잊지 말자 6.25! 순교현장을 가다 ① 염산교회

성도 77인이 순교한 한국최대의 순교지

2019-06-21 22:57:24  인쇄하기


해마다 6월이면 한국교회가 기억해야할 곳이 있다면 그곳은 바로 전남 영광군 염산면 서해안의 작은 어촌 설도항에 위치한 염산교회이다. 염산교회는 한국 기독교 역사상 가장 많은 77명의 순교자의 피가 흐르는 곳이다. 

         ▲ 77인의 순교기념비

염산교회(현 담임목사 임준석)6.25동란 때 국군이 영광에 진군해 들어왔을 때 미처 퇴각하지 못한 북한 괴뢰 공산당들이 교회당에 불 지르고 교인들을 바닷가 수문통에서 돌멩이를 달아서 수장시키는가 하면, 생매장을 시키고, 죽창으로, 몽둥이로, 칼로 찌르고 때려서 죽이는 참상이 벌어졌다. 생명보다 믿음을 소중하게 여긴 염산교회 성도들은 천국의 소망을 가지고 조금도 굴하지 않고 오히려 자신들을 죽이는 그들을 긍휼히 여기는 마음을 가지고 순교의 재물이 되었는데 이때 전교인의 3분의 277명이 순교했다.

19398월 허상 장로(당시 전도사)에 의해 설립된 당시 옥실리교회는 1947년 현 봉남리 소재지로 옮기면서 염산교회로 명칭을 변경하였다. 염산교회는 일제 치하에서는 문맹퇴치운동을 벌였으며, 신사참배 거부 운동 등을 벌이다가 교회 종을 빼앗긴 일도 있었다. 2대 원창권 목사에 이어 3대 김방호 목사가 1950310일 염산교회에 부임 하였고,그의 부임 이후 염산 교회는 날로 부흥 발전했다.

        ▲ 예전의 염산교회당 모습

김방호 목사는 경북 경산 출신으로 3.1만세 운동을 주도했던 독립 운동가였는데 만주로 피신해 그곳에서 독립운동을 하는 중 잠시 국내에 들어왔다가 부흥회에서 예수님을 영접했다. 이후 평양 신학교를 졸업한 그는 벽지와 오지만을 섬기던 중 염산교회로 부임했고 그해 6.25 전쟁이 일어났다.

6.25가 터지고 공산군이 이곳에 진입하면서 교회당과 목사관을 강제로 빼앗아 가자 김목사는 교인들의 가정을 전전하면서 비밀 예배를 진행했다. 그 해 인천상륙작전이 성공이후 국군이 영광군으로 진군해 오자 이 지역 기독청년과 우익 청년들이 염산교회 청년회가 주축이 되어 만세 환영대회를 준비했다.

그러나 미처 퇴각하지 못한 북한군과 공산당은 107일 교회당을 불 지르고, 환영대회에 가담 했던 기삼도(당시 목포 성경학교 학생)는 죽창에 찔러 교회가 불타는 가운데 순교 당했고, 동료 노용길 등 3명은 새끼줄에 굴비처럼 묶여 돌멩이를 매단 채 교회 옆 바다 속에 수장됐다. 이것은 시작에 불과했다. 

다음날은 노병재 집사 부부 및 어린 자녀들을 포함해 9명 모두가 똑같은 방법으로 바다 속에 수장되고, 두 동생 가족도 모두 수장되어 22명의 일가족이 굴비처럼 엮여서 수장된 것이다.

13일에는 허상장로 부부가 가까운 산골짝에서 죽창에 찔리고 스데반처럼 돌무더기에 깔려 숨졌다. 허 장로는 숨이 끊어지면서도 하나님께 감사를 드렸다.

이후 단지 예수를 믿는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공산군은 이 지역 어린아이들까지 무참히 죽창으로 찌르고 몽둥이로 때리고 수장시켰다. 죽음을 앞두고 네 살배기 어린아이가 언니의 등에 업혀 무섭다고 울자 업고 있던 언니(김옥자)울지 마라 우리는 지금 천국에 간다라고 달래며 순교자의 길을 가기도 했다.

어린아이까지 신앙의 정조를 굽히지 않고 당당하게 순교를 당했다.

가정집에서 비밀예배를 계속했던 김방호 목사도 1027일 공산군들에게 끌려가 일가족 8명이 모두 몽둥이에 맞아 순교를 당했다. 공산군은 자녀들에게 아버지를 장작으로 때려죽이면 너희들은 살려주겠다는 등 악랄한 방법을 사용하려 했으나 자녀들은 도리어 주님! 주님! 하나님의 뜻이라면 순교의 영광을 주옵소서라고 기도했다. 김 목사도 자녀들에게 너희들은 절대로 이들을 미워하지 말라, 이들이 몰라서 그러는 거야라고 외치고 찬양을 부르며 피를 토하고 순교했다.

2대 목회자인 원창권 목사도 영광에서 순교함에 따라, 염산교회는 1,2,3대 교역자 전원이 순교하였다.

전 교인의 3분의 2가 순교를 했지만 그러나 누구하나 비겁한 모습이 없었다고 전해진다. 모두 영원한 본향인 천국을 바라보며 자신들을 죽이는 그들을 미워하지 않고 찬송을 부르며 순교했던 것이다.

 이후 1997년 순교기념사업을 추진하여 2,000여 평의 순교공원을 조성해 순교 자료 전시관과 순교 교육관을 개관하였고, 77인의 순교비를 완공하여 교회 앞에 세웠다.

 

   ▲ 현재의 염산교회 모습

[다음은 77인의 순교자 명단]

김방호 김화순 김 현 김 정 김 전 김 완 김선웅 김연경 허 상 이순심

김삼동 노병재 장일영 김식산 노순기 노옥기 노준오 노무곡 노오차 노육차

정도례 기삼도 김동춘 노병인 이선님 노원례 노용길 노용남 노정자 노신자

노병규 박귀님 노상기 노옥순 노일석 노경남 양정자 김순님 김조남 이희연

김동열 정도애 김용환 김춘희 김옥자 김금자 김신자 김미자 전유녀 김군자

양사차 김부옥 양처녀 김희자 김부자 배길례 장대일 김순애 장공삼 김임순

장안택 장귀남 전준채 김길순 전삼차 전사차 전오차 최용진 최처녀 최유삼

최삼녀 최이남 최사녀 최오녀 최육녀 조생길 서소단

 

염산교회 순교자 기념사업회는 오늘 우리 염산교회는 77인의 숭고한 신앙과 그 뜻을 기리며 후대에 길이 남겨 이 땅에 신앙과 진리가 바로 세워지기를 바라며, 수많은 순례자들이 찾아오는 순교성지로서 이 민족과 한국교회를 바로 세우는 일에 일익을 담당하고 흐트러진 한국교회 성도들의 신앙을 순교신앙위에 세워 가기를 원합니다.”라고 밝히고 있다./ 윤광식 기자(kidokilbo@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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