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성교회 세습사태가 새로운 국면을 맞고 있다. 지난 3일 명성교회 비자금·비리 의혹 수사를 촉구하는 진정서가 검찰에 제출되었다. 세습 강행 이면에 다른 이유가 있는 것은 아닌지 철저히 밝혀달라는 것이었다.
▲ 명성교회정상화위원회 등이 명성교회 비위 사실 수사 촉구를 하고있다
지난달 7일 대한예수교장로회 통합(예장 통합) 총회재판국이 ‘김삼환 목사의 아들 김하나 목사의 담임목사직 청빙은 유효하다’는 판결이후 이 판결을 비판하며 세습 철회를 요구하는 성명이 잇따랐고 장로회신학대학교 학생들은 1989년 이래 처음으로 ‘단체 수업거부’ 중이다. 지난 3일에는 예장 목회자 900명이 ‘총회헌법수호를 위한 예장목회자대회’를 열고 재판국결의 무효와 세습반대를 외쳤다.
같은 날 명성교회정상화위원회(대표 정철주 장로)와 교회세습반대운동연대(공동대표 김동호, 백종국, 오세택 목사)는 서울동지방검찰청 앞에서 ‘명성교회 비자금 및 비위사실 수사 촉구한다’는 이름으로 공동 기자회견을 갖고 명성교회의 금전적 비리에 대한 수사를 촉구했다.
주최측은 “명성교회 세습 사태의 이면에 있는 근본 원인을 살펴보아야 한다”며 “그 원인 중 하나가 직계가족 세습이 아니고서는 덮일 수 없는 금전적 비리와 교회에서는 더 더욱 해서는 안 될 사회 범죄의 그늘이 있다는 충분한 의구심이 들었다”며 이번 기자회견의 이유를 말했다. 수사 촉구를 위한 진정서는 크게 4가지 내용 ▲ 광성교회 수양관 관련 부당거래 51억 의혹 ▲ 숭실사이버대학 관련 65억 의혹 ▲ 성남시청 공무원 인사개입 의혹 ▲ 새노래명성교회 차명 의혹 등이다. 명성교회정상화위원회가 각각의 건에 관하여 확보한 자료들과 명성교회 내부 고발자에 의한 증거를 함께 제출했다.
이날 김양필 집사(명성교회 교인 대표)는 입장문을 통해 “명성교회 교인 신분으로 최근 불의한 일에 매여 교회의 본분에 충실하지 못하고 교계를 어지럽힌 것에 더 이상 두고 볼 수 없었다”며 “선교와 전도의 문이 닫히고 교인들이 교회를 떠나고 있는 이때에 진정서 접수는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고 진정서 접수의 이유를 말했다.
이에 대해 명성교회측은 진정서 내용은 모두 사실과 다르다며 법적대응을 할 것임을 분명히 했다.
한편, 서울 강동구 명일동에 있는 명성교회는 예장 통합 교단 안에서도 교인 수가 가장 많은 초대형 교회이다. 재적 교인은 10만명, 출석교인은 5만명 정도이다. 1980년 이 교회를 세운 김삼환 목사는 기독교 방송국 C채널, 경북 영주 영광여중고, 안동 성소병원 등 여러 사업체를 거느리고 있고, 민영 교도소인 경기도 여주 소망교도소도 운영하고 있다. / 윤광식 기자(kidokilbo@daum.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