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무장로 10명 중 8명이 ‘장로 임기제’에 찬성하고 있다는 설문조사 결과가 나왔다. 또 이 조사에서 10명 중 6명은 당회가 민주적 의사결정을 한다고 응답했다.
한국장로신문사와 목회데이터연구소는 예장 통합 측 장로 1,074명(시무장로 850명+은퇴·원로장로 224명)을 대상으로 지난 4월 13일부터 5월 2일까지 ‘한국교회 장로 신앙의식 및 생활 조사’를 실시했다.
∎대부분 ‘장로 임기제’ 찬성
목회데이터연구소가 22일 발표한 결과에 따르면 ‘장로 임기제’에 대해 시무장로들 중 82%가 찬성했고, 18%가 반대했다. 장로 임기제란 ‘임기를 정해서 시무하고 임기가 끝나면 시무장로에서 물러나는 제도’를 말한다.
‘장로 임기제’ 찬성 이유로는 ‘특정인들이 오랫동안 교회 의사 결정권을 가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가 31%로 가장 많이 꼽혔고, ‘시대의 변화가 교회가 부응하기 위해’ 27%, ‘젊은 세대에게 기회를 주기 위해’ 14% 순이었다.
반대로 ‘장로 임기제’ 반대 이유로는 ‘자격과 역량이 충분한 장로가 중도에 그만두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가 43%로 1위였고, ‘장로 직분은 총회 헌법에 항존직이므로’ 33%, ‘장로들이 육체적, 지적, 영적으로 건강하므로’ 9% 순이었다.
∎담임목사와의 관계
담임목사와의 관계에 대해선 시무장로 대부분(88%)이 ‘협조적’(매우 35%+대체로 54%)이라고 인식했다. ‘갈등이 있다’(매우 3%+약간 9%)는 의견은 12%에 그쳤다.
또 시무장로 40%는 담임목사와 ‘의견 충돌이 있다’(이하 자주+가끔)고 답했고, 60%는 ‘의견 충돌이 없다’고 답했다. 교회 규모별로는 대형교회와 소형교회보다는 101~1,000명 규모의 중형교회에서 장로와 담임목사 간 의견 충돌 비율이 높은 특징을 보였다고 한다.
담임목사와의 의견 충돌 시 어떻게 해결하는지 물었더니 ‘큰 문제가 없는 한 목회자 의견을 존중한다’가 38%로 가장 많았고, 다음으로 ‘당회에서 충분히 토의한 후 다수결로 결정한다’ 34%, ‘특정 장로가 의견을 모아서 목사님과 협의하여 조율한다’ 14%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이에 대해 목회데이터연구소는 “의견 충돌 발생시 목회자의 의견을 존중하는 경우는 10명 중 4명 정도 밖에 되지 않았으며, 당회 차원 또는 대표 장로의 영향하에서 결정하는 경우가 50%가 넘었다”고 했다.
주로 어떤 문제로 담임목사와 갈등이 생기는지에 대해선 가장 많은 34%가 ‘담임목사의 일방적 당회 운영’을 꼽았다. 이어 ‘목회 정책 및 프로그램 문제’ 31%, ‘교회 재정 문제’ 28%, ‘담임목사의 목회 불성실함’ 28%, ‘설교’ 27%, ‘담임목사가 장로를 인간적으로 무시하는 태도’ 23% 순이었다.
∎스트레스와 교인 의견 수렴 정도
시무장로 10명 중 8명(82%)은 장로 직분을 감당하면서 스트레스를 받는다고 답했다. 스트레스 상황으로는 ‘교회 비전이 안 보일 때’가 28%로 가장 많았고, ‘교인들과 갈등이 생겼을 때’ 27%, ‘담임목사와 의견 충돌이 생겼을 때’ 25%, ‘보람을 못 느꼈을 때’ 7%가 뒤를 이었다.
‘장로들의 교인 의견 수렴 정도’와 ‘교회 당회의 민주적 의사결정 정도’에 대해 시무장로 스스로 평가토록 한 결과 ‘장로들이 전체 교인의 의견을 잘 반영해서 교회 정책을 결정한다’의 ‘매우 그렇다’ 비율은 35%였고, ‘교회 당회가 민주적으로 의사 결정을 한다’는 59%였다.
목회데이터연구소는 “시무장로 3명 중 1명 정도만이 교인의 의견을 적극적으로 수렴하고 있는 셈”이라고 했다.
∎ 장로들이 생각하는 한국교회 가장 큰 문제
한국교회의 가장 큰 문제점이 무엇인지 장로들에게 물은 결과, ‘교회 지도자(목사·장로)의 윤리·도덕성’과 ‘이웃과 사회를 위한 사회적 책임 역할 부족’을 각각 47%와 46%로 가장 많이 꼽았다. 이 외에 ‘교인들이 말만 앞세우고 실천이 따르지 않는 삶’ 34%, ‘신앙 전수가 다음 세대에 안 되는 것’ 29% 등이 뒤를 이었다.
장로들은 한국교회가 향후 가장 집중해야 할 분야로 ‘다음세대(교회학교, 청년부) 사역’을 45%로 가장 많이 꼽았고, 이어 ‘교회의 사회적 책임’ 21%, ‘예배·교육·양육·교인 돌봄’ 18% 등을 차례로 꼽았다.
목회데이터연구소는 “다음세대 사역에 집중하고 그것을 강화해야 한다는 의견이 다른 항목 대비 최소 2배 이상 격차를 보이며 압도적인 응답률을 보인 점이 주목된다”고 했다.
섬기는 교회가 올해 어디에 중점을 두어야 한다고 생각하는지 물은 결과 ‘교회 공동체성 회복’이 42%로 가장 많았고, ‘교회의 공공성·지역사회 섬김’ 29%, ‘교회학교 교육’ 29%, ‘주일 현장 예배’ 27%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 “장로, 목사 견제하는 직분 아냐”
목회데이터연구소는 “조사에 응한 장로 가운데 40%는 담임목사와 의견 충돌이 있다고 응답해서 당회 내의 의견 충돌이 적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며 “의견 충돌이 갈등으로 번지게 되는 경우도 있는데, 그 이유로 가장 많은 것은 ‘담임목사의 일방적 당회 운영’(34%)과 ‘목회 정책 및 프로그램 문제’(31%)이다. 어느 일방이 일방적으로 주도하는 경우 또는 목회 정책에 대한 이견이 조율되지 않은 경우 갈등으로 번지는 것”이라고 했다.
연구소는 “흔히 장로는 목사를 견제해야 한다는 말들을 한다. 그러나 장로는 목사를 견제하는 직분이 아니”라며 “견제라는 것을 상대방이 잘못하는 것, 잘못된 방향으로 갈 때 조언하고 충고해서 바른 방향으로 가게 하는 것이라면 견제는 장로와 목사 상대방이 아니라 당회 구성원 모두에게 모두 필요한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이러한 사고방식은 당회를 목사 대 장로의 대립 구도로 이해하기 때문에 나오는 것이다. 당회 구성원들이 서로의 의견을 주장하되 개방된 자세로 임하고 남의 말을 경청하며 양보하는 자세를 가질 때 당회가 보다 효율적이 되고 교회가 평안할 수 있다”고 했다./ 윤광식 기자(kidokilbo@daum.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