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시설은 고 위험도 취약시설로 관리되고 있다.
정부가 코로나19 방역을 위한 사회적 거리두기를 현행 5단계에서 4단계로 간소화 하는 내용의 개편 조정안을 마련하고 15일부터 적용하겠다고 발표했지만 종교시설을 고 위험군 취약시설로 분류하고 통제가 지나치다는 종교계 입장이다. 현행 수도권 2단계, 비수도권 1.5단계 조치는 14일 종료된다.
이번 4단계 개편안에 따르면 종교시설 인원제한은 1단계 50%, 2단계 30%, 3단계 20%, 4단계 비대면 등으로 개편되었고 1단계부터 성가대, 통성기도 등 금지. 2단계부터 모임. 식사. 숙박금지 되는 등 1단계부터 통제가 강화된다.
이 같은 개편안은 방역당국이 제시해온 방역수칙을 잘 지켜오고 있는 교회로서는 불만일 수밖에 없다. 특히 1단계부터 현장 참석 인원을 50%로 제한하는 것은 기존 방역기준과 비교해 보면 과도하다는 지적이다.
현행 5단계 방역기준에서는 1단계에서 좌석 한 칸 띄우기와 모임 식사 자제 권고를 적용하지만 인원을 제한하지 않았다. 1.5단계부터 좌석 수 30% 이내 제한, 2단계 20% 이내, 2.5단계 20명 이내, 3단계 1인 영상 허용을 적용했던 것이다.
하지만 상대적으로 여타 다중이용시설은 1단계에서 최소 1m 거리두기, 6㎡ 당 1명을 지키면 영업시간 제한도 받지 않는다. 2단계에서야 상시 영업을 위해 8㎡ 당 이용인원 1명, 좌석 30~50%를 지키도록 하고 있다.
방역당국이 방역 형평성, 국민적 피로감 등을 언급하며 개편 필요성을 언급한 것과는 달리 종교시설에 대한 기준을 마련한 것으로 보인다.
한 목회자는 “코로나19 감염이 우려된다며 방역기준이 가장 낮은 1단계부터 출입 인원을 50%로 제한한다면 어느 분야나 업종에서 수긍할 수 있겠냐”며 “실제 감염발생보다 종교시설, 특히 교회에 대한 반감이 있다 하더라도 합리적이지도 형평성에도 맞지 않는 기준안이라면 철회되는 것이 맞다”고 주장했다.
이번에 공개된 보건복지부 개편안 자료에서는 종교시설의 비중을 과도하게 해석할 수 있는 통계를 사용하기도 했다. 2020년 1월 20일부터 올해 1월 19일까지 종교시설 집단감염이 34%에 달한다고 발표했지만, 이 같은 수치는 신천지까지 포함하는 내용이다.
기존 방역당국은 종교시설과 신천지를 구분하는 통계를 발표했던 것과 다른 활용이라 할 수 있다.
코로나19 발생 일 년을 맞아 질병관리청 중앙방역대책본부이 지난 1월 발표한 통계자료에 따르면, 집단감염 중 신천지 감염자는 16%(5214명), 종교시설 감염자 17%(5791명)라고 구분해 발표한 바 있다.
더구나 중대본 박혜경 방역지원단장이 발표한 바에 따르면, 가장 최근 1~2월 집단 발생 중 종교 관련 감소세가 11%에서 4.4%로 두드러졌다.
한편, 중대본은 이번 개편안 마련을 준비하며 의학·보건학·인문사회학·소통 및 시민사회 전문가 12명이 참여하는 전문가 그룹과 일반 국민 33명이 참여하는 국민 소통단 그룹으로 구분해 다중이용시설별 위험도를 각각 평가했다.
종교시설의 경우 전문가 그룹은 침방울 발생정도와 체류 시간, 이용자 간 밀접도, 공간 폐쇄 정도 등을 고려할 때 전파 위험성이 높지만 마스크 착용 여부, 관리체계 작동, 추적관리 용이성 등을 고려해 관리 가능성 역시 높은 것으로 분류했다.
반면 국민 소통단은 종교시설의 전파위험성이 유흥시설 등과 같이 전파 위험성이 높고 관리 가능성도 낮은 것으로 판단했다.
한편 금번 개편안 4단계는 각 단계별로 인구 10만명 당 주간 하루 평균 신규 확진자 수를 기준으로 조정된다.
▴ 사회적 거리두기 개편안. /보건복지부
인구 10만 명 당 주간 하루 평균 환자 수가 0.7명(전국 기준 363명) 미만일 때는 1단계, 0.7명(363명) 이상 1.5명(778명) 이하는 2단계, 1.5명(778명) 이상 3명(1556명) 미만은 3단계, 3명(1556명) 이상이면 4단계이다. 13일 기준으로 최근 1주간 일 평균 428.3명으로 2단계에 속한다. / 윤광식 기자(kidokilbo@daum.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