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부터) 박재원 미주한인재단 하와이 이사, 이동규 주호놀룰루총영사관 영사, 한의준 그리스도연합감리교회 담임목사, 이덕희 하와이 한인이민연구소장(국가보훈처 제공)
국가보훈처는 세계 첫 한인교회로 알려진 미국 하와이 그리스도연합감리교회를 독립운동사적지 공식 지정하고, 지난 13일 표지판을 전달했다.
대한민국 독립운동을 위해 선구자적 역할을 했던 하와이 그리스도연합감리교회가 국가보훈처로부터 독립운동 사적지로 공식 지정됐다.
국가보훈처는 “2023년 미주 한인 이민 120주년을 기념하며 지난 13일(한국시간으로 14일) 하와이 그리스도연합감리교회에서 독립운동 사적지를 알리는 표지판 제막식을 가졌다”고 공식 발표했다.
1903년 미국 하와이에 세워진 그리스도연합감리교회(담임:한의준 목사)는 세계 최초의 한인교회로, 초기 하와이 이민사회의 친교와 교육의 구심점 역할을 했다. 사탕수수 농장에서 일하던 노동자들이 초창기 교인들이었으며, 교인들은 어렵게 일해 번 수입을 모아 꾸준히 독립운동 자금으로 보낸 역사적 의미가 큰 교회다.
국가보훈처는 “그리스도연합감리교회가 종교적 역할을 넘어 한인 이민자들의 하와이 사회 적응을 돕는 것은 물론 독립운동자금 지원 등 다양한 활동을 펼쳤다”며 사적지 지정 이유를 설명했다.
특히 그리스도연합감리교회는 민족 독립운동의 구심체 역할을 했으며, 윤병구(1977년 독립장), 이교담(1999년 애국장), 문또라(2019년 건국포장) 등 무려 36명이나 되는 독립운동가를 배출했다. 이 중 8대 현순 담임목사는 상해임시정부 총무을 역임하며 독립운동을 이끌었으며, 이승만 초대 대통령도 1913년부터 1918년까지 ‘탁사’(현 장로)로 봉사하며 한인 교육기관 설립에 역할을 했다.
하와이 한인들은 주로 한인교회를 중심으로 국권 회복을 위한 활동을 전개했으며, 이런 노력은 독립군 사관 양성기관 설립, 민족적 정체성을 교육하는 학교 설립, 독립운동을 지원하는 교회 설립으로 이어졌다.
▴독립운동사적지 표지판
국가보훈처는 “하와이 지역 독립운동사적지를 보전하고 알리기 위한 활동이 본격 추진하며, 하와이 그리스도교연합감리교회를 시작으로 총 14곳에 표지판을 설치해 하와이 독립운동 역사를 알려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리스도연합감리교회가 중심이 되어 설립한 ‘한인기숙학교 터’, ‘대한인국민회 총회관 터’, ‘한인기독교회’(호놀룰루,와히아와,힐로), ‘올리브연합감리교회’, ‘와이엠시에이(YMCA) 회관’, ‘한인기독학원 칼리히 교정(캠퍼스) 터’, ‘한인기독학원 알리아올라니 교정(캠퍼스) 터’ 등 장소에도 독립운동사적지 표지판이 순차적으로 설치될 예정이다.
국가보훈처는 향후 미주한인재단(하와이)과 함께 표지판 설치 장소를 설명하는 안내서도 제작해 배포할 계획이다.
국가보훈처 박민식 처장은 “하와이 이민 선조들의 발자취를 따라가다 보면 독립운동이 보인다는 말이 있는 것처럼, 당시 열악한 환경에서도 하와이 한인들의 조국 독립의 염원은 누구보다 뜨거웠다”며 “자랑스러운 미주 한인의 독립운동 역사를 알리고 미래세대를 위한 살아있는 교육의 장으로 활용되는 사적지가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그리스도연합감리교회 한의준 담임목사는 “어느 일반단체나 종교기관도 30명이 넘는 독립운동자를 배출한 곳이 없다. 독립운동사적지 현판 제막식에 참여하면서 우리 교회의 복음 사명과 사회적 책임을 감당할 수 있음에 감사했다”며 “앞으로도 사명과 책임을 감당하며 또 다른 100년의 새 역사를 위해 나아갈 수 있도록 기도하겠다”고 소감을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