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 속 여인 제7화] 부활의 첫 증인, 막달라 마리아

“무덤 문은 열렸고, 그가 내 이름을 부르셨다”

2026-06-19 23:09:51  인쇄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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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달라(갈릴리 호수 서쪽의 부유한 어촌 마을) 출신의 마리아는 영혼의 밑바닥에서 구원받아, 세상이 모두 도망친 자리를 끝까지 지킨 가장 뜨거운 여 제자였다. 그녀는 일곱 귀신에 들려 이성과 품격을 모두 잃었던, 사회적으로 완전히 매장 당했던 여인이었다

일곱 귀신의 감옥, 칠흑 같던 과거

그녀에게 과거는 단 한 순간도 떠올리고 싶지 않은 끔찍한 지옥이었다. 갈릴리 호수 근처의 부유한 마을 막달라에 살던 마리아는 어느 날부터인가 자기 자신을 잃어버렸다. 성경은 그녀의 상태를 일곱 귀신이 들렸던 자라고 짧게 기록하지만, 그 한 문장 뒤에 숨겨진 삶은 처참함 그 자체였다. 일곱이라는 숫자는 완전한 파멸을 뜻했다. 귀신들이 그녀의 육체와 정신을 난도질할 때마다 그녀는 길거리에 쓰러져 거품을 물었고, 옷을 찢었으며, 짐승 같은 괴성을 질렀다. 가족도, 친구도 모두 그녀를 저주받은 자라며 외면했다. 사람들은 그녀를 피했고, 아이들은 돌을 던졌다.

그녀는 살아있으나 죽은 시체와 다름없는, 사회적 낙오자였다. 그러던 어느 날, 절망으로 가득 찬 그녀의 눈동자에 한 남자의 실루엣이 들어왔다. 나사렛 예수였다. 예수는 더럽다며 고개를 돌리는 군중을 헤치고, 오물과 피로 범벅이 된 마리아에게 다가왔다. 그리고 그녀의 귀신들린 영혼을 향해 엄히 꾸짖으셨다.

그녀에게서 떠나가라.”

그 순간, 온몸을 짓누르던 거대한 사슬이 끊어지는 듯한 충격과 함께 평생 경험해보지 못한 고요함과 평안이 그녀의 전신을 감싸 안았다. 귀신들이 떠나간 자리, 맑아진 눈으로 마리아가 처음 바라본 것은 자신을 정죄하는 세상의 눈이 아닌, 지극한 자비와 슬픔으로 자신을 바라보시는 예수의 눈빛이었다.

모든 것을 바친 사랑, 그리고 골고다의 의리

새 삶을 얻은 막달라 마리아는 그날 이후 자신의 모든 것을 예수께 올인했다. 그녀는 자신의 부유한 소유를 아낌없이 내놓아 예수와 제자들의 선교 여정을 뒷받침했다. 하지만 그녀의 진정한 가치는 예수가 환호받을 때가 아니라, 모두가 예수를 버리고 도망쳤던 가장 어두운 순간에 증명되었다. 예수가 체포되고, 채찍에 맞고, 신성모독 죄인이라는 명패를 단 채 골고다 언덕으로 끌려갈 때, 자칭 수제자라던 자들은 모두 목숨을 부지하기 위해 어둠 속으로 숨어버렸다. 하지만 막달라 마리아는 도망치지 않았다. 로마 군인들의 서슬 퍼런 칼날과 군중의 거친 야유 속에서도 그녀는 예수의 어머니 마리아와 함께 십자가 바로 밑을 지켰다.

!. !. 망치 소리가 울릴 때마다 그녀는 가슴을 찢으며 울부짖었다. 예수의 고결한 피가 십자가를 타고 흘러내려 거친 땅을 적시는 모습을 그녀는 눈 하나 깜빡이지 않고 전부 지켜보았다. 예수가 숨을 거둔 후에도 그녀는 자리를 떠나지 못했다. 아리마대 요셉이 예수의 시신을 내려 세마포로 싸서 바위 무덤에 넣고 거대한 돌을 굴려 무덤 문을 막을 때까지, 그녀는 무덤 맞은편에 앉아 그 모든 과정을 뼈에 새기듯 바라보고 있었다.

눈물로 적신 새벽, 열린 무덤

안식일이 지나고 아직 사방이 캄캄한 새벽, 막달라 마리아는 다른 여인들과 함께 향유를 들고 무덤으로 향했다. 차가운 새벽이슬이 뺨을 스쳤지만 그녀의 발걸음은 다급했다. 썩어가는 예수의 시신에 마지막 향유라도 발라드리는 것이, 자신을 지옥에서 건져준 스승에게 할 수 있는 마지막 예의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누가 우리를 위해 무덤 문에서 그 거대한 돌을 굴려 줄까?”

걱정하며 무덤가에 도착한 마리아는 그만 제자리에 얼어붙고 말았다. 무덤을 가로막고 있던 거대한 돌이 이미 옆으로 굴려져 있었고, 무덤 안은 텅 비어 있었던 것이다.

사람들이 주님을 무덤에서 가져다가 어디 두었는지 우리가 알 수 없다!”

마리아는 제자들에게 이 소식을 다급히 알렸고, 베드로와 요한이 달려와 빈 무덤을 확인한 뒤 다시 각자의 집으로 돌아갔다. 그러나 마리아만큼은 도저히 발걸음이 떨어지지 않았다. 그녀는 텅 빈 무덤 밖에 홀로 서서 꺼진 불씨를 바라보듯 마냥 울고 있었다.

"마리아야!" 통곡을 뒤흔든 한 마디

울다 지친 마리아가 고개를 숙여 무덤 안을 다시 들여다보았을 때, 흰 옷 입은 두 천사가 예수의 시체 뉘었던 곳에 앉아 있었다.

여자여, 어찌하여 우느냐?”

사람들이 내 주님을 옮겨다가 어디 두었는지 내가 알지 못함이니이다.”

마리아가 울먹이며 뒤를 돌아보았을 때, 또 다른 한 사람이 서 있었다. 마리아는 눈물로 시야가 흐려진 탓에 그가 무덤을 관리하는 동산지기인 줄로만 알았다.

그 남자가 마리아에게 다정하게 물었다.

여자여, 어찌하여 우느냐? 누구를 찾느냐?”

주여, 당신이 그를 옮겨갔거든 어디 두었는지 내게 고하소서. 그리하면 내가 가져가리이다.”

자신의 가냘픈 팔로 그 무거운 시신을 직접 들고서라도 가겠다는, 오직 예수만을 향한 지독하고도 처절한 사랑의 고백이었다. 바로 그 순간, 익숙하고도 부드러운, 그러나 우주를 뒤흔드는 신성한 목소리가 그녀의 이름을 불렀다.

마리아야 (Mary)!”

과거 일곱 귀신의 공포 속에서 자신을 건져내며 불러주셨던 바로 그 목소리였다. 마리아는 번개에 맞은 듯 몸을 돌려 외쳤다.

라보니 (Rabboni)!”(선생님이여!)

그분은 시체가 아니었다. 무덤의 어둠에 갇힌 패배자가 아니었다. 사망 권세를 깨뜨리고 찬란하게 살아나신 부활의 주님이셨다. 예수는 감격에 겨워 자신의 발을 붙잡으려는 마리아를 다독이시며 사명을 맡기셨다.

나를 붙들지 말라. 너는 내 형제들에게 가서 이르되 내가 내 아버지 곧 너희 아버지, 내 하나님 곧 너희 하나님께로 올라간다 하라.”

부활하신 예수님이 세상의 대단한 왕이나, 수제자 베드로가 아닌, 과거 귀신 들려 손가락질 받던 한 여인에게 인류 최초의 부활 목격자이자 선포자라는 위대한 영광을 선물하신 순간이었다. 마리아는 새벽의 어둠을 뚫고 제자들에게로 미친 듯이 달려갔다.

그리고 숨을 헐떡이며 역사를 바꾼 그 한마디를 외쳤다.

내가 주를 보았다!”

[현대적 적용]

우리에게 막달라 마리아의 서사는 받은 은혜의 크기가 사랑의 크기를 결정한다는 것을 증명합니다. 우리는 종종 사람들의 평판이나 과거의 상처, 실패의 기억에 갇혀 나 같은 사람이 무슨 쓸모가 있겠어?”라며 스스로를 무덤 속에 가둡니다. 세상 역시 우리의 과거를 들추며 끊임없이 낙인을 찍죠.하지만 주님은 우리의 더러운 과거를 보지 않으시고, 가장 비참한 순간에 찾아와 우리의 이름을 불러주십니다. 세상 모두가 예수 부활의 가능성을 비웃으며 절망의 무덤을 떠나갈 때, 눈물로 끝까지 그 자리를 지켰던 마리아처럼 주님을 향한 의리와 사랑을 지키고 계시나요? 과거의 아픔이 깊을수록, 주님이 부르시는 음성은 더 찬란한 기적으로 다가옵니다. 마리아의 통곡을 영원한 기쁨의 외침으로 바꾸신 주님은, 오늘 당신의 슬픔 역시 위대한 승리의 간증으로 바꾸어 주실 것입니다./ 발행인 윤광식

다음 화 예고: 남편이 다섯이었고, 지금 사는 남편도 내 남편이 아닌, 평생 수치와 갈증이라는 감옥에 갇혀 살던 여인. 타는 듯한 정오의 태양 아래, 야곱의 우물가에서 물동이를 던져버리게 만든 운명적인 만남. ‘우물가의 이방 전도자, 사마리아 여인의 드라마틱한 인생 역전 스토리가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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