합의사항을 토대로 통합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겠다고 결의한 것은 참으로 고무적이고 환영할 만합니다.
사실, 연합기관 통합논의에 대해 시작부터 부정적인 시각이 적지 않았습니다. 심지어 일각에서는 ‘뻔한 결론’, ‘시간 낭비’ 혹은 ‘쇼’라고까지 하면서 연합기관의 통합을 바라보는 뿌리 깊은 불신감을 표출하기도 하였습니다. 이는 연합기관 통합이 얼마나 어려운 난제(難題)인지를 방증하는 것입니다.
연합기관 통합논의 과정에서 특히 한교총 공동대표회장 소강석 목사의 열정과 한기총 임시대표회장 김현성 변호사가 보여준 역할은 연합기관 통합에 대한 부정적인 편견을 떨쳐버리기에 부족함이 없었습니다.
먼저, 한교총 공동대표회장으로서 연합기관 통합을 가장 절실하게 염원하며 쉼 없이 달려온 소강석 목사는 최근 “비록 내 임기 내 못 이뤘지만, 다음 회기에는 꼭 하기로 결의했습니다. 특별히 통합추진위원회에 전권을 주어 통합을 추진키로 했습니다.” 라고 소회를 밝혔다고 합니다. 아쉬움과 희망이 교차하는 소강석 목사의 통한(痛恨)의 목소리는 주변사람들의 가슴을 저미게 합니다.
또한, 한기총 임시대표회장 김현성 변호사는 목사가 아님에도 가장 열렬하게 기도하며 소명의식을 갖고 한국기독교의 통합을 위해 사력을 다해 뛰었습니다. 김현성 변호사는 상호 간의 이견들을 하나하나 설득하며 간극을 좁혀왔으며, 번번이 발목을 잡았던 이슈들에 대해서도 합의를 이끌어내는 등 법률가로서의 탁월함까지 발휘하여 진일보(進一步)한 통합의 돌다리를 놓았습니다.
이번 연합기관 통합논의 과정에서의 가장 큰 수확은 한기총, 한교총, 한교연 등 세 연합기관이 ‘포괄적 차별금지법’ 등 이슈에 대해 최초로 공동성명서를 채택하고 한 목소리를 내었다는 것입니다. 결국 여야 거대정당의 대선주자들은 ‘포괄적 차별금지법’은 공식적으로 합의된 사안이 아니라는 발표까지 내놓았습니다. 세 기관이 지금 당장이라도 이슈별로 연합활동을 공동으로 진행한다면 그 효과는 훨씬 커질 수 있다는 중요한 교훈(敎訓)을 얻었습니다.
뿐만 아니라 각 기관의 행사에 대표회장들이 참석하여 소통하며 접촉면을 넓혀왔고, 그 과정에서 세 기관이 한 자리에 모여 깊이 있는 토론을 이어가며 합의점을 찾으려고 최선을 다해 노력함으로써 조만간 연합기관의 통합이 성사될 것이라는 기대를 넘어 한걸음씩 통합을 향해 다가가고 있음을 느끼게 하였습니다.
이제 연합기관의 통합이 9부 능선에 도달한 것으로 보입니다. 세 연합기관은 지금까지의 성과(聖果)와 합의(合意)를 토대로 고삐를 늦추지 말고 통합논의를 이어가야 할 것입니다.
‘믿음은 바라는 것들의 실상’(히11:1)이라는 말씀을 떠올려 봅니다. 얼마 남지 않은 통합의 마무리는 주님께서 인도하실 것입니다. 우리는 주님을 믿고 묵묵히 가던 길을 계속 갈 것입니다.
2021년 11월 24일
한국기독교총연합회
임시대표회장 변호사 김현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