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개신교 인구가 10년 새 6%p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20~40대 젊은 층에서 하락 폭이 컸으며, 해당 연령대는 가나안 성도의 비율도 높았다. 이번 조사에서 향후 10년 뒤 개신교인의 비율은 12.6%까지 떨어지며, 가나안 성도의 비율은 37.1%까지 증가할수 있다는 암울한 전망을 내났다.
목회데이터연구소(대표:지용근)가 1월 16일 5000명 이상 대규모 표본을 대상으로 자체 조사한 ‘2023 한국인의 종교 현황’을 발표했다. 지난해 10월 18일부터 11월 1일까지 보름간 전국의 만 19세 이상 남녀 4751명을 상대로 성인 조사(표본오차:95% 신뢰수준 ±1.4%)를 진행했으며, 12월 18일부터 올해 1월 3일까지 일주일간 전국 중고생 700명을 상대로 청소년 조사(95% 신뢰수준 ±3.7%, 무작위 추출 가정 시)도 별도로 실시했다. 5년 주기로 진행하는 한국기독교목회자협의회(이하 한목협) ‘한국기독교분석리포트’를 기준으로 추이 변화도 살폈다.
∎무종교인 비율 62.9%, 20.30대 더욱 늘어
조사 결과, 우리나라 만 19세 이상 성인 중 무종교인 비율은 62.9%에 달했다. 종교인 비율은 2017년 한목협 조사 당시 무종교인에 처음 역전된 이후 매년 격차가 벌어지는 추세다. 성별로는 남성보다 여성에서 종교를 가졌다는 응답이 더 많았고, 연령대가 높을수록 종교인 비율이 높았다. 모든 연령대에서 종교인 비율이 줄었지만, 그중에서도 젊은 층인 20·30대의 폭이 컸다. 각각 16%와 19%로 해당 세대에서 종교를 가진 이들은 5명 중 1명도 채 안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31%(20대), 38%(30대)를 기록했던 2017년과 비교해 절반 가까이 감소했다.
∎개신교비율 16.6% 10년 전 비해 5.9% 줄어
종교별로는 개신교인 비율이 전체 응답자의 16.6%로 불교(12.4%), 가톨릭(7.8%) 신자 비율보다 높았지만, 2012년(22.5%)보다는 5.9%p 감소하며 하락세를 이어갔다. 무종교인 비율이 두드러진 20·30대의 개신교인 비율은 다른 종교 대비 2배 이상 높았음에도 각각 전체 인구의 열 명 중 한 명 내외인 9%와 11%에 그쳤다. 11년 전과 비교해 절반가량(10%p) 감소한 수치다. 문제는 20~30대보다 40대의 개신교인 비율 감소폭(-12%p)이 더 컸다는 사실이다. 감소세가 전 연령층으로 확대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통계다. 물론 여전히 60대 이상 고령층에서는 이전 조사 때와 같은 비율(24%)을 유지함에 따라 교회 내 자연스레 고령화가 진행되고 있었다.
∎가나안성도 비율 26.6%, 10년전 비해 2.5배 급증/ 20대 45%, 30-40대는 3명중 1명이 가나안 성도
이번 조사에서는 자신을 개신교인이라고 말하면서도 교회는 출석하지 않는 이른바 ‘가나안 성도’의 비율 변화도 확인했는데, 2012년 10.5%에서 2023년 26.6%로 2.5배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령별로는 20대가 45%로 가장 높았고 30·40대도 각각 35%, 36%로 3명 중 1명 이상이 가나안 성도였다. 반면 개신교 이탈률이 낮았던 60대 이상에서는 교회 출석률도 상대적으로 높게 조사됨에 따라 노인 목회 준비라는 현실적인 과제를 안겼다.
∎청소년 탈종교화 뚜렷/ 고교생 개신교인 46% 가나안 성도
전체 청소년 중 종교가 있는 경우는 네 명 중 한 명 수준인 27.6%에 불과했다. 무려 72.4%가 무종교인으로, 성인의 무종교인 비율보다도 10%가량 더 높다. 개신교인 청소년은 전체 청소년의 13.6%(불교 7.6%, 가톨릭 5.7%)로 조사돼 종교가 있다고 응답한 청소년 중에서는 개신교의 비중이 절반에 가까운 49%로 가장 높았다. 성인의 45%보다 높은 수치이지만, 긍정적으로만 볼 수 없다. 개신교인 성인의 가나안 성도 비율이 27%인 것에 비해 청소년의 경우 36%로 더 높게 나타났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고등학생 가나안 성도의 비율은 무려 46%(중학생 31%)로, 자신을 크리스천이라고 응답한 이들 2명 중 1명은 교회에 출석하지 않고 있었다. 이들이 나중에 성인으로 편입될 경우, 성인 가나안 성도 비율의 지속 증가가 우려되는 상황이다.
또 한 가지 개신교인 비율을 청소년 범주 안에서도 학령별로 세분화하면 중학생 비율은 17%인데, 고등학생에서 10%까지 크게 떨어진다는 점이다. 다른 종교가 근소하게 감소하거나 오히려 증가하는 것과 달리 큰 폭의 감소세를 보임에 따라 중학교에서 고등학교로 진학하는 시기, 청소년 사역에 특별한 관심과 전략이 요구된다. 고등학생들에 대한 지원은 물론이다. 상술했듯,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본격적으로 사회에 진입하는 20대 개신교인 비율은 여기서 더 하락한 9%이다. 개신교 청소년의 교회 출석률은 64%인데, 이들이 20대에 접어들면서 교회 출석률은 55%로 급격하게 떨어지는 데서도 확인할 수 있다.
한편 목회데이터연구소는 이번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한국교회 앞에 다가올 미래도 그렸다. 개신교인 비율과 가나안 성도 비율을 바탕으로 지난 11년간의 추세 기울기를 반영해 향후 한국교회 출석자 수 변화를 예상한 것. 다른 변수는 통제한다는 전제하에 10년 뒤 개신교인의 비율은 12.6%까지 떨어지며, 가나안 성도의 비율은 37.1%까지 증가하는 암울한 전망이 나왔다.
목회데이터연구소 측은 이번 조사에서 현재 한국교회가 마주하고 있는 △탈종교화 △개신교인 감소 △가나안 성도 증가 △저연령층 종교 무관심 현상 △저출산·고령화 등 인구 구조적 문제가 고스란히 드러났음을 지적하며, “탈종교화는 현대 문명이 종교를 대체하거나 기존종교가 더 이상 영적 욕구를 충족시켜 주지 못하는 현실 때문에 발생하는데, 종교가 없는 삶은 세속에 집중하게 되고 비혼과 저출산을 초래하는 사회적 문제로도 이어질 수 있다”라고 경고했다.
그러면서 한국교회를 향해 “미래를 생각한다면 차세대 사역에 집중해야 할 상황이다. 우선 청소년과 20대 청년의 신앙이 유지되고 바로 세워질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라면서 “청소년과 청년이 교회를 통해 하나님을 만나 세상의 유혹을 이길 수 있는 믿음의 단단함을 갖출 수 있도록 영적 환경을 조성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라고 제언했다./ 윤광식 기자(kidokilbo@daum.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