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벙어리 개’가 된 교회

글쓴이, 한국기독언론협회 이사장 강춘오 목사

2020-09-29 11:48:37  인쇄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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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역당국의 교회 비대면 예배 조치로 주일에도 텅빈 교회당 내부 .

"내가 너희에게 말하노니 이 사람들이 잠잠하면 돌들이 소리지르리라"(19:40). 이 말씀은 예수님께서 십자가의 죽음을 예견하고 예루살렘으로 입성하실 때, 사람들이 따르며 기뻐하고 큰 소리로 찬양하며 환호하는 것을 보고, 그것을 단속하지 않는 제자들을 책망하라는 요구를 받고 바리새인들에게 한 말이다. 

이 말은 요즈음 우리 사회현실과 한국교회와의 관계를 그대로 반영하고 있는 듯하다. 그렇게도 바라고 고대하던 메시야의 현현을 보고도 당시 유대사회의 지도층이요 종교지도자들인 바리새인들은 찬양하거나 기뻐하지 않았다. 오히려 백성들의 환호를 단속하라고 요구했다. 그와같이 작금 우리사회 지도층과 한국교회 지도자들도 정부의 실정을 비판키는 커녕, 오히려 그래도 '벙어리 개'는 되지 않겠다며 나서는 일부 인사들을 향해 돌을 던지고 있다. 

한국기독교는 엄청난 잠재력을 지니고 있다. 전국에 6만 개의 개교회와 16만여 명의 안수받은 목사, 수십만 명에 이르는 중직자들이 있다. 여기에 전국 70여 개의 신학대학에 언필칭 신학자만 1천여 명에 이른다. 그런데 대한민국의 자유민주주의가 파괴되고 헌법상의 종교자유마저 위협을 받고 있다는 우려에 대해, 소위 스스로 정통성을 가졌다는 그 잘난 지도자들은 어느 한 사람 나서지 않는다. 그러자 정통성은 고사하고 어디서 무슨 신학을 배웠는지조차 의심스러운 목사들이 한국기독교를 대표하는 양 나서고 있다. 이런 것이 바로 돌들이 소리지르는 것이 아니고 무엇이란 말인가. 

이제 한국교회 지도자들이 나서야 한다. 교단의 대표성 가진 인물들이 나서고, 대교단들이 나서고, 신학자들이 나서야 한다. 그래서 한국교회를 향한 정부의 부당한 처우에 대해 당당히 국민 앞에 드러내어야 한다. 

물론 한국교회에도 진보와 보수 간에 정치적 견해가 갈라져 있음을 안다. 이는 분단사회가 짊어지고 가야할 어쩔 수 없는 운명이다. 그래도 대한민국 건국 후 70년동안 한국기독교는 사회적 혼란기마다 중심을 잡는 일에 앞장서 왔다. 국민들 또한 대체로 그러한 한국교회의 활동을 신롸해 왔다. 그런데 작금에는 왜 이 위중한 시기에 교회의 목소리가 들리지 않는가. 코로나19 방역을 앞세워 교회의 예배조차 금지시키는 이 무도한 당국을 향해 어떤 소리도 못하는 '벙어리 개'가 되어가고 있는 것 아닌가. 

교회의 기본사명에 대한 행정당국의 억압에 대해 항거하지 못하는 교회는 존재 가치가 없다. 그런 교회는 문 닫아도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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