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 대표회장의 1회 연임 정관 개정안이 한기총 임원회에서 무기명 투표로 부결됐다.
▲한기총 임원회 모습
한기총은 12일 오전 서울 연지동 한기총 회의실에서 제24-9차 임원회의를 열어 차기 대표회장의 임기를 현행 2년 단임에서 1회 연임으로 하는 정관 개정안을 표결에 부쳤으나 반대 15표, 찬성 11표, 기권 3표로 부결됐다. 그러나 한기총 위상에 걸맞는 마땅한 인물이 없다는 이유로 정관개정이 다시 논의될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홍재철 한기총 대표회장은 “ 나는 지난번 임원회에서도 정관개정 자체를 반대 해왔다. 나를 염두에 두고 개정한다는 악소문에 시달리는 것을 원치 않았고 우리 가족들도 연임을 원치 않았다며, 오늘 투표에서 기권한 것처럼 차기 대표회장에 연연하지 않는다”면서 “대의원들의 자유로운 의사에 따라 훌륭하신 분을 차기 대표회장으로 추천해 달라”고 말했다.
연임 정관 개정이 불발되자 차기 대표회장에 대한 하마평이 눈길을 끌고있다. 모 언론에서 보도한 바에 따르면 가장 먼저 기하성 여의도순복음 소속인 엄기호(경기도 광주 성령교회) 목사가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엄 목사는 이단·사이비 척결, 노숙자·독거노인·재소자 돕기 등 사회의 낮은 곳에 사랑의 빛을 밝히는 사역을 묵묵히 감당해 왔다. 또 예장 합동중앙의 김호윤(서울 횃불중앙교회)목사도 측근을 통해 출마의사를 밝혔다. 예장 합동중앙 총회장을 지낸 김 목사는 이번이 두 번째 도전이다. 김 목사의 한 측근은 “표심의 향방을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그리고 한기총 대표회장을 두 번 지내고 전국기독교총연합회 대표회장을 맡고 있는 예장 개혁총연의 엄신형(서울 중흥교회) 목사도 후보군에 올라있다. 엄 목사는 “한기총 안에 적합한 인물이 없다보니 후보로 거론되고 있는 것 같다”며 “아직 총회 추천도 받지 않은 상황”이라고 밝혔다. 이밖에 예장 합동진리 총회장 박중선 목사와 이강평 서울기독대 총장 등도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또 합동측의 행보도 주요 관심사이다. 최근 안명환 총회장이 "합동이 한기총을 장악해야 한다"라고 한 발언을 상기해 보면 합동역시 적극적으로 후보를 낼 가능성이 있다. 특히 안명환 총회장이 공약으로 내건 센터건립 관련해 한기총의 도움이 절실한 상황등이 이를 뒷받침 한다.
그러나 한기총 차기 대표회장은 내년 10월 세계복음주의연맹(WEA) 대회 개최, 한기총 회관 건립, 대정부 관계 강화 등 중요한 과제를 해결해야 하는 바 현재로는 이를 감당할 인물이 없다는 것이다. 이런 이유로 연임정관 개정안을 다시 논의 해야한다는 여론도 만만치 않다.
한기총 차기 대표회장 선거는 내년 1월 말 정기총회에서 대의원 300여명의 무기명 투표로 치러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