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주교, 정교회, NCCK "신앙과 직제협" 창립총회

종교개혁을 무색케하는 이교도적 행위 반발

2014-05-22 22:10:31  인쇄하기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 총무 김영주 목사)와 한국천주교주교회의(CBCK)가 22일 서울시 중구 대한성공회 서울대성당에서 그리스도인 일치 운동의 활성과 증진을 위한  ‘한국 그리스도교 신앙과 직제협의회’(이하 신앙직제협)를 창립했다.

▲‘한국 그리스도교 신앙과 직제협의회' 창립 총회가 진행되고 있다.

이날 창립총회는 창립선언문을 채택하고 “이 땅에 복음이 전래된 이래 개신교와 정교회, 천주교가 공식적 기구를 통해 일치의 증진은 물론 선교협력으로 나아가는 단초를 마련한 것은 그리스도교 역사만 아니라 사회의 건강한 발전에도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개신교 대표 변창배 목사와 가톨릭 대표 주은애 수녀가 창립선언문을 낭독하고 있다. 

총회에서 통과된 정관에 따르면 신앙직제협은 “분열된 한국 그리스도인들의 일치 재건과 상호 친교를 통한 그리스도인의 ‘복음 전도와 선교’, 그리고 역사와 창조 안에서 그리스도를 증언하는 것”에 그 목적을 두고 있다. 적시했다.

신앙직제협은  주요사업으로 ‘가깝기 사귀기’ ‘함께 공부하기’ ‘함께 행동하기’ ‘함께 기도하기’를 기본 모토로, 향후 일치기도주간 시행, 공동기도문 개발, 교재개발, 직제 연구, 공동 성서번역, 신학생 교류, ‘일치학교’ 운영, 일치피정 등의 사업을 벌일 예정이다.

신앙직제협 공동의장에는 NCCK 회장 박종덕 사령관, 한국천주교주교회의 광주대교구 김희중 대주교가 선임됐다. 이날 창립총회에는 천주교 교황대사 오스발도 파딜랴 대주교, WCC 아시아 의장 장상 목사와 중앙위원 배현주 교수, 문화체육관광부 조현재 차관이 참석했다. 신앙직제협은 세계교회협의회(WCC) 신앙과직제위원회의 모델을 따라 운영될 것으로 보인다.

신앙직제협 회원은 NCCK와 그 회원교회(정교회·예장 통합·기감· 기장·구세군·성공회·기독교대한복음교회·기하성·루터회) 및 CBCK(한국천주교회협의회)이고, 실무는 NCCK와 CBCK가 공동으로 주관한다. 공동대표는 회원교회 대표와 NCCK 총무이며, 총회에서 선출된 20인 내외의 운영위원회가 신앙직제협의 주요 사항을 심의하고 의결한다.

금번 창립총회는 NCCK, 한국정교회, 한국천주교회가 1986년 일치기도회를 기점으로 교류의 시작했고 지난 2001년부터는 ‘한국 그리스도인 일치운동’을 조직해 매년 일치포럼, 신학대화, 신학생 교류 등 공교회 차원의 일치운동을 전개하며 본격적인 캠페인을 펼쳤다. 2012년부터는 한국교회에 그리스도인들의 일치에 대한 공감대가 형성됐고, 한국신앙직제 창립을 위한 논의에 들어갔다. 이윽고 지난해 부산에서 WCC총회 개최하면서 창립에 박차를 가해왔다. 


 ▲창립총회를 반대하는  ‘로마 가톨릭 & 교황 정체 알리기 운동연대-WCC 반대운동연대’ 시위 현장

한편 같은 시각 서울대성당 앞 대로에서는 이를 반대하는 시위가 벌어졌다.  이날 시위는 최근 결성된 ‘WCC 반대운동연대/로마가톨릭·교황정체알리기운동연대’(조직위원장 송춘길 목사) 등이 주도했다.

이들은 ‘혼합주의 천주교와 일치 NO’ ‘바로 알자 가톨릭’ ‘한국 신앙과 직제 반대합니다’ 등의 피켓을 들고 시위에 나섰고, 기도회를 통해 “신앙과 직제협의 창립은 한국교회 뿐 아니라 세계교회의 치욕이다” “일치를 명목으로 종교개혁의 역사를 무너뜨리고 있다”는 등의 주장을 피력했다.

시위를 주도한 조직위원장 송춘길 목사는 “한국교회와 십자가의 도를 지키기 위해 나왔다”며 “(신앙과 직제협의 창립은) 주님의 몸된 교회를 이단적이고 비성경적인 가톨릭에 넘기려는 것이다. 결코 묵과할 수 없는 일”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그는 “신앙과 직제협의 문제점을 계속해서 한국교회에 알릴 것”이라며 “흑과 백보다 더 다른 개신교와 가톨릭의 차이, 가톨릭의 정체성들을 파헤친 책자를 이미 한 달 만에 약 20만부 정도 배포했다. 또 영향력 있는 교회들과 연대해 약 10만명 규모의 대형집회도 계획하고 있다”고 밝혔다.

신앙과 직제협 관계자들은 이날 창립총회에 앞서 기자회견을 열고, 반대 시위에 대한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NCCK 김영주 총무는 “지나친 반(反) 천주교 정서”라며 “내가 알고 믿는 것이 전부가 아닐 수 있다. 열린 마음을 가져 달라”고 했고, 천주교 김희중 대주교는 “신앙을 수호하려는 열정은 이해하나 존중과 배려의 차원에서 다소 아쉽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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