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100대 공약을 제안한 기독시민단체 관계자 및 전문가들이 정책 슬로건을 담은 피켓을 들어보이고 있다.
제20대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교계를 넘어 사회 각 영역에서 활동하는 기독시민단체와 전문가들이 기독교의 공의와 사랑에 근거한 8개 분야 107가지 정책을 제안했다.
기독교환경운동연대(생태·환경)와 기독교윤리실천운동(청년), 기독법률가회(이주정책, 장애인), 영등포산업선교회(노동), 좋은교사운동(교육), 희년함께(토지·부동산) 그리고 한반도평화연구원 윤환철 연구위원(한반도) 등이 참여하는 ‘제20대 대통령선거 100대 공약 제안을 위한 기독시민단체연대’(이하 대선공약기독연대)는 12월 22일 서울 연지동 한국기독교회관에서 발표 기자회견을 열고 분야별 개혁방향을 발표했다.
이날 발표된 정책은 대선공약기독연대에 참여한 각 단체와 전문가그룹이 그동안의 현장 경험을 바탕으로 연구와 구체적인 실천성과를 모아 대통령 선거에 출마한 후보들이 고민하고 실천해야 할 정책으로 정리한 결과물로써, 앞서 지난 15일 대선후보를 낸 각 정당에 정책 질의서와 함께 공약 제안의 형태로 이미 전달된 바 있다.
정책 제안의 전반적인 방향은 소외 이웃과 약자를 위한 목소리를 내려 고민한 흔적이 역력하다. 교육 분야 발표를 맡은 좋은교사운동 김영식 공동대표는 ‘입시경쟁 해소’와 ‘관료주의 구조 타파’를 개혁 과제로 지적하며 △대학서열 해소 단계 종합 로드맵 실현 △논술형 수능 도입 △공모형 학교장 직선제 도입 등을 정책에 담았고, 노동 분야 정책을 소개한 영등포산업선교회 송기훈 사무국장은 “현재의 노동 상황에서 개혁이 절실한 부분을 제시하고 해결해 나가려 한다”며 △근로기준법 개정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기후위기 속 노동자 보호 △노동교육의 현실화 등을 제안했다. 기독교환경운동연대 임준형 간사가 발표한 생태·환경 분야에서는 성장과 발전이라는 말 뒤에 숨어 탐욕을 채우는 이들을 규제하고 견제할 방법이 필요하다는 입장과 더불어 시급한 기후위기 현안을 해결할 방법을 함께 모색하고 실천할 수 있도록 공론장을 형성하고 대화를 시작하는 것이 절실하다는 점이 강조됐다. 아울러 인간 중심을 넘어선 생태민주주의 즉 공존과 공생을 위한 방법을 찾아나가야 한다는 주장도 이어졌다. 이어 이주 정책 분야에서는 이주민과 난민들의 인권과 처우를 고려하는 이주민 정책의 필요성이 대두됐고, 장애인 분야는 장애인의 삶의 질을 한 단계 더 향상시키기 위해 장애인의 삶에 ‘직접적 영향’과 ‘패러다임 변화’를 제시하는 공약을 요구했다.
이번 대선 최대 변수로 꼽히는 청년과 부동산 분야 정책 제안도 관심을 끈다. 청년들의 입장을 대변해 정책을 제안한 기독교윤리실천운동 김현아 사무국장은 “여전히 청년들을 대상화하고 병풍 삼고 시대착오적 발언을 서슴지 않는 몰이해와 무례함을 곳곳에서 발견하게 된다”며 청년 담론과 청년 정책을 표심을 잡기 위한 수단으로 다루지 않고 청년 자체를 국가와 미래의 구성원으로 존중하는 대통령의 모습을 요청했다. ‘토지·부동산’ 분야 정책 발표는 희년함께 이성영 상임대표가 맡았다. 이 상임대표는 양극화로 인한 사회적 갈등과 긴장이 고조되고 있는 대한민국 현실을 지적하고 그 핵심으로 부동산을 꼽으며, “부동산의 가치가 아닌 땀의 가치가 존중받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서는 부동산 지대추구를 근절하는 것이 필수”라고 말했다. 끝으로 대북관계와 통일, 평화 등 한반도 분야에서는 △평화 담론의 개발 및 확산 △종전선언 추진 △DMZ 내 남북경제교류센터 설치 등을 제안했다.
대선공약기독연대는 “우리가 제안한 공약이 제20대 대통령선거를 성숙한 정책 경쟁의 장으로 만들고 나아가 한국 사회가 직면한 여러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온 국민의 지혜와 합의를 모으는 데 소중한 기여를 할 수 있게 되기를 소망한다”며 선거 이후에도 선출된 대통령과 정치권이 국정 운영의 나침반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지속적인 노력을 기울인다는 방침이다. 또한 후보들의 답변서를 받는 대로 자신들이 제시한 공약을 얼마나 채택했는지 전국 기독교인들과 일반 시민사회에 공개할 예정이다. 한편 공약집의 내용은 기독교윤리실천운동 홈페이지(cemk.org)에서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