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이 어제(4월 12일) 국회에서 의원총회를 열고 검찰 수사권을 완전히 박탈하는 소위 ‘검수완박’ 법안을 4월 국회에서 처리하기로 당론을 정했다. 이 법안은 그동안 검찰이 담당했던 부패, 경제, 공직자 등 6대 범죄에 대한 수사권을 모조리 빼앗는 것으로 172석 거대 여당으로서 이제까지 국회에서 벌인 각종 입법 폭주의 마지막 대미를 장식하겠다는 대국민 협박이다.
여당이 우리 헌정 사상 매우 중대한 사안인 수사권 문제를 깊은 숙고나 의견수렴의 과정도 없이 정권 말기에 속전속결로 밀어붙이려는 속셈이 무엇인가. 국민은 그 한 가운데 문재인 대통령과 이재명 전 여당 대선 후보가 있다는 의혹을 떨쳐버릴 수 없다. 지난 5년간의 각종 비리와 의혹 사건을 윤석열 차기 정부가 들어서기 전에 완전히 덮으려는 의도가 아닌가 말이다.
그런 이유가 아니라면 검찰로부터 몰수한 수사권을 어느 기관에 넘길지도 정하지 않고 당론부터 확정할 이유가 없다. 이럴수록 최근 검찰이 산업통상자원부의 블랙리스트 사건과 월성 1호기 경제성 조작, 울산 시장 선거 개입장, 대장동 비리 사건 등 정권 관련 의혹을 덮으려 한다는 국민적 의혹과 불신만 깊어질 뿐이다. 국민은 뭔가 뒤가 캥기는 게 있지 않는 한 정상적인 사고로는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다.
문제는 이런 불의한 의도가 국격에 막대한 손상을 가져다줄 뿐 아니라 그 피해가 국민에게 돌아온다는 점이다. 온갖 불법을 저지르는 사기꾼 범죄자들만 살판이 났다. 정권교체기에 현 여당이 자신들이 저지른 비리와 과오를 덮기 위해 검찰을 식물로 만들어 가며 결과적으로 범죄자 천국을 만드는 경우는 전 세계적으로도 유례를 찾을 수 없다. 과연 세계 9위의 경제대국, 선진국 대열에 들어선 대한민국의 거대 여당이 벌일 짓인지 그 대답은 문재인 대통령이 해야 할 것이다.
줄곧 국민을 위해 검찰을 개혁한다고 부르짖어온 정부 여당의 본심이 바로 이런 것이었나. 그렇다면 자기들이 세우고 말 안 듣는다고 그토록 탄압한 검찰총장이 국민적 지지를 받아 차기 대통령이 된 것에 대한 치졸한 분풀이 자 선거불복에 지나지 않는다.
검찰은 현 헌법이 수사 주체를 검사만으로 규정하데 비춰 명백한 위헌이라고 주장하며 총장을 비롯해 평검사들까지 들고 일어날 기세다. 범여권 시민단체와 진보당까지 부정적인 견해가 지배적이다. 그런데도 정권교체기에 이런 혼란을 부추기는 속셈이 무엇인가. 현 여당이 ‘검수완박’을 중단하지 않고 끝까지 밀어붙인다면 반드시 국민적 저항에 직면하게 될 것이다. 문재인 대통령도 꼼수 뒤에 숨지 말고 대통령으로서의 권한인 거부권을 반드시 행사할 것을 국민의 이름으로 촉구한다.
우리 국민은 20년, 50면 간다고 호언장담했던 민주당 정권을 5년 만에 투표로 교체했다. 왜 무엇 때문에 그렇게 됐는지 모르지 않을 것이다. 알고도 이런다면 선거에 불복하고 국민을 적으로 돌리기로 작정한 것이다. 국민을 무시한 악법 입법 폭주가 이제 곧 다가올 6월 지방 선거와 머잖아 있을 총선에서 어떤 결과로 돌아올지 부디 명심하고 새 정부와의 협치로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기 바란다.
2022. 4. 13
한국교회연합 대표회장 송태섭 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