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기독교총연합회 대표회장 홍재철목사가 WCC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한국기독교계가 분열과 반목으로 점철돼 대사회적으로 영향력이 떨어져 가고 있다. 특히 한국기독교계는 작년과 올해 한기총 사태를 겪으며 큰 타격을 입었고 그러던 중 연합단체도 분열되는 양상을 보였다. 특히 한국기독교총연합회(대표회장 홍재철목사, 이하 한기총)의 경우 집행부에 반대하는 세력이 한기총 정상화를 외치며 활동하다 한국교회연합(이하 한교연)이라는 새로운 단체를 만들어 한기총과 여러 부분에서 마찰을 빚고 있다. 이에 한기총 대표회장 홍재철목사를 만나 그동안의 사태에 대한 그의 생각을 들어보는 시간을 가졌다.
우선 9월 장로교 총회에서 예장통합 교단이 한기총을 탈퇴하고 한교연에 가입한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를 물었다. 그러자 홍목사는 “인간적으로 보면 대단히 불행한 일이라고 생각하지만 그 속에는 하나님의 섭리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홍목사는 “합동과 통합은 WCC로 인해 분열됐고 그 문제가 완전히 해결되지 않은 채 내려오다 이번 사건이 그 연장선상에서 발생한 것”이라며 “WCC를 지지하는 예장통합 교단 주도로 한교연이 창립됐고 그 수순에 따라 통합은 한기총을 탈퇴했다. 그리고 통합 교단과 함께 한교연으로 간 나머지 교단들은 이에 들러리 서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그는 “지금 한기총에는 WCC를 반대하는 보수신앙을 사수하는 교단들만 남아있다. 어떤 측면에서 보면 하나님께서 알곡과 쭉정이를 구분하신 것이다”고 했다.
홍목사는 예장통합 교단에 대해 쓴소리를 이어갔다. 그는 한기총 사태가 벌어졌을 때 통합교단이 절대로 한기총을 떠나지 않겠다고 한 것과 다른 연합단체를 만들지 않겠다고 공언했던 것을 거론하며 “그들이 한기총에서 자리를 차지하지 못하자 다른 교단들을 충동해 한국기독교계를 대표하는 연합단체를 분열시키는 범죄를 저질렀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한 그는 “한교연이 한기총의 대표회장인 나에게 이단연루자라는 오명을 씌워 이번 사태의 본질을 흐리려 한다”며 “그 중심에는 한국기독교 최고의 연합단체인 한기총과 한국기독교 최대 교단인 예장합동 교단에서 이단으로 규정된 최삼경목사가 있다. 이것만 봐도 한교연이 어떤 단체인지 알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앞으로 한기총과 한교연의 사역 영역이 겹쳐 계속된 분쟁이 일어날 것이라는 기독교계의 우려에 대해서도 자신의 의견을 밝혔다. 홍목사는 “한기총과 한교연은 설립 과정 자체가 다르다. 한교연은 한기총을 공격해 자신들의 입지를 세우려한다. 그래서 지금까지 한교연이 한 일은 한기총을 헐뜯고 공격한 일밖에 없다”며 “한기총은 이에 상관하지 않고 계속해서 복음전파와 하나님 나라 확장을 위해 활동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우리는 그동안 무수한 공격을 받으면서도 엄청난 일들을 해왔다”며 “국내에서는 ‘부활절연합예배’를 비롯해 서울 시청 앞 광장에서 5만여 명이 모인 ‘대한민국지키기 6·25국민대회’ 등을 성공적으로 치러냈다. 또한 내년 4월에는 한기총과 미주기독교총연합회, 하와이기독교총연합회, 미주한인연합회가 함께 이민 110주년과 선교 110주년을 기념하는 세계대회를 개최하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인터뷰 말미에 홍목사는 조용기목사에 대해 감사를 표하기도 했다. 그는 “한국기독교계의 큰 어른인 조용기목사가 그동안 침묵을 지키다 WCC를 반대하는 자신의 신앙관을 밝히고 한기총을 지지하는 뜻을 표해 주셔서 감사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