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원한 국민 아버지’ 배우 최불암 별세

평생 어린이를 안은 사회공헌자로 기억되다

2026-10-30 09:23:16  인쇄하기


images (3).jpg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원로 배우이자 소외된 이들의 곁을 지켜온 큰 어른, 배우 최불암(본명 최영한)이 향년 87세를 일기로 별세했다.

30일 방송계와 아동복지업계에 따르면, 고인은 지난 29일 오후 10시 30분경 서울 강서구의 한 병원에서 입원 치료를 받던 중 가족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영면에 들었다. 지난해 허리 디스크 수술을 받은 후 재활 치료에 전념해왔으나, 최근 건강이 급격히 악화된 것으로 전해졌다.

화면 밖에서도 이어진 '국민 아버지'의 삶… 40년 아동복지 헌신

1959년 연극 무대로 데뷔해 MBC 《수사반장》의 박 반장, 《전원일기》의 김 회장으로 국민적 희로애락을 함께해 온 고인은 카메라 밖에서도 언제나 약자의 편에 선 진정한 사회공헌자였다.

그의 따뜻한 발자취는 1980년대 《전원일기》에서 버려진 아이였던 ‘금동이’를 양자로 들이는 에피소드를 연기하면서 시작됐다. 이를 계기로 우리 사회 보호대상 아동들의 척박한 현실을 마주한 고인은 1985년부터 약 40년간 초록우산 어린이재단의 전국후원회장을 맡아 결손 가정과 빈곤 아동을 돌보는 데 평생을 바쳤다.

그뿐만 아니라 미아 찾기, 희귀 난치병 어린이 돕기 생방송 등에 앞장섰으며, 사단법인 제로캠프 이사장으로서 소년수형자들의 문화예술 교육과 사회 복귀를 돕는 등 소외된 청소년들의 자립에도 깊은 온정을 쏟았다. 고인에게 사회공헌은 단순히 이름을 빌려주는 명예직이 아니라, 늘 현장을 찾아 목소리를 듣는 사명이자 실천이었다.

고인이 남긴 어록, "진정한 봉사는 함께 비를 맞는 것"

생전 고인은 공인으로서의 도리와 나눔의 철학에 대해 묵직한 울림을 주는 수많은 어록을 남겼다. 1990년대 본인의 이름이 들어간 '최불암 시리즈' 유머가 유행할 때도 "얼굴값이 된다면 무슨 일이든 뛰어들어야 한다"며 늘 소탈하게 웃어 넘겼던 그였다.

특히 2015년 초록우산 어린이재단 전국후원회장 취임 30주년 인터뷰에서 밝힌 그의 봉사관은 여전히 많은 이들의 가슴에 남아있다. 당시 고인은 다음과 같이 말하며 진정한 사랑의 가치를 일깨웠다.

"진정한 봉사는 비 맞고 있을 사람에게 우산을 받쳐주는 것이 아니라 함께 비를 맞는 것이다. 사람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바로 사람이다."

높은 빌딩이 들어설수록 그만큼 길어지는 우리 사회의 어두운 그늘을 외면하지 않고, 기꺼이 그 안으로 들어가 함께 비를 맞고자 했던 고인의 철학이 고스란히 묻어나는 대목이다.

마지막 길도 아이들과 함께… '초록우산 어린이재단장' 엄수

한 시대를 풍미한 거목이자 아이들의 든든한 버팀목이었던 고인의 뜻을 기리기 위해, 장례는 최초로 사회복지법인 ‘초록우산 어린이재단장’으로 엄수된다. 황영기 초록우산 회장이 장례위원장을 맡고 이수성, 이낙연 전 국무총리 등이 장례위원으로 참여할 예정이다.

평생을 이웃의 아픔과 함께하며 특유의 호탕한 "파하~" 웃음으로 대한민국을 위로했던 최불암. 그가 남기고 간 따뜻한 나눔의 실천과 사랑의 어록은 슬픔에 잠긴 국민들의 마음속에 영원한 온기로 기억될 것이다.

고인의 빈소는 서울아산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되었으며, 유족으로는 아내인 배우 김민자 씨와 1남 1녀가 있다./ 윤광식 기자(kidokilbo@daum.net)

다음글 | 한국 교회의 지속 가능성, 은퇴 목회자의 안전망 구축에 달렸다

목록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