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발굴된 석판의 모습(일라이 슈크론 / The Jerusalem Post)
2007년 이스라엘 다윗성국립공원(City of David National Park)에서 발굴된 석판에 새겨진 문자가 15년 만에 해독됐다. 남유다 히스기야 왕의 이름과 행적을 담고 있는 이 석판은 이제까지 발굴된 성경 기록 중 가장 오래된 기록인 것으로 분석된다.
이스라엘의 거손 갈릴(Gershon Galil) 교수와 일라이 슈크론(Eli Shukron) 교수는 최근 2007년에 발굴된 석판의 문자를 해독하는 일에 성공했다.
이들은 이 석판이 주전 8세기경의 석판으로 히스기야 왕의 이름과 히스기야 왕 통치 초기 17년의 행적을 담고 있다고 밝혔다.
갈릴 교수는 “석판의 글자들이 세월이 지나며 부식되긴 했지만 대부분의 글자들은 읽어낼 수 있는 수준으로 보존되어 있었다”고 전했다.
연구팀에 따르면 석판에 새겨진 히스기야 왕의 주요 행적 중 하나는 히스기야 왕이 기혼 샘물을 예루살렘 성으로 끌어들이기 위해 암반을 파서 수로를 건설하고 기혼 샘과 실로암 못을 연결했던 사건이다. 이 사건은 구약 성경 열왕기하 20장 20절에 기록되어 있다.
“히스기야의 남은 사적과 그의 모든 업적과 저수지와 수도를 만들어 물을 성 안으로 끌어들인 일은 유다 왕 역대지략에 기록되지 아니하였느냐”(열왕기하20:20)
히스기야 왕이 실로암 못과 기혼 샘 사이의 수로를 건설했다는 사실은 학자들 사이에서 널리 받아들여져 왔지만 일부 학자의 경우 수로가 히스기야 왕보다 앞선 시대에 만들어졌다고 반박해왔다. 그러나 이번에 석판의 문자가 해독되면서 히스기야 왕의 수로 건설 업적을 둘러싼 논쟁은 가라앉을 것으로 보인다.
이와 더불어 석판은 히스기야 왕의 종교 개혁과 블레셋 정복에 대해서도 기록하고 있다.
갈릴 교수는 “발굴된 석판은 북이스라엘과 남유다 왕들의 행적을 기록한 글 중 가장 온전한 형태를 갖추고 있다. 이 석판을 통해 북이스라엘과 남유다의 왕들이 자신들의 이름과 행적에 대한 기록을 남겼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갈릴 교수는 이 석판이 새겨진 시기가 대단히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갈릴 교수는 “이 석판은 성경의 이야기가 기록된 유물 중 가장 앞선 시기에 기록된 유물로 석판의 문자들은 케테프 힌놈 두루마리나 사해 사본보다 먼저 기록되었다”며 “석판의 기록은 성경이 역사적 사실을 근거로 기록되었다는 관점을 뒷받침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