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원영, “예수님은 육바라밀을 실천한 보살이었다”
∎학생들, “ 이단행위 교수 재임용 반대”
▴서울기독대 신학생들이 손원영 교수 복직을 반대하고 있다.
서울기독대(총장 이강평 목사)가 손원영 교수 복직을 둘러싸고 내홍을 겪고 있다. 손 교수는 2017년 2월 ‘그리스도의교회협의회의 신앙 정체성에 부합하지 않은 언행과 약속한 사항에 대한 불이행 등 성실성 위반’을 이유로 파면되었다가 소송을 통해 승소해 복직을 촉구중이다. 하지만 서울기독대측과 학생들은 손원영 교수가 우상인 불상을 세우는 모금운동은 물론 사찰에서 “예수님은 육바라밀을 실천한 보살이었다‘라고 설교하는 등 이단행보를 벌였다며 재임용을 반대하고 있기 때문이다.
▲ 손원영 교수가 복직을 촉구하고 있다.
이 사건은 4년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손 교수는 2016년 1월 한 60대 개신교인이 경북 김천의 불교 사찰인 개운사에 난입해 불상과 법구 등을 훼손한 사건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이 남성은 경찰에 붙잡힌 뒤 “길을 지나던 중 신의 계시를 받았다”며 “계시에 따라 이같이 행동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사찰에 들어가기 전에는 인근의 천주교 성당에도 들어가 성모상을 훼손하기도 했다.
▴당시 개운사측은 피해액이 1억원이라고 주장했다.
이 사건이 알려지자 손 교수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사과의 뜻을 담은 글을 올리고 법당 복구를 위한 온라인 모금 활동을 벌였다.
▴손원영 교수의 '개운사 불당회복모금' 통장, 당시 260만원이 모금되었다고 한다.
그런데 손 교수가 몸담고 있던 서울기독대의 설립 주체인 그리스도의교회협의회에서 대학 측에 공문을 보내 손 교수의 신앙을 조사할 것을 촉구했다. 손 교수는 2016년 12월 대학 징계위에 회부됐고, 이듬해인 2017년 2월 ‘그리스도의교회협의회의 신앙 정체성에 부합하지 않은 언행과 약속한 사항에 대한 불이행 등 성실성 위반’을 이유로 파면되기에 이르렀다.
이에 손 교수는 학교측의 파면 처분에 맞서 법정 소송을 통해 2018년 8월 1심과 지난해 10월 2심에서 모두 승소했다. 대학 측이 상고를 포기해 원심이 확정됐고, 결국 올해 4월 교원 재임용 여부를 결정하는 서울기독대 이사회에서도 손 교수의 복직을 가결해 손 교수는 강단에 돌아올 수 있게 됐다. 서울기독대의 학교법인인 환원학원의 2020년도 제7차 이사회 회의록에서도 신조광 이사장은 “이사회가 최종의결기관이기 때문에 임용이 가결된 것”이라고 선언했다.
그러나 손 교수는 여전히 대학으로 돌아가지 못하고 있다. 그는 “이사회에서는 결정이 났는데 대학본부 측에서는 가타부타 아무런 조치도, 언급도 없다”며 “출근하려고 해도 길을 막으며 실력행사로 복직을 철회시키겠다는 교내 일부 구성원들이 있어서 당당히 들어갈 수 있을 때까지 기다릴 뿐”이라고 말했다.
서울 은평구에 있는 서울기독대 정문에는 실제로 교목실 명의의 복직 반대 현수막이 걸려 있는가 하면 교내·외 보수 개신교 단체가 나서서 복직 반대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게다가 손 교수로서는 당장 연구실로 출근을 강행하더라도 배정된 수업이나 보직에 따른 교무행정 자체가 없는 상황이다.
한편, 손 교수가 법원으로부터 파면이 무효라는 최종 판결을 받은 지난해 10월 사태의 근원이었던 김천 개운사는 3년 만에 훼손된 법당을 복구하는 점안법회를 열었다. 아미타불의 좌우 협시보살인 관세음보살과 대세지보살을 새로 봉안한 이 법회에는 손 교수가 함께 참석해 종교 간 평화를 기원하는 메시지를 하는등 친 불교 행보를 지속해 왔다. / 윤광식 기자(kidokilbo@daum.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