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장 합동 제108회 총회가 예정일보다 하루 앞서 21일 밤 파회했다. 축도하는 오정호 총회장.
예장합동 제108회 총회가 예정된 일정보다 하루 빠른 9월 21일 오후 5시 31분 파회했다. 이번 총회 결의중 눈에 띄는 것은 여성 강도사고시 시행결의 재번복이다. 이로써 합동교단에서 여성사역자의 오랜 기대가 물거품이 됐다. 주요 결의는 다음과 같다.
∎여성 강도사고시 시행 ‘철회’
9월 21일 오후 회무에서 19일 결의됐던 여성사역자지위향상및사역개발위원회의 상설화와 ‘목사후보생 고시 및 강도사고시 응시자격 부여’ 허락을 번복했다.
21일 오전 회무 후 총회임원회와 여성사역자지위향상및사역개발위원회, 신학부, 규칙부, 정치부장 신현철 목사 등이 모여 간담회를 열었다. 간담회에서는 19일의 결의가 ‘여성 안수’와는 관계가 없음을 확인했으나, 목사후보생 고시 및 강도사고시 응시자격 부여와 관련해서는 찬반에 대한 논쟁이 벌어졌다. 위원회를 상설위원회로 전환한 총회 결의를 유지하고 위원회가 여성사역자 지위 향상과 사역 개발 방법을 연구하자는 의견과, 19일의 결의 두 가지를 모두 취소하고 신학부, 규칙부, 헌법개정위원회 등으로 구성된 TFT을 총회임원회에 맡겨 구성해서 전면 다시 논의하자는 주장이 팽팽하게 맞섰다. 이에 총회장 오정호 목사는 의견을 정리해서 오후 회무시간에 재론하자고 간담회를 마무리했다.
그리고 오후 회무에서 대구노회 임종구 목사가 대표발언자로 등단해 19일 여성사역자지위향상및사역개발위원회와 관련해 결의한 두 가지를 취소하고, 총회임원회에 맡겨 여성사역자TFT을 조직하고 연구 결과를 다음 회기에 보고하도록 할 것을 제안했다. 총회총대들은 이 제안을 받아 허락했고, 결국 여성사역자의 강도사고시 응시자격 부여에 대한 결의는 취소됐다.
∎이대위: 추천 하남음 교회 김성로 목사건은 기침교단 통해 지도 당부
이단대책위원회는 보고를 통해 기독교한국침례회 춘천한마음교회 김성로 목사 건은 해당교단에 돌려보내 지도를 당부키로 했다고 밝혔다.
하나님의교회가 요청한 단체 관련 문구를 삭제해 달라는 요구는 이단이 분명하므로 받을 이유가 없고 차후에는 접수 자체를 받지 않기로 했다는 입장을 보고했다. 총회는 이같은 이대위의 보고를 그대로 받고 이단에 대한 경각심을 계속 유지해 나가기로 했다.
한편 반기독교적 사역 단체와 회심준비론에 관한 연구는 신학부로 이첩했다고 보고했다. 두 건은 회무 중 신학부에서 보고될 예정이다. 원죄의 형통 유전설 관련의 건 연구분과는 한 회기 더 연장해 줄 것을 요청했다.
∎ 정년 연장 ‘부결’, “교단 후배들 상황 살펴야 한다”
목사와 장로의 정년을 만 75세로 연장하자는 안건이 부결됐다.
총회 넷째 날 오전, 정치부 보고에서 최근 단골 헌의안으로 떠오는 정년 연장 건을 다뤘다. 용인노회 등 8개 노회는 목사와 장로의 정년을 만 75세로 연장하자는 헌의안 등을 상정했다.
예상대로 정년 연장 안건을 두고 격론이 벌어졌다. 주로 목사총대들이 정년 연장 찬성을, 장로총대들은 정년 연장 반대를 주장했다.
전국장로회연합회 수석부회장 오광춘 장로는 “이 안건을 다루기 위해선 먼저 헌법이 수정되어야 한다. 수정하지 않고 논의할 수 없다. 전국장로회 입장은 정년 연장 반대다”라고 정년 반대 입장의 선봉에 섰다.
이철우 목사가 정년 연장에 찬성한다며 반론을 제기했다. 이철우 목사는 “지난해 150표 차이로 정년 연장이 부결됐다. 주요 이유는 사회 통념과 목회자 수급 불균형이었다. 하지만 현재 서울에만 무임목사가 1800여 명이고, 2033년이 되면 현재 목사들이 은퇴하지 않고 총신 신대원들이 졸업해도 목사가 부족해진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목사는 “원로목사와 원로장로 추대는 헌법대로 만 70세 전에 결정하고, 만 70세가 지나면 원로목사나 원로장로가 될 수 없고 공직에 참여할 수 없다. 교회가 원할 경우 만 70세가 되었을 때 목사는 노회에 사면서를 제출하고 노회가 임시당회장을 파송하여 당회와 노회의 결정에 의해 75세까지 설교권을 주기로 한다. 농어촌교회와 열악한 교회 장로는 장로증원이 될 때까지 시무장로로 계속 시무하여 폐당회가 되지 않도록 하자”라고 정년 연장 동의안을 냈다.
이에 오정호 총회장이 “정년을 70세까지 하고 나머지 5년은 교회 형편에 따라 노회에서 결정하고, 원로목사 제도와 원로장로 제도는 살아있다는 얘기”라며, 이철우 목사 발언을 요약했다.
오광춘 목사와 이철우 목사의 발언을 필두로 한동안 찬반논쟁이 벌어졌으나, 박창식 목사가 논쟁의 종지부를 찍었다. 박창식 목사는 정남 목사와 더불어 발언자 중 목사로서 유이하게 정년 연장을 반대했다.
박창식 목사는 “양측 의견을 충분히 이해하지만, 지금 여기에 있는 베이비붐 세대는 만 70세 정년제도로 조용히 은퇴해야 한다. 우리는 교단의 후배들 상황을 봐야 한다. 지금 40~50대 목사들은 담임목사 근처도 못가고 목회를 졸업해야 한다. 정년 연장은 기득권 문제가 될 수 있다”면서, “후배들을 위해 헌법에 규정된 만 70세 정년에 손 대면 안 된다. 우리는 70세로 은퇴하고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져야 한다”고 발언하자, 현장에서 뜨거운 박수가 쏟아졌다.
박창식 목사의 발언으로 회의장의 분위기가 정년 연장 반대로 넘어갔다.
거수투표 결과, 총대 대다수가 반대에 손을 들면서 정년 연장 안건이 또다시 부결됐다.
∎총회정책연구소 ㆍ 총회교육위 신설
합동교단의 중장기적인 비전을 연구하고 추진할 수 있는 총회정책연구소가 신설됐다.
총회는 둘째날 미래정책전략개발위원회(위원장 장봉생 목사)의 보고 및 청원을 받아들여 이같이 결정했다.
또 총회교육위원회 신설도 허락됐다. 총회교육위원회는 앞으로 총회교육 관련 부서 및 기관(교육부, 학생지도부, 면려부, 다음세대목회부흥운동본부, 총회개발원, 전국주교연합회, 교육국)을 총괄하여 효과적인 교육정책을 수립하고 조정 및 평가를 하는 콘트롤타워 역할을 감당한다.
또 총회교육시스템을 평가하는 총회교육R&D센터를 설립하기로 했고, 미래정책전략개발위원회의 전국 조직 결성도 통과됐다./ 윤광식 기자(kidokilbo@daum.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