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기독일보

한국기독교장로회(기장, 나홍균 총회장)가 WCC(세계교회협의회) 회원 교단 가운데 가장 먼저 WCC 공동선언문 사태에 대해 성명을 내고, WCC 총회 한국준비위원회(한국준비위) 김삼환 상임위원장의 즉각 사퇴를 촉구하는 한편,WCC 한국준비위를 전면적으로 재조직할것을 요구했다.

기장은 2월 7일 'WCC 제10차 총회의 성공적 개최를 위한 공동선언문'에 대한 한국기독교장로회의 성명을 발표했다. 성명서에서 김삼환 상임위원장을 강력하게 비판하고 특히, 김 상임위원장이 WCC 총회 유치 이후 실행위원회의 기능과 역할을 무시한 채 특정 교단이 일방적으로 운영하게 했다고 지적하고 또 김 상임위원장이 WCC 한국준비위 실행위원회를 폐지하기에 이르렀다면서 "파행적 운영의 가장 큰 책임이 김 상임위원장에게 있다면서 사퇴를 촉구했다.

기장은 한국준비위가 그동안 조직과 운영에서 민주적 논의 절차를 거치지 않았다고 했다. 기장은 WCC 회원 교단(예장통합·감리회·성공회·기장)과 한국준비위에 참여하고 있는 교단들을 중심으로 한국준비위의 재구성을 제안했다. 기장은 또 "WCC 공동선언문이 표현만 공동선언문일 뿐 기존의 WCC와 NCCK(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의 신학 흐름과 신앙고백을 전혀 담지 못한 일방 선언에 불과하다"고 비판했다.

끝으로 기장은 한국교회의 성장제일주의와 맘몬주의를 회개하고, '생명·평화·정의'를 지향하는 신앙 공동체로 나아가라고 요청했다. 기장은 "WCC 10차 총회는 또 다른 바벨탑을 쌓는 전시적 성격의 대회가 아니라, 하나님의 '정의·평화·생명'이 뜻이 이 땅에 이루어지는 진정한 신앙의 축제가 되어야 한다"고 했다.

아래는 성명 전문.

'WCC 제10차 총회의 성공적 개최를 위한 공동선언문'에 대한 한국기독교장로회의 입장
 
지난 1월 13일 WCC 제10차 총회 한국준비위원회 김삼환 상임위원장, 한국기독교총연합회 홍재철 대표회장, WEA 총회 길자연 준비위원장,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김영주 총무가 공동 서명하여 발표한 소위 'WCC 제10차 총회의 성공적 개최를 위한 공동선언문'은 WCC의 정신에 전적으로 위배되는 문서임을 명백히 밝히며, WCC 제10차 총회 한국준비위원회와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에게 WCC의 회원 교단인 한국기독교장로회의 입장을 다음과 같이 밝힙니다.

1. WCC 제10차 총회 한국준비위원회 상임위원장 김삼환 목사는 즉각 사퇴할 것을 요구합니다.

김삼환 목사는 지난해 미주 한기총 모임에서 "WCC가 무엇인지 모르고 맡았다"고 말한 바 있으며, 심지어 "WCC 세계 대회 유치를 후회한다"고까지 발언하였습니다. 이런 발언은 WCC 제10차 총회 한국준비위원회 상임위원장의 자격이 없음을 스스로 인정한 것입니다. WCC 대회의 취지와 정신을 이해하지 못한다면 WCC 제10차 총회 한국준비위원회 상임위원장직을 즉각 사임해야 할 것입니다. 이미 작년 여름에 미국에서 한기총 홍재철 대표회장을 만나 'WCC 공동선언문'의 골격을 합의하고 발표할 것을 약속한 바 있다는 사실은 더욱 충격적입니다.

WCC의 기본 정신에 역행하는 '공동선언문'은 표현만 공동선언문일 뿐 기존의 WCC와 NCCK의 신학 흐름과 신앙고백을 전혀 담아내지 못한 일방 선언에 불과하며, 절차적으로 WCC 제10차 총회 한국준비위원회의 어떠한 결의도 없이 서명하여 발표한 문서입니다.

더욱이 WCC 제10차 총회 한국준비위원회 상임위원장 김삼환 목사는 WCC 제10차 총회 유치 이후 실행위원회의 기능과 역할을 무시한 채, 한 특정 교단이 일방적으로 운영하고 합의된 결과를 뒤집는 등 여러 문제를 노출하다가 급기야 WCC 제10차 총회 한국준비위원회의 실행위원회를 폐지시키기에 이르렀습니다.

이렇듯 WCC 회원 교회들과의 논의와 참여 과정을 파기하고, 독단적 결정을 거듭하고 있습니다.

이에 우리는 WCC 제10차 총회 한국준비위원회 실행위원회의 기능과 민주적 의사 결정 과정을 회복하기 위하여, 협력과 연합이라는 에큐메니컬 원칙에서 벗어난 모든 일련의 파행적 운영의 가장 큰 책임이 있는 상임위원장 김삼환 목사는 그 직에서 즉각 사퇴를 요구하는 바입니다.

2. WCC 제10차 총회 한국준비위원회의 전면적 재조직을 요구합니다.

WCC 제10차 총회 한국준비위원회는 그동안 조직과 운영에서 민주적 논의 절차를 거치지 않은 채, 교단 협력과 에큐메니컬 원칙에 어긋나는 파행적인 행태를 보여왔습니다. 이에 한국기독교장로회는 WCC 회원 교단들과 현재 한국준비위원회에 참여하고 있는 교단들을 중심으로 WCC 제10차 총회 한국준비위원회를 재구성하고, 더불어 그동안 '정의·평화·생명'을 위하여 에큐메니컬 운동에 힘써 온 모든 단체가 충분한 역할을 발휘할 수 있도록 개편할 것을 강력하게 요청합니다.

3. 한국교회의 성장제일주의와 맘몬주의를 회개하고, '생명·정의평화'를 지향하는 신앙 공동체로 나아갑시다.

한국교회의 성장제일주의와 맘몬주의가 WCC 제10차 총회 준비 과정에도 깊이 스며들어 있음을 직시하면서, '생명의 하나님, 우리를 정의와 평화로 이끄소서'라는 WCC 제10차 총회의 주제가 바르게 실현되는 WCC 총회가 되기를 간절히 기도합니다. 이번 WCC 제10차 총회는 또 다른 바벨탑을 쌓는 전시적 성격의 대회가 아니라, 하나님의 '정의·평화·생명'의 뜻이 이 땅에 이루어지는 진정한 신앙의 축제가 되어야 할 것입니다. WCC 제10차 총회 한국준비위원회 상임위원장 김삼환 목사의 자진 사퇴와 한국준비위원회의 에큐메니컬 원칙에 따른 개편이라는 구체적인 행동의 회개를 통해 실추된 한국교회의 신앙 정체성을 확고히 세우고, 지금까지의 WCC가 추구해 온 신앙의 정신을 따라 WCC 제10차 총회와 그 이후를 준비하는 한국교회가 되어야 할 것입니다.

하나님께서 이 시대 한국교회에 맡기신 소중한 사명을 성실히 수행하고, 하나님의 말씀과 신앙의 양심에 따라 겸손히 이 역사 속에서 책임 있는 행동과 실천을 감당하도록 더욱 최선을 다해야 할 것입니다.

2013년 2월 7일

한국기독교장로회 총 회 장 나 홍 균

총회총무 배 태 진
/윤광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