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흑암에 행하던 백성이 큰 빛을 보고 사망의 그늘진 땅에 거주하던 자에게 빛이 비치도다”(이사야 9:2)
성탄의 거룩한 절기, 평강의 왕으로 이 땅에 오신 예수 그리스도를 깊이 생각하며 이 땅과 우리 민족, 사랑하는 북녘 동포와 한국교회, 그리고 온 세상 위에 성탄의 기쁨과 은혜가 충만하기를 기도합니다.
올해는 한국선교 140주년을 기념하는 뜻깊은 해였습니다. 우리 민족을 향한 하나님의 놀라운 사랑과 계획을 되돌아보며, 지금까지 우리를 인도하시고 한국교회를 하나 되게 하신 하나님께 감사와 영광을 올려 드립니다. 그러나 우리는 깊은 분열과 불안의 시기를 지나고 있으며, 교회 또한 무거운 책임감을 느끼고 있습니다. 이러한 때에, 하나님의 독생자 예수 그리스도께서 가장 낮은 말구유에 오신 사건은 우리가 걸어가야 할 길을 분명하게 비추어 줍니다.
성탄의 본질은 세상을 새롭게 하시기 위해 예수 그리스도께서 가장 낮은 자리로 임하셨다는 것입니다. 이는 섬김의 놀라운 역사를 말해줍니다. 예수님은 겸손한 섬김이야말로 세상의 갈등과 분열을 멈추고 화평을 이루는 진리임을 보여주셨습니다. 초대교회 역시 낮아짐과 섬김을 통해 복음을 전파하며, 절망 가운데 있는 세상에 새로운 소망을 전했습니다. 오늘날 한국교회가 가야 할 길은 높아지는 길이 아니라, 낮아짐과 섬김의 길입니다. 우리가 겸손히 이 길을 걸어갈 때, 교회는 세상 속에서 신뢰를 회복하고, 빛과 소금의 사명을 계속해서 감당하게 될 것입니다.
또한, 예수 그리스도는 구원의 주로 오셨다는 것입니다. 우리는 개인적인 죄로부터 구원받아야 할 뿐만 아니라, 이기주의, 불신, 대립 등 부정적인 삶으로부터도 구원받아야 합니다. 정치권의 대립, 사상의 대립, 여러 이해관계 속에서의 갈등, 서로를 믿지 못하고 비난하는 불신과 공동체의 위기 속에서 주님은 참된 구원과 자유가 무엇인지를 알려주셨습니다. 교회의 역할은 이 세상을 구원으로 인도하는 것이며, 예수님이 이 땅에 오신 목적을 전하는 것입니다. 임마누엘 주님은 지금도 우리와 함께하시며 매 순간 우리를 구원하십니다. 이 소식은 모든 사람에게 소망이 됩니다. 외로움 속에 계신 분들, 장애인과 다문화 가정, 북한 동포들과 보이지 않는 곳에서 도움을 기다리는 많은 분께 성탄의 따뜻한 위로를 전합니다. 예수님의 탄생 소식이 가장 먼저 들판의 목자들에게 전해졌듯, 성탄의 빛은 가장 낮고 어두운 자리까지 찾아가 우리 모두를 비추고 있습니다.
더 나아가, 빛 되신 예수 그리스도께서 우리의 삶을 비춰주십니다. 불확실한 미래 앞에서 길을 찾고 있는 청년과 미래 세대에게도 성탄의 소망이 함께 하기를 기도합니다. 어려움 속에서도 함께 하시는 주님을 발견하며 포기하지 않는 용기를 얻으시기를 바랍니다.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위해 땀 흘리는 군인, 경찰, 소방관들에게도 경의와 위로를 전합니다. 자신의 안위보다 국민을 위하는 헌신이 대한민국의 평화와 미래를 세우는 거룩한 자리입니다. 평강의 왕이신 주님께서 주시는 평안과 위로가 언제나 붙들어 주실 줄 믿습니다.
주님의 보혈로 세워진 모든 한국교회와 목회자들에게도 하나님의 도우심과 인도하심이 함께 하시기를 기도합니다. 복음을 전하며 하나님 나라를 세워가는 귀한 일에 동역하게 됨을 감사드리며 각자에게 맡겨주신 사명을 감당하는 것이 한국교회를 든든히 세우고 세계 선교를 위해 쓰임 받는 길입니다. 이 땅의 모든 교회가 복음 안에서 하나 되며 매일 새롭게 되기를 바랍니다.
성탄의 기쁜 소식이 억압과 전쟁, 재해와 기근 등 절망과 무기력 가운데 있는 모든 곳에 참된 위로와 소망이 되며, 미움이 있는 자리, 분열과 단절이 깊어진 곳마다 사랑이 다시 피어나고 관계가 회복되는 역사가 일어나기를 바랍니다. 죽음과 질병의 두려움이 물러가고 온 세상이 성탄의 은총으로 가득하며 오늘의 대한민국 위에도, 한국교회 위에도, 그리고 모든 가정과 마음 위에도 풍성하게 넘쳐나기를 기원합니다.
주후 2025년 12월 25일
대표회장 김정석 감독
공동대표회장 김동기 목사 홍사진 목사 정정인 목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