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기독교총연합회(임시대표회장 김현성 변호사, 이하 한기총) 사무실이 경매위기에 처했으나 일단 연기됐다. 한국기독교 보수단체의 상징인 한기총이 경매에 넘어갔다는 점에서 교계가 받은 충격은 크다.
한국기독교총연합회(임시대표회장 김현성 변호사, 이하 한기총) 소유 부동산에 대한 경매 절차가 예정 기일인 지난 11월 15일에서 연기됐다.
이번 경매는 한국기독교연합회관이 한기총의 사무실 임대료 체납 때문에 경매를 신청해서 진행됐다. 한기총의 한국기독교연합회관 사무실 임대료 채무금액은 3억 9천여 만원으로 알려졌다. 월 임대료가 1천여 만 원으로 3년 넘게 임대료가 체납된 됐다. 한기총은 “2019년 7월부터 사무실 임대료가 체납되기 시작하여강제경매 절차에 이르게 되었다”고 알렸다.
김정환 사무총장(한기총)은 “2019년 1월부터 전광훈 목사가 한기총 대표회장이었으며 임기 중인 2019년 7월부터 임대료를 체불했다”고 언급하며 “향후 한기총 안에서 모금활동과 후원을 받아 체납금을 정리할 계획이다”고 전했다.
채권자인 한국기독교연합회관은 채무자 한기총의 부동산 지분을 경매 신청했는데, 1차 경매 최저가격이 10억 4천여만 원인 것으로 알려졌다. 1차 경매 기일은 지난 11월 15일이었다.
한기총은 경매절차 진행을 법원으로부터 확인한 후 긴급 임원회를 열어 ‘한기총의 임원 및 회원 등이 자발적으로 성의껏 출연하며 한기총의 사정을 내·외부에 공개하여 차입 또는 후원을 요청’하기로 결의했다. 다만 차입의 경우 차용증서를 작성해 주기로 정했다고 밝혔다. 또한 이러한 긴급 임원회 결의 내용을 공고문으로 발표했다.
▲ 경매와 관련해 발표한 한기총의 공고문
이런 가운데 한기총 일부 회원들은 ‘한기총이 경매에 넘어갔다’는 사실을 알리며 한기총의 임시총회를 요구하기도 했다. 한기총임시총회준비위원회(위원장 이병순 목사, 이하 준비위)는 지난 11월 4일 가든호텔에서 긴급회의를 가졌다. 윤덕남 목사는 이 자리에서 경매와 관련해 한기총 임시대표회장이 제대로 대처하지 않았다며 직무유기를 주장하기도 했다. 전광훈 대표회장 체제에서 사무총장이었던 윤 목사가 임시대표회장의 문제를 지적했다는 점에서 한기총을 장악하려는 세력이 누구인지를 가늠해 볼 수 있다고 보여진다.
김노아(김풍일, 세광중앙교회) 목사도 그 자리에 참석했다. 김 목사는 현재 한기총 이단사이비대책위원회(위원장 홍계환 목사)로부터 이단성을 조사받고 있다. 그는 한기총 경매 일정과 금액을 확인하며 “내가 10억 낼테니 우리가 경매 받읍시다”라고 언급하며 “모자란 것도 다 채울 수 있다”까지 발언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러한 발언은 한기총 대표회장에 3번이나 출마했던 김노아(김풍일) 목사가 여전히 대표회장직에 미련이 남아있다고 볼 수 있다.
또한 이번 한기총 경매를 앞두고 준비위(위원장 이병순 목사)는 김현성 임시대표회장에 대한 책임론을 제기해 사퇴를 촉구하기도 했다. 준비위는 지난 11월 15일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김현성 변호사는 2022년 5월 10일부터 한기총 경매가 시작됐음에도 임원회와 실행위원회, 그리고 임시총회에서 보고하고 대책을 세워야 되는데 그렇게 하지 않았다”며 즉각 사퇴를 촉구했다.
이러한 움직임에도 불구하고 한기총은 경매 위기를 일단 넘겼다. 지난 8일 발표한 공고문의 효과가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한기총 관계자에 따르면 “일부 회원 교단의 모금과 함께 비회원 교단이 금액을 지원함으로써 한기총은 체납금 일부를 납부했으며 한국기독교연합회관과의 협의를 통해 경매 연기 신청을 이끌어냈다”고 전했다.
김현성 임시대표회장은 “일부 회원교단 등이 경매절차에서 매수하겠다는 소문도 있었지만, 한국교회와 한기총을 염려하는 교회 및 목사님들이 뜻을 모아주셔서 경매절차가 연기되었다”고 알렸다. 이와 함께 “애써주신 분들께 감사드리고, 앞으로도 한기총 회원들이 하나가 되어 위기를 잘 극복”하겠다고 전했다. 한기총은 사무실 임대료 체납 문제를 빠른 시일 내에 해결하여 안정적으로 운영해 나갈 것임을 밝혔다.
이와 함께 한기총을 음해하고 비방하는 세력에 대해서도 경고했다. 이러한 경고는 준비위의 임시총회 소집허가 신청과 임시대표회장 체제에 대한 비난과 관련이 있다. 서울중앙지방법원 제50 민사부는 지난 11월 8일 준비위에서 제기한 한기총 ‘임시총회 소집허가’ 신청을 각하했다. 또한 이번 한기총 부동산 경매도 연기됐다. 만약 그대로 경매가 진행됐다면 현재 한기총 사무실이 사라지거나 유명무실한 단체로 전락하게 될 수도 있었다.
지금까지는 한기총이 잘 대응한 것으로 보인다. 다만 현재 경매가 끝난 것이 아니라 진행 중이라는 점을 유념할 필요가 있다. 따라서 한기총이 앞으로 해결할 문제가 여전히 남아 있다. 경매의 직접적인 원인인 임대료 체납 해결 방안 뿐만 아니라 재정 악화 문제를 현 임시대표회장 체제 때문이라고 비난하는 일부 회원들을 어떻게 설득하고 대응할 것인지 교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 윤광식 기자(kidokilbo@daum.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